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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여... 또 1년을 기다리는 부산의 눈물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상주시민운동장의 한 켠에는 어김 없이 故 조진호 감독의 사진이 들어간 대형 통천이 걸렸다. 지난 10월 조진호 감독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뜬 뒤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면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함께 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산의 지휘봉을 잡은 뒤 승격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던 조진호 감독이 남긴 꿈은 여전히 부산 선수들과 팀, 팬의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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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인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상주 상무에게 0-1로 패한 부산은 강한 의욕으로 2차전 원정 경기에 나섰다. 이승엽 감독대행의 결단은 과감했다. 1차전과 비교해 4명의 선발라인업을 교체했다. 골키퍼 김형근, 센터백 임유환, 미드필더 정석화, 공격수 박준태가 대신 투입됐다. 상주가 부상을 입은 진대성을 빼고 김태환을 투입하는 소폭 변화를 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변화의 키워드는 투지와 경험이었다. 1차전에서 경기를 지배하고 3배나 많은 슈팅을 날리고도 패한 원인을 적극성과 터프함이라고 판단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신뢰한 라인업이었다. 임유환, 박준태, 정석화는 더 적극적으로 뛰며 상주 수비를 흔들거나 상대 공격을 터프하게 막았다. 

전형도 상대 측면 수비를 신경 썼던 1차전과 달리 김문환을 윙에서 풀백으로 내리며 공격적으로 변화를 줬다. 2차전에서 2골 이상을 넣으며 승리해야 하는 상황을 의식한 것이었다.

변화는 들어맞았다. 전반 16분 공격적인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로 돌진하는 이정협이 윤영선의 파울에 넘어졌다. 김성호 주심은 VAR 확인 후 페널티킥을 최종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호물로는 오른쪽 상단 구석을 가르는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을 터트렸다. 경기를 원점으로 만드는 부산이었다. 유상훈의 방패도 PK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후반 20분 부산은 웃을 수도 있었다. 호물로의 프리킥을 임유환이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했다. 상주의 수문장 유상훈이 막았지만 쇄도한 박준태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스코어를 2-0으로 벌리는 듯 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임유환이 헤딩을 하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고, 골은 취소됐다.

결국 승부는 90분, 그리고 연장까지 갔지만 갈리지 않았다. 승강 플레이오프 역사상 첫 승부차기가 진행됐다. 지난 U-20 월드컵부터 가동되고 있는 ABBA 시스템으로 진행된 승부차기는 마지막에 희비가 갈렸다. 부산의 4번 키커 고경민의 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양팀에서 첫 실패가 나왔다. 반면 상주의 5번 키커 주민규의 슛이 중앙을 가르며 상주의 잔류가 확정되고, 부산의 승격은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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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에서 실패한 고경민, 그리고 골키퍼 김형근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경기장에서 열렬한 성원을 보낸 부산 팬들은 또 다시 승격이 실패한 것에 쓰라린 눈믈을 흘려야 했다. 조진호 감독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드라마를 완성하지 못한 부산은 승격을 위해 1년의 시간을 더 기다리게 됐다. 

FA컵 결승에 올라 있는 부산은 당장 사흘 뒤 치러야 할 울산 현대와의 결승 1차전 준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체력 소모가 심한 가운데 승격이라는 최대 목표를 잃은 선수들의 심리적 타격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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