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김기동, 울산 실축에도 ‘흔들림’ 없었던 냉철한 승부사

한국프로축구연맹

[골닷컴, 전주] 박병규 기자 =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이 상대의 승부차기 실축과 승리를 확정 짓는 골이 터졌을 때도 한결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결승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포항은 20일 저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21 ACL 준결승에서 정규시간 내 1-1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연장 혈투 끝 승부차기에서 5-4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포항은 2009년 결승 진출 이후 12년 만에 ACL 결승에 오르며 통산 4번째 아시아 정상을 노리게 되었다. 포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과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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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분 혈투 이후 승부차기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였지만 선수만큼 냉정함과 침착함을 지닌 이가 있었다. 바로 포항의 김기동 감독이다.

울산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첫번째 키커 불투이스가 실축했다. 구성원 전원 어깨동무로 전열을 가다듬던 포항 벤치는 불투이스의 실축에 이미 들떠 있었다. 공이 하늘로 향하자 포효와 함께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러나 김기동 감독 홀로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미동도 없이 그라운드를 주시했다. 

이윽고 울산의 두번째 키커 이청용의 킥이 이준 골키퍼에 막혔을 때도 김기동 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리고 포항의 마지막 키커였던 캡틴 강상우가 득점에 성공하자 포항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는 모두 강상우와 이준 골키퍼가 있는 곳으로 일제히 달려갔다.

이때 김기동 감독은 조용히 돌아선 채 울산 벤치 쪽으로 홀로 걸어갔다.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울산의 코칭 스태프 역시 포항 벤치를 향해 걸어갔다. 김기동 감독은 축구계 선배이자 포항 출신 홍명보 감독을 향해 정중히 인사하며 악수를 나누었다. 이후 홍명보 감독이 김기동 감독의 어깨를 토닥이며 대화를 했다. 

울산 홍명보 포항스틸야드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이 상황에 대해 "존경하는 선배이자 감독님이다. 우리가 이겼지만 예의를 지키려 했다. 홍감독님께서 ‘결승전에 가서 잘하고 오라’며 격려해 주셨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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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감독은 12년 만에 ACL 결승을 밟게 되었다. 지난 2009년 포항 소속의 선수로 ACL 우승을 경험하였고 지도자로서는 첫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선수로서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어 기뻤다. 감독으로서는 아직 우승하지 못했지만 선수들을 이끌고 결승에 가게 되었고 감정이 복받쳐 더 기쁘다”라며 승리의 소감을 밝혔다.  

김기동

그렇다고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 K리그를 대표해 나간다는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웠기 때문이다. 김기동 감독은 “결승 진출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 한국을 대표해서 나가기 때문에 한국 축구의 위상을 알리고 싶다.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