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와의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2-0 완승을 거두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 원정에서 2-1로 승리했던 맨시티가 이티하드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PSG와의 경기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맨시티는 2전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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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맨시티는 지난 1차전 후반전에 전술 변화를 통해 재미를 봤던 4-2-4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이는 맨시티 선수들의 이 경기 평균 위치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하단 그래프 참조).
에이스 케빈 데 브라이너와 베르나르두 실바가 투톱으로 포진했고, 필 포든과 리야드 마레즈가 좌우 측면 공격으로 나섰다. 일카이 귄도안과 페르난지뉴가 중원을 구축했고, 올렉산드르 진첸코와 카일 워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후벵 디아스와 존 스톤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에데르송 골키퍼가 지켰다. 주말 크리스탈 팰리스전 라인업과 비교하면 필드 플레이어들 중 페르난지뉴만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을 정도로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돌린 맨시티이다.
OPTA이번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의 영웅은 바로 마레즈였다. 그는 지난 1차전에서 71분경 역전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이끌어낸 데 이어 이번 2차전서도 홀로 2골을 모두 장식하며 2-0 승리의 주역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당연히 언론들로부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마레즈였다.
하지만 숨은 주역은 바로 수비에 있었다. 먼저 디아스와 스톤스로 이어지는 맨시티 중앙 수비 콤비는 두 경기 연속 단단한 수비를 과시하며 PSG의 공격을 저지해냈다. 이로 인해 1차전에 선발 출전한 PSG 주포 킬리앙 음바페는 선수 경력을 통틀어 처음으로 풀타임 출전한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음바페의 부상으로 2차전에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마우로 이카르디 역시 유효 슈팅은 고사하고 단 한 번의 슈팅조차 시도해보지 못한 채 가장 먼저 교체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특히 디아스는 43분경엔 PSG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안면으로 차단한 데 이어 61분경에도 에레라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다시 한 번 안면으로 막아내는 투혼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걷어내기(4회)와 슈팅 차단(3회)을 기록하며 마지막 보루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톤스 역시 디아스와 똑같이 4회의 걷어내기를 기록했고, 2회의 태클을 성공시켰다. 상대에게 단 하나의 드리블도 허용하지 않았고, 3회의 소유권 회복에 더해 1회의 가로채기를 추가하며 단단한 수비를 자랑했다.
워커는 2경기 연속 PSG 에이스 네이마르를 묶는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2차전 활약은 눈부셨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소유권 회복(8회)과 태클(6회), 가로채기(3회)를 성공시키며 대인 수비에 있어 강인함을 과시했다. 이에 더해 걷어내기도 3회를 기록한 워커였다. 더 놀라운 점은 볼 경합 승률이 무려 91%에 달했다는 데에 있다.
진첸코는 1차전에 벤치를 지켰으나 선발로 출전한 주앙 칸셀루의 부진을 틈타 60분경에 교체 출전해 데 브라이너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서 2차전에 선발 출전한 그는 10분경 역습 상황에서 에데르송 골키퍼의 정교한 롱킥을 받아 선제골의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진첸코의 컷백 패스를 데 브라이너가 슈팅으로 가져간 게 수비 맞고 흐른 걸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마레즈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패스 성공률은 95.7%로 맨시티 선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높았다.
단순 공격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베테랑 측면 공격수 앙헬 디 마리아가 포지션상 매치업 상대였음에도 태클 4회와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1회, 슈탕 차단 1회를 성공시키며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했다. 특히 그는 54분경 네이마르의 슈팅을 태클로 차단해 동료 수비수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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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첸코와 마찬가지로 1차전에선 벤치를 지켰으나 2차전에 선발 출전한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는 태클 5회와 가로채기 3회, 걷어내기 3회, 슈팅 차단 1회를 기록하며 포백 앞에서 단단한 보호막을 형성해주었다. 진첸코가 상대 거친 파울에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자 리더답게 자제시키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 1차전에서 다소 부진했던 로드리와 칸셀루 대신 페르난지뉴와 진첸코가 선발로 나서자 물샐 틈 없는 수비를 자랑한 맨시티이다.
이들의 활약 덕에 맨시티는 막강 공격을 자랑하는 PSG에게 2차전 내내 단 하나의 유효 슈팅조차 허용하지 않는 괴력을 과시했다. PSG의 슈팅 자체가 적었던 건 아니었다. 도리어 PSG는 맨시티(12회)보다 2회 더 많은 14회의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중 64%에 해당하는 9회의 슈팅이 맨시티 선수들에게 차단됐다. 이는 축구 통계 전문 업체 'OPTA'가 해당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3/04 시즌 이래로 챔피언스 리그 역대 유효 슈팅이 없었던 경기 중 최다 슈팅에 해당한다.
에데르송 골키퍼는 수비진의 단단한 수비 덕에 선방할 일 자체는 없었으나 장기인 정교한 롱킥을 바탕으로 선제골에 기여했다. 데 브라이너는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2골에 모두 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신성' 포든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마레즈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귄도안은 93.7%의 높은 패스 성공률(맨시티 선발 출전 선수들 중 2위)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을 주도했고, 베르나르두 역시 전방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동료 공격수들의 활발한 공격에 기여했다.
이렇듯 맨시티는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제몫 이상을 해주었기에 난적 PSG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제 맨시티는 구단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마지막 한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