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로이스 & 엘링 홀란드Getty Images

'찰떡궁합' 홀란드-로이스, 프랑크푸르트 파괴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간판 공격수 엘링 홀란드와 주장 마르코 로이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5-2로 대파하며 기분 좋은 분데스리가 시즌 출발을 알렸다.

도르트문트가 지그날 이두나 파크 홈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와의 2021/22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5-2 대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엔 바로 도르트문트 공격의 두 축 홀란드와 로이스가 있었다.

이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홀란드가 최전방에 위치했고, 로이스와 토르강 아자르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톱을 형성했다. 마흐무드 다후드를 중심으로 주드 벨링엄과 조바니 레이나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니코 슐츠와 펠릭스 파슬락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악셀 비첼과 마누엘 아칸지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슈투트가르트에서 영입한 그레고르 코벨 골키퍼가 지켰다.

도르트문트 선발 라인업 vs 프랑크푸르트Kicker

도르트문트는 핵심 센터백 마츠 훔멜스와 단-악셀 자가두는 물론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 하파엘 게레이루가 동시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멀티 수비 자원 엠레 찬은 부상에서 갓 복귀했기에 아직 출전이 불가능했고,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 토마 뫼니에와 미드필더 율리안 브란트가 코로나19 검사 문제로 결장했다. 유망주 오른쪽 측면 수비수 마테우 모레이는 지난 시즌에 당한 십자인대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일찌감치 확정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수비형 미드필더인 비첼이 센터백으로 나서야 했고, 한 때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었던 슐츠와 파슬락이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야 했던 도르트문트였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강점인 막강 공격으로 프랑크푸르트 골문을 폭격하면서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격언을 입증이라도 하듯 파상공세에 나서며 프랑크푸르트에게 반격 기회를 좀처럼 내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도르트문트 공격의 중심엔 바로 홀란드와 로이스 듀오가 있었다. 둘은 물오른 호흡을 과시하며 도르트문트 공격을 주도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프리킥 찬스에서 로이스는 상대 수비 허를 찌르는 스루 패스를 공급해 주었으나 홀란드의 논스톱 슈팅이 골대를 넘어갔다. 이어서 8분경, 아자르의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홀란드가 슬라이딩 슈팅으로 연결하려 했으나 발끝을 스치면서 득점 찬스가 무산됐다.

결국 홀란드와 로이스로부터 도르트문트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23분경, 토르강의 가로채기에서 비롯된 역습 찬스에서 홀란드가 볼을 몰고 가다가 수비 한 명을 제치고선 또 다른 수비수 다리 사이로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로이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전까지는 로이스가 홀란드에게 패스를 공급하는 입장이었으나 정작 골 장면에선 반대로 홀란드가 수비수들을 유인한 후 센스 있는 패스로 로이스의 골을 만들어주었다.

프랑크푸르트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실점을 허용하고 곧바로 4분 뒤(27분), 프랑크푸르트 미드필더 지브릴 소우의 가로채기에서 비롯된 역습 찬스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아이멘 바르코크가 최전방 공격수 라파엘 보레에게 패스를 공급해주었다. 이를 파슬락이 무리해서 가로채기에 나섰다가 도르트문트 골문에 자책골을 넣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불의의 실점에도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당황하지 않고 공격에 나섰다. 도르트문트는 32분경, 역습 과정에서 레이나의 전진 패스를 로이스가 센스있는 힐패스로 연결했고, 이를 받은 홀란드가 볼을 몰고 가면서 수비수 4명을 유인하고선 측면으로 패스를 내주었다. 이를 받은 아자르가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2-1로 앞서나가는 골을 넣었다.

곧바로 2분 뒤(34분)엔 골키퍼의 롱킥을 로이스가 헤딩 패스로 넘겨주었고, 이를 프랑크푸르트 수비수 슈테판 일잔커가 가로채려고 했으나 홀란드가 발을 쭉 뻗어 먼저 볼을 터치한 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3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한 홀란드와 로이스이다.

