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루이스 마르셀루 모라이스 도스 레이스(Luiz Marcelo Morais dos Reis). 긴 이름을 줄여 룰리냐(Lulinha)로 쓰고 있는 1990년생의 브라질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는 지난해 K리그에 입성했다. 시즌 중 공격 보강을 위해 그를 택한 포항 스틸러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 룰리냐의 커리어는 큰 화제를 모았다. 브라질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코린치안스 유스팀을 거쳐 성인팀에 입단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해 4년 간 코린치안스에서 85경기에 나선 특급 유망주였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브라질 17세 이하 대표팀의 스타였다. 남미 예선 7경기에서 12골을 넣은 것을 포함 총 16경기에 출전해 16골을 넣으며 ‘제2의 호나우지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그의 파트너는 그 유명한 알렉산드레 파투였다.
이 특급 유망주를 향한 유럽의 관심은 폭발했다. 한창 때 룰리냐는 이적료만 3500만 유로(약 420억원)가 거론된 세계적인 10대 스타였다. 룰리냐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클럽은 첼시였다. 170cm로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볼터치와 기술, 파워풀한 돌파가 뛰어나고 문전에서의 득점력이 좋았다.
주요 뉴스 | "'바르사 레전드' 사비 인터뷰 (1) 사비가 말하는 중동생활, 은퇴계획과 감독 데뷔"
하지만 코린치안스는 당시 5년 장기 계약이 돼 있던 룰리냐에 접근하는 유럽 클럽에 지나친 베팅을 했다. 결국 룰리냐의 유럽 진출은 좌절됐다. 문제는 17세 대표팀 시절이 결과적으로 룰리냐의 커리어 하이였다. 화려했던 10대 시절이 지나고 정체기가 왔다. 세 차례 임대를 다녔고 그 뒤에는 세아라, 레드블 브라질, 보타포고를 거쳤다. 대부분 브라질 내의 유명 클럽이지만 한창 때 받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행보였다.
최고의 유망주에서 평범한 브라질 선수가 된 룰리냐는 모지미림 소속이던 2016년 여름 포항의 러브콜을 받았다. 양동현 혼자 분전하던 공격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었지만 룰리냐의 지난 시즌 활약은 저조했다. 18경기에 출전했지만 2골 1도움에 그쳤고, 포항은 강등 위기까지 몰리는 고난을 겪었다.
6개월 만에 룰리냐는 퇴출 대상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최순호 감독이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했다. 그는 룰리냐가 지닌 장점을 주목했다. 지난 시즌 측면 공격수로 많이 기용됐지만 최순호 감독은 룰리냐에게 최적의 포지션은 섀도우 스트라이커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판단했다. 포지션을 조정했고 활동 반경도 줄여주며 2선에서 득점 가담에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

2017시즌 포항의 상승세, 그 중심에는 룰리냐가 있다. 1, 2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소득이 없었던 룰리냐는 4라운드 전남전부터 공격포인트를 가동했다. 전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5라운드 인천전에서는 권완규, 양동현, 손준호와의 멋진 콤비 플레이로 환상적인 선제골을 뽑아냈다. 6라운드 대구전에서는 완벽한 볼 컨트롤에 이은 발리 슛으로 또 한번 멋진 골을 연출했다.
룰리냐가 3경기 연속 골에 성공하는 동안 포항도 3연승을 달렸다. 그렇지 않아도 유쾌한 룰리냐는 한층 흥이 난 모습이었다. 그는 “너무 좋다. 팀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서 더 기분 좋다”라고 말한 뒤 “이제 다른 팀들이 이기기 위해 도전해 올 것이니 대비를 잘하며 지켜야 한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주요 뉴스 | "'바르사 레전드' 사비 인터뷰 (2) 사비가 말하는 베라티, 펩, 엘 클라시코”
지난해 시즌 중 합류해 한국 축구 적응에 애를 먹었던 룰리냐는 최순호 감독의 지도 아래 갖고 있던 예리한 골 감각을 되살렸다. 태국, 제주도에서 진행된 전지 훈련 동안 양동현, 심동운 등과 호흡을 끌어올렸다. 자신과 팀의 컨디션이 모두 올라가며 득점력이 상승했다.
일찍 핀 꽃이 일찍 진다는 말이 있다. 룰리냐는 브라질에서 그런 케이스가 될 뻔 했다. 하지만 한국행을 택하며 자신의 첫 해외 생활에서 반년 간의 고전 후 다시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첼시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웃으며 “지나간 일이다. 하나님은 내게 한국에 올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행복하게 축구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라며 더 이상 과거의 영광에 기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룰리냐는 경기가 끝나면 딸 이사벨리를 안고 그라운드로 들어와 함게 기쁨을 나누는 것으로 유명하다. “딸은 나의 전부다. 가족이 모두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포항에서 인정을 받고 싶다. 여기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 한발자국 씩 앞으로 나아간다면 내게 어떤 미래가 기다릴 줄 모른다”고 말하는 룰리냐는 K리그의 새로운 특급 브라질리언의 탄생을 알리기 시작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