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없는 용홍리의 투자 자금, 막대한 부채에서 시작된 구단 인수 작업, 수익 없는 상황에서 투자 돌려막기로 구단 재정에 큰 타격, 성적보다 더 한 위기에 처한 밀란, 부채 줄이기 위해서는 겨울 이적시장 통한 선수 매각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
[골닷컴] 박문수 에디터 = '리즈 시절(Doing a Leeds)', 이름 그대로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했던 리즈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언급하는 단어다. 어느덧 고유 명사가 됐고, 현재와 달리 과거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들이나 구단들을 지칭하는 대명사다. 한 때 리즈는 최고의 구단이었지만 지금의 리즈는 프리미어리그 역사 속에서 오랜기간 자취를 감춘 반짝팀에 불과하다.
너무나도 유명한 리즈 시절이 어쩌면 밀란 시절로 바뀔지도 모른다. 최근 밀란을 둘러싼 분위기가 더욱 심상치 않다. 인수 과정에서부터 소문이 안 좋았던 용홍리 구단주의 실체에 대한 뉴욕 타임스의 폭로가 이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포브스에서도 밀란 해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물론 구단을 헐값에 매각해, 새 판을 짜야 한다는 게 주 의견이었다.
포브스 인터넷판은 21일 오후(현지시각) 'AC 밀란이 바겐세일에 나설 것이다'는 흥미로운 주제의 글을 게재했다. 기사에 따르면 밀란의 상황은 과거 리즈 유나이티드와 유사한 상태다. 새로운 투자자 확충을 통해 헐값에 구단을 매각해야 한다는 게 포브스의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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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 타임스는 이례적으로 유럽 축구 구단인 밀란의 현주소를 조명했다. 프리미어리그도 아닌 그것도 이탈리아 세리에A 구단의 구단주에 대한 폭로 기사인 만큼 내용 역시 선정적이었다. 용홍리의 실체가 속속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그가 자신의 재산이라고 언급한 광산을 비롯한 사무실 그리고 중국 내 투자 그룹과 로스 차일드 가문과의 연결고리 모두 거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현재 밀란의 구단주인 용홍리는 엘리엇 펀드로부터 인수 과정에서 3억 3천만 유로(한화 4,224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금액을 대출 받았고, 내년 10월까지 상환을 해야 된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밀란의 재정 상황 악화 방지를 위해 여러 투자 그룹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 포브스 역시 '밀란 문제의 근원은 용홍리가 과도하게 대출을 받았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UEFA의 밀란이 제시한 파이낸셜 페어 플레이(FFP)에 대한 보고서가 누락된 데 있다. 그간 용홍 리 실체에 관한 의혹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의혹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UEFA측이 밀란이 제시한 제안책을 단칼에 거절하면서 의혹이 이제는 사실로서 수면에 떠오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밀란은 터무니없는 플랜을 제시했다. 대다수는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재정 적자를 만회할 수 있다고 했지만, 중국 내 스폰서 유치 금액을 비롯한 계획 자체가 허황된 것에 불과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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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용홍 리의 실체가 문제다. 현재까지 정황만 놓고 보면 밀란 구단 인수를 통해 클럽의 가치를 올리고, 이를 통해 차익을 남기려는 투자자에 불과하다. 중국 컨소시엄을 비롯한 여러 투자 그룹들의 재정적 지원 여부 역시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미지수다. 특히 '포브스'는 '뉴욕 타임스'의 보도를 인용해 용홍 리와 관련한 4군데의 투자 그룹 중 이미 두 곳은 자금 자체가 없는 곳이다. 다시 말하면 애당초 용홍 리는 거부도 아니었고, 자신의 자산이 아닌 부채만으로 구단을 인수하면서 오히려 팀에 빚만 안겼다.
해결책은 두 가지다. 용홍 리를 둘러싼 루머가 모두 거짓이며 그가 실제로 중국 내 숨겨진 거부인 경우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황만 놓고 보면 용홍 리와 그를 둘러싼 투자 그룹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완다 그룹이나 인터 밀란의 쑤닝 그룹처럼 중국 내에서 알려진 거부가 아니다. 용홍리가 막대한 자산가일 확률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해결책은 선수단 대규모 매각이다. 돈나룸마와 보누치를 비롯한 돈 되는 선수들을 겨울 이적시장에서 매각해야 한다. 부채 자체가 막대한 만큼 이른 시일 내로 선수단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충해야 한다. 그리고 용홍 리에게서 벗어나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문제는 구단들도 이를 알고 있다는 점이다. 밀란에서 필요한 선수는 있을지라도 이를 제대로 된 금액으로 영입할지가 미지수다.
지난 여름 밀란은 베를루스코니 구단주 체제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청사진을 그리는 듯싶었다. 의혹은 있었지만 계속된 선수들 영입으로 구단을 둘러싼 검은 손은 어디까지나 설에 불과했다. 지금은 다르다. '뉴욕 타임스'에 이어 '포브스' 역시 말란 구단주 행보에 물음표를 던졌고, UEFA에서도 밀란의 FFP 계획안을 거절한 상태다. 선수단 규모 제한은 물론이고, 막대한 부채 탓에 선수단 전체를 잃게 생긴 게 밀란의 현주소다. 이대로라면 '리즈 시절'이란 용어는 어쩌면 '밀란 시절'로 대체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