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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변신은 무죄’ 크로아티아 잡은 공수 맹활약

PM 12:22 GMT+9 21. 6. 14.
칼빈 필립스
▲ 잉글랜드, 크로아티아전 1-0 승 ▲ 필립스, 스털링 결승골 어시스트 ▲ 필립스, 패스 성공률 94% & 롱패스 성공률 100% & 소유권 회복 7회(최다) ▲ 필립스, 드리블 돌파 2회(최다) & 찬스메이킹 1회(공동 1위) & 슈팅 1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즈 유나이티드 후방 플레이메이커 칼빈 필립스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그 동안 봉인했던 공격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크로아티아전 1-0 승리를 이끌었다.

잉글랜드가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유로 2020 본선 C조 1차전에서 1-0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에게 당한 승부차기 패배를 설욕한 잉글랜드이다.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위치했고, 라힘 스털링과 필 포든이 좌우에 서면서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데클란 라이스를 중심으로 메이슨 마운트와 필립스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키어런 트리피어와 카일 워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타이런 밍스와 존 스톤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조던 픽포드 골키퍼가 지켰다.

가장 큰 변화는 전문 왼쪽 측면 수비수인 루크 쇼와 벤 칠웰이 아닌 원래 포지션이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트리피어의 깜짝 왼쪽 측면 배치였다. 이에 대해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쇼와 칠웰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 소속으로 유로파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소화했기에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이루어진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그 외 잉글랜드 대표팀 부주장이자 핵심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과 주전 센터백 해리 매과이어가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문제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을 대신해 필립스와 밍스가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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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하고 20분까지 잉글랜드의 일방적인 주도 하에서 이루어졌다. 20분경까지만 놓고 보면 잉글랜드가 점유율에서 65대35로 크로아티아를 압도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잉글랜드는 트리피어의 롱스로인에서 파생된 역습 기회에서 스털링의 전진 패스에 이은 포든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있었다. 이어서 8분경, 마운트의 코너킥을 상대 수비가 걷어낸 걸 필립스가 강력한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특히 잉글랜드는 왼쪽 측면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는 기록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잉글랜드의 공격 방향 비율은 왼쪽 측면이 무려 49.1%에 달했다. 반면 오른쪽 측면 공격 비율은 26.4%에 불과했다(중앙은 24.5%). 전체 공격의 절반 가까이가 왼쪽 측면에서 이루어진 셈이다. 트리피어가 정교한 킥을 바탕으로 롱패스를 전방에 공급해주면 3명의 중원 중 왼쪽에 위치한 마운트가 자주 측면으로 빠져나가면서 스털링과 함께 사실상 왼쪽 측면 공격수처럼 움직였다.

하지만 20분 이후로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잉글랜드의 공격 방식을 간파한 크로아티아가 트리피어에게 압박을 강하게 걸기 시작한 것. 이와 함께 잉글랜드의 공격은 반감됐다. 트리피어는 기본적으로 오른발잡이이다 보니 장기인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왼쪽 측면에선 구사할 수 없었다. 마운트 역시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더 빛을 발하는 선수였다. 자연스럽게 왼쪽 측면 위주의 공격을 전개하더라도 정작 크로스 공격은 거의 발생하지 않다시피 했다.

실제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가 기록한 크로스 숫자는 5회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마운트가 3번, 그리고 워커가 2번의 크로스를 시도했을 뿐이었다. 트리피어와 스털링은 물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포든 역시 단 하나의 크로스도 시도해보지 못했다.

워커의 부진도 빼놓을 수 없다. 워커는 트리피어와는 달리 본인의 원래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음에도 공격 지원 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패스 성공률은 80.6%로 잉글랜드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였다(트리피어 84.9%). 볼 터치 숫자도 49회로 트리피어(84회)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경기 관여도 자체가 떨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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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잉글랜드가 20분 이후 공격 패턴이 크로아티아에게 읽히면서 주춤했고, 결국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전체 슈팅 숫자에서 8회에 만족해야 했다. 초반 20분 반짝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하지만 잉글랜드엔 필립스가 있었다. 필립스는 장기인 패스 능력을 백분 살리면서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패스 성공률은 94%로 포든(95.5%) 다음으로 높았고, 무엇보다도 롱패스 성공률은 100%였다. 이에 더해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7회의 볼 소유권을 획득했고, 가로채기도 1회를 기록하면서 수비적으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비단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2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고, 찬스메이킹 1회(공동 1위)와 슈팅 1회(공동 2위)를 기록하면서 공격에도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잉글랜드의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후반 11분경, 워커의 전진 패스를 받은 필립스가 드리블로 수비를 제치고선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스털링이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가면서 이 경기 유일한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잉글랜드는 수비에 집중하면서 1-0 승리를 지켜냈다.

UEFA 공식 경기 최우수 선수(Star of the Match)는 결승골의 주인공 스털링의 차지였다. 하지만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 포함 많은 언론들은 스털링이 아닌 필립스를 이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활약상을 펼친 필립스이다.

사실 필립스는 소속팀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수비와 볼배급에 치중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공격에 있어선 철저하게 희생하고 있다. 그는 2020/21 시즌 프리미어 리그 29경기에 출전해 1골 2도움에 그쳤다. 경기당 슈팅 횟수는 0.5회가 전부이고, 드리블도 0.7회 밖에 되지 않는다. 대신 경기당 2.6회의 태클 성공과 1.6회의 가로채기에 더해 1.7회의 걷어내기를 기록하면서 수비에서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 그가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선 수비형 미드필더 라이스의 보호 아래에서 전천후 미드필더로 뛰면서 그 동안 봉인했던 공격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가 크로아티아전 같은 활약상을 앞으로도 이어간다면 한층 더 활용도가 많은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