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in Gosens, Portugal vs Germany Euro 2020Getty

'포르투갈 천적' 독일, 측면을 지배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독일이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측면을 지배하며 4-2 대승을 거두었다. 독일은 이 경기 승리로 포르투갈 상대로 5연승을 이어오면서 천적임을 재차 입증했다.

독일이 알리안츠 아레나 홈에서 열린 UEFA 유로 2020 본선 F조 2차전에서 4-2로 포르투갈을 대파했다. 이와 함께 독일은 1차전 프랑스전 패배를 씻고 기사회생하는 데 성공했다.

독일은 지난 프랑스전과 같은 3-4-2-1 포메이션에서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세르지 그나브리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포진했고, 토마스 뮐러와 카이 하베르츠가 이선에 위치하면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로빈 고젠스와 요슈아 키미히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토니 크로스와 일카이 귄도안이 중원을 구축했다. 마츠 훔멜스를 중심으로 안토니오 뤼디거와 마티아스 긴터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고, 골문은 주장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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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선발 라인업 vs 포르투갈https://www.buildlineup.com/

프랑스와의 1차전 패배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독일은 경기 시작부터 압박 강도를 극대화하면서 포르투갈을 몰아세웠다. 특히 고젠스와 키미히의 좌우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한 독일이었다.

독일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긴터의 크로스를 고젠스가 날라차기 형태의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었으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고젠스 앞선에서 슬라이딩 슈팅을 시도했던 그나브리가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한 게 드러나서 무효 처분을 받았다. 이어서 9분경 하베르츠의 중거리 슈팅과 12분경 뮐러의 중거리 슈팅은 모두 포르투갈 골키퍼 후이 파트리시우의 선방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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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독일은 지나치게 압박을 강하게 가져가면서 공격 축구를 감행하다 14분경, 역습 한 방에 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독일의 코너킥을 포르투갈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헤딩으로 걷어내면서 시작된 역습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 베르나르두 실바가 반대편 측면으로 대각선 크로스를 넘겨준 걸 왼쪽 측면 공격수 디오구 조타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이타적으로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빠른 스피드로 골문 앞까지 쇄도해 들어온 호날두가 빈 골대에 가볍게 밀어넣었다.

먼저 실점을 허용한 독일은 조급하게 공격을 감행하다 포르투갈의 효과적인 역습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였다. 반면 기세가 오른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노룩 패스를 하는 등 여유있는 플레이로 독일 공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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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포르투갈에게도 아킬레스 건이 있었다. 바로 오른쪽 측면 수비에 있었다. 원래 포르투갈의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는 주앙 칸셀루이다. 문제는 칸셀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결장했고, 그의 공백을 넬손 세메두가 대체한 것.

독일은 고젠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세메두의 뒷공간을 공략했다. 결국 고젠스의 발에서 독일의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34분경 키미히의 크로스를 고젠스가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오는 하베르츠를 향해 논스톱 크로스를 연결한 걸 포르투갈 핵심 수비수 후벵 디아스가 태클로 차단하려다 자책골을 넣었다. 키미히와 고젠스의 날카로운 크로스들이 만들어낸 자책골이었다.

기세가 오른 독일은 곧바로 4분 뒤에 역전에 성공했다. 뤼디거의 전진 패스를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고젠스가 백패스로 내주었고, 뮐러의 크로스를 포르투갈 베테랑 수비수 페페가 헤딩으로 막아세웠으나 뮐러가 재차 크로스를 올렸고, 키미히가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오는 그나브리를 향해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 패스를 가져간 걸 포르투갈 왼쪽 측면 수비수 하파엘 게레이루가 걷어내려다 또다시 자책골을 헌납했다. 이 역시 고젠스의 뒷공간 침투가 기점으로 작용했고, 키미히의 컷백 패스가 골로 연결됐다.

