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중국 우한에서 발현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흡사 중세시대 중국에서 발생해 실크로드를 통해 중동과 유럽으로 넘어간 흑사병과 비슷한 상태로 악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축구산업도 멈추었다. 경기가 없으니 중계권, 티켓 판매, 광고 등의 수입도 없다. 반면 시설 투자로 인한 이자 비용, 선수단 급여 등 고정비는 지출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상태로 몇 개월 더 지속된다면 전 세계 축구 구단들은 파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다. 또 다른 우려는 많은 선수들과 축구계 인사들이 코로나에 감염되고 있는 것이다. 전 레알마드리드 회장은 70대 나이에 감염되어 며칠 전 사망했고, 국가대표 출신 석현준 선수도 현재 감염되었다는 소식이다.
이번 칼럼은 코로나가 퍼지는 속도만큼 빠르게 성장한 중국 축구 시장이 세계 축구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아보려 한다.
중국은 정치 체계는 공산당 일당 전제공산주의를 유지하면서, 시장은 개방해 자본주의적인 경제 체제로 변화했다. 이런 과정에서 세계의 공장이 되었고, 2018년 중국의 GDP가 미국 대비 65% 수준으로 올라왔다(Investopedia). 이러한 경제적 성장은 여러 분야에서 자신감으로 표출되어 왔으며, 특히 축구산업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축구 굴기’ 아래, 많은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J리그 출범 초반 자금력을 등에 업고 전성기가 지난 월드 스타를 영입했고, 중동 국가들이 오일 머니를 앞세워 이런 선수들을 비싼 연봉에 영입해 온 바 있다. 하지만 약 10년 정도 전부터 중국의 자본력이 세계 축구의 생태계에 큰 변화를 주었다. 중국의 상하이 상강은 지난 2017년 첼시의 오스카를 6천만 유로 (약 810억 원)에 데려오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유럽 5대 리그 출신 선수가 중국 클럽으로 옮길 때 발생한 이적료는 100억 원을 심심치 않게 넘기고 있다. 심지어 이적료 50억에서 100억 원 사이의 중국 선수들도 즐비하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참고: Transfermarkt.com).
선수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감독 영입에도 천문학적인 돈을 쓰기 시작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라파 베니테스 감독은 다렌이팡에 부임하며 연봉을 세후 160억 원에 보장받았다. 얼마 전 사임한 중국 국가대표팀 마르셀로 리피 감독은 세후 350억 원이었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인재를 흡수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돈을 쓰면서 과연 가치 있는 전환점이나 자신들이 말하는 굴기라고 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고 있을까? 또한 그런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며 세계 축구계나 아시아 축구 산업의 긍정적인 발전에 영향을 주고 있을까?
지금까지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축구의 메인 무대인 유럽 5대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를 많이 배출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로 자국 리그의 경기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장은 보이지 않는다. 중국 국가대표팀 선수 중 우레이가 스페인 1부 에스파뇰에 진출했을 뿐이다. 2016년부터 대표팀을 맡았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2019년 11월 월드컵 예선 시리아전 패배 이후 “3년 간의 노력에도 중국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은 없다”며 돌연 중국을 떠났다. 지난 10여년 간 스타 선수 영입으로 리그와 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모습이다.
Getty Images물론 여러 시각이 존재한다. 중국이 삶의 질이나 치안 등으로 인해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뒤따라야 고려할 만한 지역이라는 것이 많은 유럽 리그 선수들의 의견일 수 있다. 스타 선수를 원하는 리그와 현역 시절 많은 부를 축적해 놓겠다는 선수들의 니즈가 딱 맞아떨어지는 윈-윈 구조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리그의 질적 향상과 중국, 나아가 아시아 축구의 발전까지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
앞선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스타 선수 영입이 구단의 장기적 발전이나 리그 발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단 그 선수가 과거 바르셀로나의 요한 크루이프처럼 선수, 지도자, 고문 등으로 해당 구단에 큰 업적을 세운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현재 그런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중국에 진출하는 선수는 많지 않아 보인다.
스타 선수 영입의 이유 중 하나는 공산당과 관련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 구단과 거래하는 에이전트나 슈퍼리그 관계자들과 선수 영입과 관련된 업무 진행 시, 실제 그들은 공산당 지도자들이 많은 투자를 지시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더 열을 올려 영입한다고 했다. 이런 빅 네임 선수들은 간혹 공산당의 선전에 활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번 코로나의 종식 선언과 현재 중국에서 뛰고 있는 몇몇 유명 선수들의 ‘중국이 코로나에 대처를 잘 했다’는 등의 보도이다. 결국 그들이 돈을 쓰는 하나의 목적 중 하나는 정치 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프로파간다의 목적도 있다.
이러한 중국 축구의 행보가 모두 실패라고 말할 순 없다. 선수들에게는 황혼기에 좀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이고, 아시아 선수들에겐 평소 쉽게 맞붙지 못했단 유명 선수들과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무대에서 상대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던 경기 및 산업의 질적 향상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친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경영학부에서 재무학을 전공, 리버풀 축구산업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2006년부터 7년 간 대한축구협회 기획실, 발전기획팀, 기술교육국에서 근무하였다. 부산아이파크 홍보마케팅 실장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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