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가 토트넘의 역습 축구를 주도하면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상대로 1-0 승리를 이끌어냈다.
토트넘이 핫스퍼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2021/22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에게 1-0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린 토트넘이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해리 케인이 유로 2020 본선 이후 장기 휴가 및 이적 파동으로 팀에 뒤늦게 합류하면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손흥민이 최전방에 위치했고, 스티븐 베르흐베인과 모우라가 좌우에 서면서 공격 스리톱을 형성했다. 유스 출신 미드필더 올리버 스킵을 중심으로 델리 알리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고, 세르히오 레길론과 자펫 탕강가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에릭 다이어와 다빈손 산체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우고 요리스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토트넘은 기본적으로 수비에 집중하면서 공격 기회가 생길 때면 손흥민과 모우라, 베르흐베인 스리톱으로 역습을 전개했다. 이는 기록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손흥민과 베르흐베인은 전력 질주 20회로 공동 최다를 기록했고, 그 뒤를 모우라가 19회로 따랐다. 스리톱 다음으로 전력 질주 횟수가 많았던 선수는 알리로 12회였고, 호이비에르가 10회의 전력 질주를 기록했다. 그 외 선수들은 모두 두 자릿수에 미치지 못하는 전력질주에 그쳤다. 대부분의 토트넘 선수들이 라인을 내린 채 수비에 집중하면서 스리톱의 개인 기량에 의한 역습에 의존했다는 소리다.
하지만 수적 열세 속에서도 토트넘은 스리톱의 빠른 스피드와 모우라의 드리블 능력에 더해 손흥민의 간결한 슈팅이 이어지면서 효과적으로 공격을 감행할 수 있었다. 이 덕에 토트넘은 점유율에서 34대66으로 크게 열세를 보였음에도 슈팅 숫자에선 13대19로 엇비슷한 수치를 올릴 수 있었다.
특히 모우라와 손흥민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모우라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드리블 돌파와 4회의 파울을 얻어내며 역습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게다가 찬스메이킹 역시 3회로 최다였다. 슈팅 역시 3회로 손흥민 다음으로 많았다. 모우라가 드리블을 통해 토트넘 역습을 주도하면서 맨시티 수비 라인에 균열을 가져왔다.
손흥민은 최전방 원톱에 위치하면서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89%라는 높은 패스 성공률을 자랑하며 뛰어난 연계 능력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슈팅을 가져가면서 토트넘 공격의 방점을 찍어주었다. 페널티 박스 안 침투 횟수도 8회로 당연히 팀 내 최다였다.
둘의 영향력은 토트넘이 기록한 13회의 슈팅 중 12회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둘이 공격 과정에 관여하지 않은 슈팅은 60분경 베르흐베인이 레길론과 이대일 플레이를 통해 중거리 슈팅을 가져간 게 유일했다.
먼저 27분경, 모우라가 드리블로 상대 선수 3명을 따돌리고 들어가서 전진 패스를 찔러준 걸 베르흐베인이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으로 연결했고, 이를 손흥민이 돌아서면서 슈팅을 가져간 게 맨시티 수비수 나단 아케를 맞고 나갔다. 이어서 39분경, 호이비에르의 가로채기에 이은 전진 패스를 모우라가 몰고 가다가 대각선 전진 패스를 연결한 걸 손흥민이 받아선 수비를 따돌리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가져간 건 맨시티 오른쪽 측면 수비수 주앙 칸셀루 엉덩이를 스치고선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빗나가고 말았다.
결국 손흥민의 발에서 천금같은 골이 터져나왔다. 후반 9분경, 토트넘 수비가 걷어내는 과정에서 모우라가 센스있는 원터치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받은 베르흐베인이 하프라인까지 몰고 가다가 측면으로 빠지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손흥민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면서 아케를 앞에 둔 상태에서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후반 34분경에도 추가 골을 넣을 수 있었으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슬라이딩 태클을 감행한 맨시티 수비수 후벵 디아스 발끝을 스치고선 골대를 살짝 벗어나면서 아쉽게도 무산됐다. 하지만 이 슈팅을 통해서도 손흥민의 킥감각이 절정에 올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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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토트넘은 맨시티 상대로 수세적인 형태로 전술을 들고 나왔음에도 손흥민과 모우라의 개인 기량에 의존한 역습으로 1-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둘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게 있었기에 가능했던 역습 전술이었다.
모우라는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려나는 모습이었다. 선발은 14경기가 전부였고(교체 16경기), 출전 시간은 1403분으로 토트넘 선수들 중 12위에 그쳤다. 전임 감독이었던 주제 무리뉴 하에서 궂은 일을 하는 데에 주력하면서 드리블 돌파는 경기당 1.1회로 토트넘에서 풀 시즌을 소화하기 시작한 2018/19 시즌 이래로 단일 시즌 최저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의 커리어 평균 드리블 성공 횟수가 2.2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수치였다. 하지만 누누 산투 신임 감독 하에서 모우라는 한층 더 자유롭게 플레이를 펼치며 본인의 장기인 드리블 능력을 맨시티전에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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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고무적인 건 손흥민과의 연계 플레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데에 있다. 모우라는 손흥민에게 토트넘 선수들 중 가장 많은 7회의 패스를 제공해 주었다. 손흥민 역시 모우라에게 다른 토트넘 선수들보다 많은 6회의 패스를 연결했다. 이를 통해 슈팅 기회들을 창출해낸 손흥민과 모우라이다. 이는 맨시티전 패스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하단 패스맵 참조).
토트넘은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과 짝을 이루면서 팀의 주포 역할을 담당했던 해리 케인이 이적 의사를 밝히면서 이제는 손흥민 중심으로 공격진 개편을 단행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가 이번 경기같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면서 손흥민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면 토트넘은 한층 더 효과적인 역습을 감행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