독일은 전반 막판 파상공세에 나섰으나 고젠스의 슈팅과 그나브리의 슈팅이 연달하 파트리시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전반전을 2-1 역전을 시킨 상태로 마무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반전 고젠스에게 지나치게 밀리는 문제를 노출한 포르투갈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 베르나르두를 빼고 중앙 미드필더인 헤나투 산체스를 오른쪽 측면에 배치하면서 고젠스 견제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근원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 5분 만에 다시 고젠스로부터 독일의 추가 골이 터져나왔다. 키미히의 패스를 받은 뮐러가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다가 왼쪽 측면으로 패스를 내주었다. 이 과정에서 세메두는 이미 베테랑 수비수 페페가 막고 있었던 그나브리를 막으러 이동하고 있었다(하단 사진 참조). 자연스럽게 노마크 상태에서 뮐러의 패스를 받은 고젠스는 지체없이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으로 침투해 들어온 하베르츠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고젠스 측면 침투TVN SPORTS

다급해진 포르투갈은 후반 12분경, 수비형 미드필더 윌리엄 카르발류를 빼고 오른쪽 측면 공격수 하파 실바를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독일은 곧바로 3분 뒤(후반 15분), 키미히의 크로스를 먼포스트로 쇄도해 들어오던 고젠스가 노마크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4-1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이 장면에서도 세메두는 하베르츠를 견제하느라 고젠스를 놓쳤다.

승기를 잡은 독일은 훔멜스와 고젠스를 빼고 멀티 수비수 엠레 찬과 마르첼 할슈텐베르크를 교체 출전시키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포르투갈 역시 부진했던 공격형 미드필더 브루누 페르난데스를 빼고 베테랑 미드필더 주앙 무티뉴를 투입했다. 이후 포르투갈은 무티뉴의 플레이메이킹과 산체스의 저돌적인 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아왔다. 고젠스가 빠지면서 일방적으로 밀리던 포르투갈 오른쪽 측면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반면 독일은 찬이 잦은 실수를 범했고, 결국 후반 21분경에 무티뉴의 간접 프리킥에 이은 호날두의 헤딩 패스를 조타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섰다.

이에 독일은 하베르츠와 귄도안을 빼고 중앙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와 중앙 수비수 니클라스 쥘레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수비적인 5-3-2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이후 독일은 포르투갈의 공격을 제어하면서 4-2 승리를 지켜냈다.

독일 5-3-2 vs 포르투갈https://www.buildlineup.com/

독일이 승기를 잡은 지점은 바로 측면에 있었다. 키미히가 오른쪽 측면에서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포르투갈 선수들을 유인하고선 반대편으로 길게 넘기면 고젠스가 마무리하는 형태였다. 이 과정에서 고젠스는 1골 1도움에 더해 독일의 첫 득점이었던 상대 자책골을 이끌어냈고, 키미히 역시 1도움에 독일의 2번째 득점이었던 상대 자책골을 이끌어냈다. 심지어 독일의 마지막 골은 키미히의 크로스를 고젠스가 헤딩으로 마무리한 것이었다. 독일의 4골에 모두 두 선수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당연히 고젠스는 이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독일은 이번에도 포르투갈에게 승리하면서 유로 2000 본선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0-3으로 패한 이후 5연승 행진을 이어오며 특정팀 상대 메이저 대회 본선 최다 경기 연승 기록을 수립했다.

반면 포르투갈이 자랑하는 에이스 호날두는 대표팀에 승선한 이래로 독일에게 5전 전패를 당했다. 비단 이를 넘어 독일은 포르투갈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11승 5무 3패로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포르투갈은 메이저 대회(월드컵과 유로) 본선에서 총 67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4실점 이상 허용한 경기가 단 두 번이었는데, 그 두 번이 모두 독일과의 맞대결이었다. 포르투갈은 이 경기 바로 직전에 독일과 붙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뮐러에게 해트트릭을 당하면서 0-4 대패를 당한 바 있다.

이렇듯 독일은 측면을 지배하면서 포르투갈 천적임을 재차 입증해냈다. 반면 포르투갈은 또다시 중요 순간 독일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부담을 안은 상태에서 프랑스와의 조별 리그 최종전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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