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 수비수 유망주 트레버 찰로바가 비야레알과의 UEFA 슈퍼 컵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왜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적을 금지했는지 그 이유를 입증해냈다.
챔피언스 리그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에 위치한 윈저 파크에서 열린 유로파 리그 디펜딩 챔피언 비야레알과의 2021년 UEFA 슈퍼 컵 승부차기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1998년에 이어 23년 만에 UEFA 슈퍼 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첼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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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첼시는 투헬 감독 체제에서 즐겨 사용하는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티모 베르너가 최전방 원톱으로 위치했고, 카이 하베르츠와 하킴 지예흐가 이선에 서면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마테오 코바치치와 은골로 캉테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마르코스 알론소와 칼럼 허드슨-오도이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커트 주마를 중심으로 안토니오 뤼디거와 찰로바가 좌우에 서면스 스리백을 형성했고, 에두아르드 멘디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브라질 대표팀 소속으로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까지 치른 베테랑 수비수 티아구 실바를 비롯해 유로 2020에서 준결승전 이상까지 소화한 조르지뉴와 에메르송(이상 이탈리아), 메이슨 마운트, 리스 제임스, 벤 칠웰(이상 잉글랜드),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스페인),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덴마크)이 휴식을 이유로 선발에서 제외된 채 벤치에서 대기했다. 이로 인해 최정예로 비야레알전에 나설 수 없었던 첼시였다.
https://www.buildlineup.com/선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팬들을 놀라게 한 선수는 바로 찰로바였다. 1999년생인 그는 과거 첼시에서 뛰었던 수비수 나다니엘 찰로바(현 왓포드)의 동생으로 유명하다. 형을 따라 2007년, 첼시 유스팀에 입단한 그는 유망주 수비수로 구단 내부에서 잠재성을 인정받았고, 잉글랜드 2부 리그 구단 입스위치 타운(2018/19)과 허더스필드 타운(2019/20)에서 임대로 뛰면서 프로 경험을 쌓아나갔다. 지난 시즌엔 프랑스 리그 앙에 속한 로리앙에서 주전으로 뛰면서 1부 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걸 입증해냈다.
성공적인 임대 생활을 보내고 돌아온 그를 투헬 감독은 주목했다. 그는 여름 프리 시즌 3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특히 아스널과 토트넘으로 이어지는 런던 라이벌들과의 평가전에 연달아 선발 출전해 인상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투헬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원래 첼시는 이번 여름에 그를 판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니자르 킨셀라를 포함해 첼시 전담 기자들은 투헬이 보드진에게 찰로바를 절대 팔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기에 임대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현재 가장 많이 거론되는 건 바로 이강인의 소속팀 발렌시아 임대이다). 이러한 가운데 비야레알과의 UEFA 슈퍼 컵이라는 비중있는 경기에서 첼시 소속으로 데뷔전이라는 뜻깊은 경기를, 그것도 선발로 치른 찰로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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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부터 얘기하도록 하겠다. 그는 뛰어난 수비 능력을 선보이며 투헬의 믿음에 화답했다. 이 경기에서 그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5회의 가로채기를 기록하며 상대의 패스를 사전에 차단했다. 이에 더해 걷어내기 횟수도 5회로 첼시 선수들 중 최다였다. 태클은 2회를 시도해 100%의 성공률을 자랑했다. 볼 경합 횟수는 8회였고, 이 중 5회 승리하면서 62.5%의 볼경합 성공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는 단 한 번의 드리블 돌파도 상대에게 허용하지 않았다.
오도이가 수비에 약점이 있기에 자주 비야레알에게 측면 공격을 허용했음에도 찰로바가 버티고 있었기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첼시였다. 특히 그는 후반 6분경, 비야레알 왼쪽 측면 수비수 알베르토 모레노의 페널티 박스 안 침투를 몸싸움에로 이겨내면서 가로채기에 성공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후반 10분경엔 상대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아크로바틱하게 걷어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비단 수비가 전부가 아니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47회의 볼터치와 140회의 패스를 가져가며 후방 빌드업에도 크게 기여했다. 패스 성공률은 95%로 상당히 준수한 수치였다. 패스 방향 설정과 공격 가담에 있어선 다소 미숙한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 찰로바이다.
이에 투헬 감독은 찰로바가 아닌 주마와 오도이를 빼면서 크리스텐센과 아스필리쿠에타를 차례로 교체 출전시켰다. 그는 정규 시간을 넘어 연장전까지 120분 풀타임을 소화하는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며 투헬 감독의 신뢰에 화답했다.
아직 찰로바의 거취가 확실하게 정해진 건 아니다. 주마가 이적할 시엔 찰로바가 스리백의 백업 자원으로 남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주마는 현재 토트넘, 웨스트 햄과 이적설에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투헬이 찰로바를 장기적인 첼시 수비수 자원으로 간주하고 있고, 그 역시 슈퍼 컵을 통해 능력을 입증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슈퍼 컵 경기가 끝난 후 찰로바에 대한 투헬의 발언을 남기도록 하겠다.
투헬 "프리 시즌 처음부터 우리와 함께 한 선수다. 본머스와 아스널, 토트넘으로 이어지는 평가전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오늘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아직 거취를 결정할 시간이 남아있기에 우리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