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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이 개조한 스털링, 지향점 메시 아니다

AM 7:50 GMT+9 17. 12. 29.
Raheem Sterling Manchester City
메시 빙의했다는 평가받는 스털링, 오히려 드리블과 전진 패스 줄였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서 '혁신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난 후 가장 향상된 경기력을 선보이는 선수는 측면 공격수 라힘 스털링(23)이다.

물론 케빈 더 브라위너, 니콜라스 오타멘디 등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성장궤도가 가장 눈에 띄는 건 스털링이다. 그는 2012년 리버풀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후 지난 여섯 시즌 동안 단 한 번도 프리미어 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스털링은 올 시즌을 절반가량 마친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13골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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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은 스털링이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자 과르디올라 감독이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리오넬 메시의 득점력을 급진적으로 끌어올린 성과를 재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메시는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 체제에서 활약한 2007-08 시즌 스페인 라 리가에서 10골을 넣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2008-09 시즌 23골, 2009-10 시즌 34골, 2010-11 시즌 31골, 2011-12 시즌 50골을 터뜨리며 득점력이 껑충 뛰어올랐다.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던 메시를 '가짜 9번' 기능을 발휘하는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했다. 메시는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 이 자리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발휘하면서도, 수시로 2선으로 내려와 동료들과 패스 연계를 하며 전방으로 침투하는 티에리 앙리, 페드로, 다비드 비야 등에게 패스를 공급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그러나 올 시즌 스털링의 모습은 당시 메시와 다르다. 그는 득점력이 상승했다는 점이 과르디올라 감독을 처음 만난 시절의 메시와 흡사하지만, 이외에는 모든 면에서 크게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 드리블 돌파가 최대 장점인 메시와 달리, 스털링은 올 시즌 들어 상대 수비수와 1대1로 맞서는 횟수를 의도적으로 줄였다. 대신 그는 체력을 아끼며 위험 지역에서 공을 잡았을 때 상대를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스털링의 드리블 횟수는 올 시즌 현저히 줄었지만, 오히려 드리블 성공률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즉, 그는 드리블의 양보다 질을 추구하고 있다.

# 스털링 시즌별 평균 드리블 기록
(시즌 - 돌파 성공 횟수 / 시도 / 성공률)

12/13 - 1.9 / 4.4 / 43.1%
13/14 - 2.8 / 4.3 / 65.1%
14/15 - 2.9 / 5.9 / 49.1%
15/16 - 1.3 / 2.5 / 52.0%
16/17 - 2.4 / 4.2 / 57.1%
17/18 - 2.0 / 3.2 / 62.5%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스털링이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난 후 수비 가담 빈도를 확 줄였다는 사실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공격수들에게도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주문하는 성향의 지도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스털링이 그의 지도를 받은 후 오히려 수비 가담을 줄인 건 전혀 예상치 못한 현상이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과거 스털링의 활약 성향을 면밀히 분석한 뒤, 그에게 '불필요한 움직임'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예 전방 압박의 시작점을 찍어줄 선수로 가브리엘 제수스를 낙점하고, 스털링에게는 수비 시 체력 안배를 통한 득점력 극대화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스털링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득점에 집중하는 대신 태클 성공 여부는 둘째치고 태클 시도 횟수 자체를 크게 줄였다. 반대로 최전방 공격수 제수스와 왼쪽 측면 공격수 르로이 사네는 각각 경기당 평균 태클 횟수 1.6회, 1.4회를 기록하고 있다. 스털링은 동료들이 상대를 압박해 공을 빼앗는 데 집중하는 사이 체력을 안배하며 위험 지역에서 공격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 스털링 시즌별 평균 태클 기록
(시즌 - 태클 성공 횟수)

