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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의 갈굼과 고요한의 웃음, 다시 하나 된 서울 [영상]

AM 11:21 GMT+9 18. 11. 13.
FC Seoul 고요한 안델손
고요한의 믹스트존 인터뷰 중 난입한 최용수 감독의 강렬한 갈굼. 그 또한 서울이 다시 하나가 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지난 11일 FC서울은 13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8월 15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승리 후 89일 동안 승리가 없었던 서울은 추락을 거듭하며 결국 하위 스플릿까지 추락했다. 12경기에서 5무 7패를 기록, 강등권에 점점 다가섰다. 하지만 홈에서 열린 K리그1 16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잡으며 지긋지긋했던 무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을 구하기 위해 돌아온 최용수 감독이 부임 후 4경기 만에 거둔 승리였다. 앞선 3경기에서 2무 1패를 기록했고, 특히 강원과 대구를 상대로도 선제골을 넣고도 2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쳤다. 인천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더 물러설 수 없었던 최용수 감독이 꺼낸 특단의 조치는 외국인 선수 완전 제외, 그리고 고요한의 투톱 기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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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요한의 파격 기용이 눈길을 끌었다. 센터백과 골키퍼 빼고 다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유명하지만 투톱을 본 건 중학교 이후 처음이었다. 윤주태와 함께 전방에 선 고요한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새 임무를 소화했다. 신진호, 하대성과 함께 플레이를 만들고 윤주태의 움직임을 살리는 패스를 넣어줬다.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강한 전방 압박도 펼쳤다. 결국 윤주태가 넣은 선제골도 고요한의 좋은 패스가 도왔다. 

3-2 승리로 무승 행진을 끊고, 잔류 가능성도 매우 높아지자 경기 후 고요한은 조금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달 32라운드 전남 원정에서 불필요한 신경전과 파울로 퇴장을 당하며 팀의 패배와 무승 행진 장기화를 초래했다. 추가 징계로 나서지 못하는 동안 팀은 계속 승리하지 못했다. 경기에 나서는 그의 각오가 특별할 수 밖에 없었다. 

“팀에 피해를 줬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만 했다”라고 말한 고요한은 “서울에 15년 동안 있으면 가장 힘든 시즌이다. 12경기 연속 무승은 경험한 적도 없다. 하위 스플릿도 낯설었다. 강등이 현실이 됐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는 팀이라 생각했다”며 올 시즌과 최근의 부진을 반성했다. 

최용수 감독 복귀도 고요한에게 큰 자극이 됐다. 최용수 감독에게 고요한은 ‘미우새’다. 만년 유망주 시절 자기 관리 부족으로 운동에 집중하지 못하자 특별 단속 대상으로 삼았다. 어르고 달래며 자극을 준 결과 고요한은 2014년부터 팀의 주축을 거듭났다. 올해는 사실상의 에이스다. 

그런 고요한에 대해 최용수 감독은 “돌아오고 보니 그 놈이 골목대장을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특유의 비유법이었다. 고요한의 팀 내 비중은 인정하지만, 거기에 도취돼 우쭐한 부분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복귀 후 팀 기강 잡기에 나선 최용수 감독은 고요한을 타깃으로 삼았다. 당시 퇴장으로 인한 추가 징계로 경기에 나설 수 없던 고요한은 주장직을 다른 선수에게 넘겨야 했다. 최용수 감독은 훈련장 안팎에서 자극을 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종의 ‘기믹(화제를 끌기 위한 속임수)’이었다. 이제는 고참이 된 고요한부터 강하게 다잡으며, 선수들이 현실을 느끼고 축구에 집중하게 했다. 

고요한도 그런 최용수 감독의 마음을 알았다. 묵묵히 징계가 끝나길 기다리며 훈련에 매진했다. 복귀전이었던 대구전에서 보란듯이 골을 넣었고, 이어진 전남전에서 다시 활약했다. 전남전이 끝난 뒤에는 최용수 감독도 “내가 없는 사이 고요한이 더 성장했다. 월드컵을 다녀오며 한 단계 올라선 게 보인다. 기량 뿐만 아니라 마인드도 성숙해졌다”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도 최용수 감독은 고요한을 가만두지 않았다. 지나가다가 고요한이 취재진에 둘러싸인 것을 보고는 멈춰 선 뒤 단호하고 격한 표현으로 갈궜다. 비속어가 들어갔지만, 고요한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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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저런 표현은 긍정적인 관심이다. 예전에는 그런 관심도 안 보여주셨다”라며 웃은 고요한은 “실제로는 따로 불러서 여러 얘기를 해 주신다. 이제는 애도 둘이나 있는 가장이니까 배려도 많다”라며 최용수 감독의 격한 표현 뒤에 있는 따뜻한 마음을 소개했다. 고요한과 최용수 감독의 격의 없는 모습은 서울이 다시 하나로 뭉치며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분위기로 읽을 수 있었다.

고요한도 “남은 2경기를 잘 마무리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음 시즌도 잘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준비가 부족해 올 시즌의 이런 결과가 나왔다. 우리도 힘들고,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렸지만 이게 약이 돼 다음 시즌엔 예전의 서울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며 최용수 감독과 함께 할 본격적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