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전반전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후반 들어 좌우 윙백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면서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첼시가 이티하드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0/21 시즌 프리미어 리그 35라운드에서 전반전에 먼저 실점을 허용하고도 후반전 2골을 몰아넣으며 2-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첼시는 18승 10무 7패 승점 64점으로 레스터 시티(승점 63점)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는 미리 보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타이틀이 붙으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에서 맨시티가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로 2전 전승을 올렸고, 첼시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1승 1무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
다만 주중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을 치른 만큼 양 팀은 체력 안배 차원에서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특히 맨시티는 중앙 수비수 후벵 디아스와 골키퍼 에데르송을 제외하면 선발 명단을 모두 갈아치우는 강수를 던졌다.
첼시 역시 맨시티만큼 대대적으로 로테이션을 가동한 건 아니지만 주중 챔피언스 리그와 비교했을 때 5명의 선발 출전 선수들을 교체했다. 카이 하베르츠와 메이슨 마운트, 벤 칠웰, 조르지뉴, 티아구 실바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고, 이들을 대신해 하킴 지예흐, 크리스티안 풀리식, 마르코스 알론소, 리스 제임스가 선발 출전했다.
이 경기에서 첼시는 3-4-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티모 베르너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포진했고, 지예흐와 풀리식이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하면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은골로 캉테와 길모어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알론소와 제임스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을 중심으로 안토니오 뤼디거와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고, 골문은 에두아르드 멘디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전반전은 맨시티의 주도 속에서 경기가 전개됐다. 실제 전반전만 놓고 보면 맨시티가 점유율에서 56대44로 우위를 점했다. 코너킥에서도 맨시티가 4개를 얻어내는 동안 첼시는 단 하나의 코너킥 기회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맨시티가 43분경,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디아스의 롱패스를 크리스텐센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맨시티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가 가로채서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베테랑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볼터치한 걸 뒤에서 쇄도해 들어오던 측면 공격수 라힘 스털링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첼시는 크리스텐센이 부상을 당해 커트 주마로 교체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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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가 실점 및 크리스텐센 부상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맨시티가 전반전 추가 시간 1분경(45+1분), 아구에로가 맨시티 오른쪽 측면 수비수 주앙 칸셀루의 컷백 패스(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를 받아서 내주었고, 이를 제수스가 이어받는 과정에서 길모어의 파울을 이끌어내면서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맨시티가 자랑하는 베테랑 공격수 아구에로가 골키퍼 타이밍을 뺏는 파넨카 킥(정면으로 느리게 띄워차는 형태의 킥)을 멘디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전반전은 1-0으로 마무리됐다. 맨시티 입장에선 두고두고 아쉬운 득점 기회였다.
전반 내내 맨시티의 공세에 시달린 첼시는 후반 들어 세부 전술을 변경하면서 난국을 타개해 나갔다. 바로 좌우 측면 윙백인 알론소와 제임스를 전진시키면서 측면 공격을 강화한 것. 실제 전반전, 두 선수는 히트맵을 보더라도 수비 쪽에 더 치중해 있었고, 볼터치 횟수도 적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볼터치가 많아졌고, 공격 쪽에 포진하면서 첼시의 측면 공격을 주도했다(하단 히트맵 참조).
OPTA비단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알론소와 제임스의 전반전 공격 진영으로의 패스는 총 16회(알론소 8회, 제임스 8회) 밖에 되지 않았고,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볼터치는 1회가 전부였다(알론소 1회). 하지만 후반 들어 둘이 합작한 공격 진영으로의 패스는 21회(알론소 10회, 제임스 11회)로 늘어났고, 무엇보다도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볼터치가 5회로 크게 올랐다(알론소 3회, 제임스 2회).
좌우 측면 공격이 활기를 띄기 시작하면서 후반전은 첼시의 우세 속에서 진행됐다. 후반전만 놓고 보면 첼시가 점유율에서 58대42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먼저 후반 6분경, 제임스의 드리블에 이은 땅볼 크로스를 지예흐가 중거리 슈팅으로 가져간 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서 후반 14분경, 제임스의 중거리 슈팅이 수비벽에 막혔다. 곧바로 1분 뒤 알론소의 현란한 드리블 돌파에 이은 풀리식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은 골대를 넘어가고 말았다.
결국 후반 18분경, 첼시가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아스필리쿠에타의 가로채기에서 시작된 역습 찬스에서 지예흐의 패스를 받은 풀리식이 돌아서면서 측면으로 패스를 열어주었고, 이를 받은 아스필리쿠에타가 컷백 패스로 내준 걸 지예흐가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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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후반 23분경, 캉테를 빼고 조르지뉴를 넣으며 체력 안배에 나선 데 이어 후반 31분경엔 공격형 미드필더 지예흐 대신 측면 공격수 성향이 강한 칼럼-허드슨 오도이를 투입하며 측면 공격을 한층 강화했다. 첼시는 후반 34분경엔 베르너가, 후반 35분경엔 오도이가 연달아 골을 넣었으나 오프사이드 파울이 불리면서 아쉽게 취소됐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는 주마의 롱패스에 이은 알론소의 골키퍼 키 넘기는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어느덧 정규 시간도 모두 끝났고, 이대로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리는 듯싶었다. 대기심은 추가 시간 3분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추가 시간 2분(90+2분)경, 천금같은 역전골이 터져나왔다. 제임스의 패스를 받은 오도이가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다가 전진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베르너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한 걸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알론소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제임스와 알론소는 물론 측면 공격 강화 차원에서 투입한 오도이까지 골에 관여한 것이었다.
이렇듯 첼시는 후반 들어 측면 공격을 강화한 토마스 투헬 감독의 노림수가 적중하면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특히 제임스는 첼시 팬들이 투표로 선정한 이 경기 최우수 선수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얻었다. 투헬의 지략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경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