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o Immobile Lorenzo Insigne Turkey Italy Euro 2020Getty Images

'진화한' 이탈리아, 유로 본선 첫 3골 차 대승 거두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탈리아가 유로 2020 본선 A조 개막전에서 터키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면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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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로마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UEFA 유로 2020 본선 A조 개막전에서 터키를 3-0으로 대파했다. 이와 함께 기분 좋은 대회 출발을 알린 이탈리아이다.

이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평소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즐겨 쓰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치로 임모빌레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고, 로렌초 인시녜와 도메니코 베라르디가 좌우에 서면서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후방 플레이메이커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마누엘 로카텔리와 니콜로 바렐라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와 알레산드로 플로렌치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조르지오 키엘리니와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가 지켰다.

이탈리아 선발 라인업 vs 터키https://www.buildlineup.com/

기본 포메이션 자체는 4-3-3이었으나 왼쪽 측면 수비수인 스피나촐라가 사실상 측면 공격수처럼 전진하면서 공격을 전개했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플로렌치는 수비에 집중하면서 스리백처럼 플레이를 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는 전반전 왼쪽 측면 공격 비율이 44.2%에 달했다(오른쪽은 37.1%).

이탈리아는 경기 초반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나선 터키에게 다소 고전하는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17분경 인시녜가 베라르디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은 뒤에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간 걸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는 20분경 임모빌레의 슈팅과 44분경 스피나촐라의 크로스에서 상대 핸드볼이 나왔으나 심판이 의도성이 없다고 판단해 페널티 킥을 선언하지 않았고, 22분경 키엘리니의 위협적인 헤딩 슈팅과 43분경 임모빌레의 날카로운 땅볼 슈팅이 터키 골키퍼 우그르찬 차키르의 선방에 막히면서 전반전을 아쉽게 0-0으로 마무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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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시작과 동시에 만치니 감독은 플로렌치를 빼고 조바니 디 로렌초를 교체 출전시키며 변화를 감행했다. 사실상 스리백처럼 수비에 집중하던 플로렌치 대신 디 로렌초를 통해 적극적으로 측면 공격을 감행하면서 터키 수비를 좌우 양쪽에서 모두 흔들겠다는 포석이었다.

이는 주효했다. 전반전 내내 37.1%였던 이탈리아의 오른쪽 측면 공격 비율은 후반 들어 49%로 치솟았다. 오른쪽 측면 위주의 공격으로 터키 왼쪽 측면 수비수 우무트 메라스를 적극 공략하다가 상대 수비가 쏠리면 왼쪽 측면으로 길게 넘겨 마무리하는 형태였다.

이 과정에서 후반전 이탈리아의 3골이 모두 터져나왔다. 후반 7분경 베라르디가 메라스를 제치고 날카로운 크로스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냈다. 이어서 후반 21분경, 베라르디의 크로스에 이은 스피나촐라의 날카로운 슈팅을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임모빌레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밀어넣으며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마지막으로 후반 34분경, 베라르디가 차키르 골키퍼의 패스를 가로채서 패스를 내주었고, 바렐라와 임모빌레를 거쳐서 왼쪽 측면으로 이동한 패스를 인시녜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며 3-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원래 이탈리아는 '카테나치오(Catenaccio, 이탈리아어로 빗장이라는 의미. 국내에선 빗장수비라고 일컫는다)'라는 애칭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전통적으로 공격보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팀이다. 마치 빗장으로 잠근 것처럼 견고한 수비를 펼친다는 평가를 들었던 이탈리아였다. 그러하기에 이탈리아는 본선 무대에서 다득점 경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당연히 이번 터키전 3골 차 대승은 이탈리아가 유로 본선에서 기록한 최다 점수 차 승리이다. 이래저래 의미있는 승리가 아닐 수 없다.

비단 스코어가 전부가 아니다. 경기 내용에서도 시종일관 이탈리아가 압도한 경기였다. 이탈리아는 점유율에서 63대37로 크게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선 24대3으로 무려 8배가 더 많았다. 그마저도 터키의 슈팅 3회가 전부 후반전에 나왔고, 이 중 2회는 정규 시간 90분이 지난 뒤인 추가 시간에 기록한 것이었다. 심지어 터키에게 단 하나의 유효 슈팅조차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경기를 지배한 이탈리아였다.

특히 이탈리아 스리톱 임모빌레(6회)와 인시녜(5회), 그리고 베라르디(4회)가 각각 터키 팀 전체보다 더 많은 슈팅을 시도했다. 임모빌레는 1골 1도움으로 2골에 모두 직접적으로 관여했고, 인시녜도 팀의 마지막 골을 책임졌다. 베라르디는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날카로운 크로스로 첫 골이었던 자책골을 유도해냈고, 임모빌레의 추가골에서도 기점이 된 크로스를 연결했으며, 인시녜의 마지막 골에서도 상대 골키퍼 패스를 가로채면서 기점 역할을 담당해 3골에 모두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스피나촐라는 시종일관 상대 측면을 흔들면서 이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조르지뉴와 바렐라, 로카텔리로 이어지는 허리 라인은 중원을 장악하면서 경기의 지배력을 높여주었다. 베테랑 수비수 키엘리니는 추가 시간에 터키 간판 공격수 부락 일마즈의 위협적인 슈팅을 정교한 태클로 저지하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탈리아는 이 경기 승리로 무패 행진을 28경기(23승 5무)로 연장했고, 최근 9경기 무실점 전승이라는 경이적인 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9경기에서 이탈리아가 기록한 팀득점은 28골로 경기당 3골(3.1골)이 넘는 수치이다. 현재 이탈리아 선수단의 경기력과 조직력은 물이 오를대로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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