[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애스턴 빌라 에이스 잭 그릴리시를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역대 최고 이적료를 들여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2020년 여름, 맨시티를 떠난 전설적인 플레이메이커 다비드 실바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맨시티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그릴리시 영입을 발표했다. 맨시티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구단 역대를 넘어 PL 역대 최고액인 1억 파운드(한화 약 1582억)라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출했다. 계약 기간은 6년(2027년 6월 30일까지)이고, 등번호는 10번을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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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키 베히리스타인 맨시티 단장은 그릴리시 영입에 대해 "정말 기쁘다. 대단한 재능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구단과 국가를 위해 그는 발전을 거듭해왔다. 발전하고자 하는 그의 헌신은 오늘날 그를 세계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만들었다. 그가 플레이를 보는 걸 팬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그의 플레이 방식을 좋아한다. 우리 모두 그가 우리 팀과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기쁨을 표했다.
그릴리시 역시 "맨시티에 합류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맨시티는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는 감독과 함께 하는 잉글랜드 최고의 팀이다. 이 구단의 일부가 되는 꿈이 현실이 됐다. 맨시티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하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에서 맨시티의 축구 방식은 유럽에서 가장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과르디올라를 위해 뛰고 배우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그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왼쪽 측면 공격수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이다. 실제 그는 지난 시즌 17경기에서 왼쪽 측면으로 출전했고, 10경기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2019/20 시즌엔 중앙 미드필더로도 7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헌신적으로 수비할 줄도 아는 선수이다.
기본적으로 그는 찬스메이킹과 드리블에 강점이 있다. 이는 그의 기록들을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모든 기록은 전체 출전 시간 3420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1710분 이상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Sky Sports먼저 그는 26경기 2184분을 출전하면서 10도움으로 손흥민과 함께 도움 공동 4위에 올랐다. 이를 1경기 풀타임 기준인 90분당 기록으로 환산하면 0.41도움으로 PL 전체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에 더해 기회 창출(동료 선수에게 슈팅을 제공하는 패스) 횟수는 90분당 3.34회로 맨시티 에이스 케빈 데 브라이너(3.6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의 플레이메이커 성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이에 더해 그의 90분당 드리블 돌파 성공 횟수는 2.7회로 울버햄튼 원더러스 돌격대장 아다마 트라오레(5.2회)와 풀럼 수비형 미드필더 안드레-프랑크 잠보 앙기사(3.3회), 토트넘 중앙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3.2회)에 이어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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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의 90분당 파울 획득 횟수는 4.53회로 독보적인 1위를 자랑하고 있다(2위는 크리스탈 팰리스 에이스 윌프리드 자하로 3회). 볼경합 승리는 9.52회로 6위이고,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볼터치 횟수는 6.92회로 8위에 위치하고 있다. 그가 저돌적으로 상대 수비수들에게 드리블로 달려드는 선수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다.
더 놀라운 점은 바로 그의 드리블에 이은 슈팅 창출에 있다. 그는 지난 2시즌 동안 5미터 이상 드리블에 이은 슈팅 관여(슈팅 혹은 기회 창출)에 있어 134회로 PL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특히 5미터 이상 드리블에 이은 기회 창출은 81회로 PL을 넘어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 전체 1위였다.
이러한 그의 플레이 스타일과 포지션은 맨시티가 필요로 하는 것이다. 맨시티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스페인의 전설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가 해당 역할과 포지션을 소화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본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 명 배치하는 4-1-4-1 포메이션을 활용하는데 실바와 에이스 데 브라이너가 좌우에 서면서 더블 플레이메이커로 나섰다. 하지만 실바가 2020년 여름, 레알 소시에다드로 떠나자 해당 포지션에 공석이 발생했다.
맨시티가 다비드 실바의 후계자로 모나코에서 영입했던 포르투갈 대표팀 공격형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는 왼발잡이임에도 도리어 왼쪽에선 부진한 플레이로 일관하다 데 브라이너의 백업인 오른쪽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측면 공격수, 그리고 가짜 9번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맨시티가 애지중지 키우는 공격형 미드필더 필 포든 역시 왼쪽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선 다소 겉도는 모습이었기에 결국 왼쪽 측면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이것이 맨시티가 지난 시즌 13라운드까지 다소 경기력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면서 7위에 그치고 있었던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나마 지난 시즌 맨시티는 중앙 미드필더인 일카이 귄도안이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실바의 공백을 일정 부분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귄도안은 PL 13골 포함 공식 대회에서 17골을 넣으며 팀 내 득점 1위(PL과 공식 대회 모두)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https://www.buildlineup.com/하지만 귄도안은 이제 만 30세에 접어든 데다가 부상 위험이 있는 선수이다. 게다가 상황에 따라선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그에게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를 전담시키기엔 여러모로 위험이 따른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베르나르두가 이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에 귄도안이 상황에 따라선 오른쪽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도 수행할 필요성이 있다. 즉 왼쪽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영입은 맨시티에게 필수였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그릴리시가 빌라에서 주로 수행했던 역할이다. 그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때도 왼쪽 측면으로 빠지는 형태로 동선을 가져갔었다. 반대로 왼쪽 측면에 위치했을 땐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실질적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담당했다. 주로 왼쪽 하프 스페이스(그라운드를 가로로 5등분했을 때 왼쪽 측면과 중앙의 중간에 위치하는 왼쪽 기준 2/5 지점. 하단 도판 참조)에 위치하면서 왼쪽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수행하던 그릴리시였다.
https://wcctrainingcenter.com/다만 우려가 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그릴리시는 빌라의 독보적인 에이스로 많은 볼터치와 드리블을 가져가면서 많은 기회들을 창출해냈다. 하지만 맨시티의 에이스는 명실상부 데 브라이너이다. 위치는 겹치지 않더라도 데 브라이너가 많은 볼터치를 가져간다면 상대적으로 그릴리시의 볼터치는 빌라 시절에 비해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이 와중에 데 브라이너와 역할 분담을 통해 공격에 기여해야 하는 그릴리시이다. 빌라 시절보다는 한층 간결하게 플레이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분명한 건 그릴리시가 왼쪽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이미 검증된 자원이라는 데 있다. 그는 해당 포지션으로 놓고 보면 최근 2시즌 동안 PL 최고의 선수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설령 그의 역할이 빌라 시절보다 다소 제한적이 되더라도 지난 2시즌 동안의 모습을 80% 정도만 보여주더라도 이는 맨시티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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