전반전이 3-1 도르트문트의 우위로 끝나자 프랑크푸르트는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바르코크와 카마다 다이치에 더해 중앙 수비수 일잔커를 빼고 왼쪽 측면 수비수 크리스토퍼 렌츠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예스퍼 린드스트롬, 그리고 측면 공격수 옌스 페테르 하우게를 교체 출전시켰다. 이를 통해 3-4-2-1 포메이션에서 4-1-4-1로 전환하며 공격 강화에 나선 프랑크푸르트였다.

이에 대응해 도르트문트는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마르코 로제 도르트문트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독일 공중파 'ZDF'와의 인터뷰에서 "로이스가 나에게 와선 프랑크푸르트가 4-1-4-1로 바꿔서 경기를 하고 있으니 우리도 4-2-3-1로 플레이하자고 제안했고, 난 좋다고 답했다. 만약 주장이 그라운드 위에서 전술 변화 필요성을 느낀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 난 스스로 책임지려는 모습을 좋아한다"라면서 로이스의 조언에 따른 전술 변화였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술 변화도 적중했다.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만들어나간 도르트문트는 후반 12분경, 다후드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홀란드를 향한 기습적인 장거리 스루 패스를 상대 수비가 태클로 끊어냈으나 로이스가 다시 패스를 연결해 주었고, 홀란드의 리턴 패스를 받은 로이스의 슈팅이 수비 맞고 나온 걸 홀란드가 재차 슈팅으로 가져갔다. 비록 이는 수비 다리를 살짝 스쳤으나 이를 받아낸 레이나가 차분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4-1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도르트문트는 후반 25분경에 로이스의 가로채기에 이은 스루 패스를 홀란드가 받아선 뒤늦게 커버를 들어오고 있는 수비수와의 경합에서 이겨내고선 오른발 슈팅으로 5번째 골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 골로 승기를 잡은 도르트문트는 이후 공격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면서 체력 안배에 주력했다. 후반 28분경엔 벨링엄과 아자르를 빼고 베테랑 미드필더 토마스 델라이니와 PSV 에인트호벤에서 이번 여름에 영입한 공격수 도니엘 말렌을 교체 출전시켰다. 이어서 후반 33분경엔 비첼 대신 유스 팀 수비수 안토니오스 파파도풀로스를,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는 로이스와 레이나 대신 유스 출신 유망주 공격수 슈테펜 티게스와 유수파 무코코를 차례대로 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비록 도르트문트는 후반 41분경에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하우게에게 실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최대한 체력을 아낀 채 승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홀란드는 2골 2도움에 더해 레이나의 골도 사실상 만들어내면서 5골에 모두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DFB 포칼 1라운드 해트트릭에 이어 이번 시즌 공식 대회 2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한 홀란드이다.

비단 골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슈팅 6회와 드리블 돌파 3회, 그리고 찬스메이킹 3회를 기록하며 공격 주요 스탯에서 모두 1위를 독식했다. 이에 로이스는 홀란드에 대해 "그에게 너무 많은 찬사를 보내는 걸 주의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 그는 이미 모든걸 다 갖춘 공격수이다"라고 평가했다. 로제 감독 역시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로도 뛰어난 팀 플레이어이다. 그는 골과 도움을 통해 이를 입증해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로이스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연신 센스있는 패스들을 공급하며 축구 도사 느낌이 물씬 나는 플레이을 펼쳤다. 특히 홀란드와 찰떡 호흡을 자랑하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선제골을 넣었고, 홀란드의 2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 아자르의 2번째 골 장면에서도 힐패스로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 레이나의 골 역시 로이스와 홀란드의 이대일 플레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5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로이스이다.

무엇보다도 로이스는 이 경기 골로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분데스리가에서 100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시절까지 포함하면 136골). 구단 역사상 5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이었기에 한층 의미가 있는 골이었다.

이렇듯 도르트문트는 홀란드와 로이스를 중심으로 아자르와 레이나 같은 이선 자원들이 뒤를 받치면서 막강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제이든 산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의 대체자로 영입된 말렌 역시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려나가면서 팀 공격의 중추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 외 무코코와 티게스는 물론 안스가르 크나우프 같은 공격수 유망주들도 호시탐탐 출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 도르트문트 공격은 산초가 떠났어도 홀란드와 로이스가 버티고 있는 이상 여전히 건재하다.

광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