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수원] 서호정 기자 = 한국과 콜롬비아의 A매치 평가전이 열리는 수원월드컵경기장. 결전을 하루 앞둔 9일 양팀 감독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나란히 진출했지만 팀의 현재 전력과 목표까지의 완성도를 체크하는 평가전을 대하는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먼저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콜롬비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호세 페케르만 감독이었다. 그는 “본선에 준하는 강도와 전술로 경기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전까지의 훈련 분위기는 느슨했다. 한국에 대한 파악도 그리 높지 않았다. 홈팀, 그리고 상대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코멘트에 가까웠다.
실제로 콜롬비아는 8일까지 훈련 강도를 지극히 낮췄다. 유럽, 남미, 아시아에서 제각각 날아온 선수들이 적응해야 하는 시차나 기후가 다 달랐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몇몇 핵심 선수의 차출과 관련해서는 소속팀의 항의도 받아야 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에이스’인 하메스 로드리게스였다.
주요 뉴스 | "[영상] 무리뉴와 콘테, 악수로 촉발된 또 다른 갈등"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된 하메스는 시즌 초 부진을 딛고 폼을 되찾아가는 중이다. 바이에른이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작별하고 유프 하인케스 감독을 데려오며 월드 클래스 플레이메이커인 하메스의 경기력도 살아났다. 그런 하메스가 A매치 기간 동안 한국,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아시아로의 긴 여정을 떠나는 데 대해 하인케스 감독은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그에 대해 페케르만 감독은 “어떤 구단, 어떤 감독도 그런 스케줄을 원치 않을 거다. 그들의 반응을 이해한다”라고 말하면서도 “대표팀에서 중요한 선수고, 우리의 월드컵 계획을 위해 필요해 차출할 수 밖에 없었다”라며 원칙을 강조했다. 콜롬비아는 현재 부상 중인 라다멜 팔카오(AS 모나코), 다비드 오스피나(아스널)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전을 아시아로 불렀다.
10시간이 넘는 긴 비행, 낯선 대륙에서의 적응에 어려움은 있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또 다른 주력 선수인 후안 콰드라도(유벤투스)는 8일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페케르만 감독은 “부상은 없지만 긴 비행을 하다 보니 휴식이 필요해 배려했다”라고 말했다.

훈련 시간과 강도를 낮춘 것도 솔직하게 인정했다. 페케르만 감독은 “그래서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었다. 내일은 최대한 즐기면서 많은 테스트를 하며 경기를 마치겠다”라며 한국전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한국에 대한 파악 부분도 미진했다. 손흥민, 구자철, 황희찬의 이름을 언급했지만 정작 이번 A매치에 황희찬이 차출되지 못한 점은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 알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국은 월드컵 본선을 계속 치른 팀이다. 특별히 분석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콜롬비아가 긴장을 풀고 조금 느슨하게 평가전을 준비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실전을 치르는 분위기다. 최종예선 막판 2경기를 앞두고 취임한 신태용 감독은 살얼음판 승부 끝에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하지만 K리거를 제외한 스쿼드로 나선 10월 유럽 원정에서 러시아, 모로코를 상대로 쓴 맛을 봤다. 선수단의 경솔한 언행이 부진과 맞물리며 대표팀에 대한 여론은 역대 최악으로 흘러가고 있다.
홈에서 치르는 콜롬비아, 그리고 세르비아와의 2연전은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전력 차가 엄연한 만큼 승패를 단언할 순 없지만 달라졌다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경기력을 펼치겠다고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 모두 입을 모았다. 신태용 감독과 새로 합류한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 등 한국의 코칭스태프는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상대 전력 분석까지 가졌다. 콜롬비아에겐 평가전이지만 한국에겐 운명을 건 승부다.
주요 뉴스 | "[영상] 에브라의 하이킥을 본 '레전드' 드사이의 반응은?"
기자회견에서도 신태용 감독은 “소집일부터 그 어느때보다 정신 집중, 마음가짐이 잘 돼 있음을, 선수들 눈동자가 살아 있음을 느꼈다. 선수들이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잘 준비하고 있다”라며 결연한 팀 분위기를 전했다. 주장 기성용도 “승패를 떠나 우리가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기 위해 마지막 훈련까지 잘 마무리하겠다”라며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결과를 장담할 순 없지만 가진 것을 다 쏟겠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강팀을 상대로 신중한 경기를 할 것이다. 조직력이 하루 아침에 바뀔 순 없지만 간격 유지, 협력 수비, 적극적인 압박으로 바꿔보겠다. 그러면서도 공격할 부분은 공격해 콜롬비아와 맞부딪혀 보겠다”라며 의지를 보였다.
기성용은 대표팀을 향한 비판 일색의 여론을 바꾸는 것은 결국 대표팀의 내용과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2경기가 중요하다. 좋은 경기를 하면 팀에 대한 자신감이 커질 거고, 팬들도 다시 기대를 보내줄 거다. 우리에게 달려 있다. 좋은 경기를 하면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다”라며 여론을 돌릴 수 있는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