12/13 - 1.7
13/14 - 1.3  
14/15 - 1.1
15/16 - 1.1
16/17 - 0.7
17/18 - 0.4

이처럼 스털링은 리버풀에서 활약한 2012~2015년은 물론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 체제의 맨시티로 이적한 2015-16 시즌에도 경기당 1회가 넘는 태클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그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난 지난 시즌 처음으로 태클 성공 횟수가 경기당 평균 1회에도 미치지 못했고, 올 시즌에는 아예 0.4회로 수비 가담에서 훨씬 자유로워진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

스털링을 과거 메시와 비교할 수 없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바로 '패스 타입'에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시를 받고 '가짜 9번'이 된 메시는 중원으로 내려와 공을 잡은 후 전방으로 과감한 침투 패스를 연결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했다. 자연스럽게 메시의 전체 패스 대비 전진 패스 비율은 매 시즌 50%를 훌쩍 넘겼다. 그러나 스털링의 패스 타입은 이와 정반대다. 그는 공을 잡아 이를 뒤로 내주고 비어 있는 전방 공간으로 빠져들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털링의 경기당 오프사이드 횟수도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하기 전인 2014-15 시즌 0.2회에서 0.4회로 두 배가 높아졌다.

# 스털링 시즌별 평균 패스 기록
(시즌 - 패스 횟수 / 전진패스 비율)

12/13 - 29.9 / 47.2%
13/14 - 28.3 / 53.2%
14/15 - 32.4 / 49.6%
15/16 - 27.3 / 48.1%
16/17 - 31.4 / 43.0%
17/18 - 36.2 / 38.9%

과거 전체 패스 중 절반에 가까운 패스를 앞으로 찔러넣은 스털링은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난 첫 시즌 이 빈도를 43%로 줄인 뒤, 올해는 이를 38.9%로 더 크게 낮췄다. 이는 올 시즌 그의 발을 떠난 패스는 일반적으로 10개 중 6개 이상이 전방으로 침투하는 자신에게 리턴 패스를 넣어줄 동료에게 가는 '백패스'라는 뜻이다. 스털링의 움직임 덕분에 더 브라위너의 날카로운 패스가 더 빛을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스털링이 상대 페널티 지역(박스) 안에서 공을 잡는 빈도 또한 급진적으로 늘어났다.

# 스털링 페널티 지역 안 터치 횟수 비교
(시즌 - 출전 횟수 - 박스 안 터치 - 감독)

15/16 - 31경기 - 184회 - 페예그리니
17/18 - 18경기 - 168회 - 과르디올라

스털링은 페예그리니 감독 체제에서 뛴 2014-15 시즌 프리미어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상대 페널티 지역 안에서 터치 184회를 기록했다. 당시 그의 총 터치 횟수는 1235회로 페널티 지역 안쪽 터치 비율은 14.8%. 그가 2014-15 시즌 출전한 31경기 중 페널티 지역 내 터치 횟수가 10회를 넘긴 건 단 4경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스털링은 아직 단 18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은 올 시즌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터치 168회를 기록하며 페예그리니 감독 시절 한 시즌을 통틀어 기록한 수치에 일찌감치 근접해 있다. 게다가 그가 한 경기에서 페널티 지역 내 터치 10회 이상을 기록한 횟수는 벌써 9경기나 된다. 총 터치 횟수(935회) 대비 페널티 지역 안쪽 터치 비율도 17.9%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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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은 지난 28일(한국시각)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 후 생긴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드리블이나 이외 움직임은 예전이 훨씬 더 많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난 후) 어느 때보다 더 효율적으로 활약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어떠한 움직임도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기록을 말해주듯이 스털링의 올 시즌 활약 성향은 경기를 지배하는 메시와 분명히 다르다.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수없이 다뤄본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 어느 탁월한 재능을 보유한 선수에게도 메시의 역할을 맡기는 건 무리라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올 시즌 맨시티에서 경기를 주도하는 역할은 미드필더 더 브라위너, 다비드 실바에게 맡기고, 스털링에게는 전적으로 공간 침투와 득점만을 주문하며 선수들간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그래서 스털링의 지향점은 메시가 아닌,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끈 바르셀로나의 페드로나 비야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