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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아닌 전쟁", 제주의 핏빛 투혼이 만든 장쑤대첩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제주 유나이티드가 기념비적인 승리를 거두며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제주는 25일 난징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장쑤 쑤닝과의 2017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5차전에서 마그노, 이창민의 골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뒀다.

제주의 투혼이 빛난 경기였다. 홈에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제주는 장쑤 원정에서 패할 경우 조 최하위까지 떨어질 수 있었다. 주말 열린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대구FC를 꺾고 최근 부진의 분위기를 추스른 제주는 하루가 꼬박 걸리는 장쑤 원정에 나섰다. 최근 한중 간 경색으로 장쑤의 연고 도시인 난징으로 가는 직항로가 사라져 상하이로 들어가 기차로 다시 이동해야 했다. 

홈팀 장쑤는 이미 4전 전승으로 조 1위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이 경기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챔피언스리그와 대조되는 슈퍼리그에서의 부진으로 경질설이 돌던 최용수 감독은 구단주인 장진둥 쑤닝그룹 회장이 직접 방문해 재신임을 표시하며 신뢰를 회복했다. 장쑤 입장에서는 상징적인 승리가 필요했다. 최용수 감독은 제주전에 하미레스, 알렉스 테세이라를 투입하며 전력을 쏟았다. 

경기는 초반부터 과열됐다. 전반 28분 선제골을 터트린 하미레스는 거친 플레이로 제주 선수들을 상대했다. 결국 그가 휘두른 팔꿈치에 수비수 김원일이 다쳤다. 얼굴을 가격당한 김원인을 입술 안과 밖이 크게 찢어져 피를 철철 흘렸다. 해병대 출신 특유의 투지를 더 불태운 김원일은 악착같이 하미레스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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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에 가담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며 공수에 걸쳐 맹활약한 김원일은 “오기가 솟아서 하미레스한테 더 골을 안주겠다는 각오로 뛰었다. 겨우 막아냈지만 대단한 클래스의 선수였다”라며 상대를 인정하면서도 뜨거운 정신력을 전했다. 김원일의 끈적한 수비에 시달린 하미레스는 경기 후 악수마저 거부할 정도였다.

후반에는 안현범이 출혈 사태를 맞았다. 이창민의 역전골이 터진 후반 8분 시점이었다. 측면을 돌파하던 안현범은 가오티안위를 제치는 순간 상대가 휘두른 팔에 코를 맞았다. 안현범은 “다행히 코가 골절된 건 아닌 듯 하다. 타박상 정도인 것 같다”라며 부상 상태를 전했다. 

지혈을 한 뒤에도 안현범은 측면을 계속 들쑤시고 다니며 장쑤를 괴롭혔다. 정운, 박진포 등 기존 윙백들의 부상으로 최근 1경기도 쉬지 못하고 풀타임을 뛰고 있는 안현범은 프로 데뷔 후 가장 힘든 행군을 하고 있다. “종아리가 터질 것 같다”라고 말한 그는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작년에 이 무대에 오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는데 이대로 끝날 순 없다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았다”라며 김원일 이상의 투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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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참 조용형부터 막내 이창민까지 하나로 똘똘 뭉친 제주는 결국 장쑤대첩을 쓰며 16강 진출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김원일, 안현범 외에도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경기 중 부상을 당했다. 제주가 이날 승리를 위해 얼마나 몸을 던지며 최선을 다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안현범은 “축구가 아니라 전쟁을 치른 것 같다. 상대가 거친 플레이로 위협했지만 주눅들지 않고 더 달려들었다. 나중에는 장쑤가 물러서는 게 보였다”라며 팀의 뜨거운 정신력을 강조했다.

김원일은 “이번 승리로 제주가 더욱 더 단단한 팀이 된 것 같다. 어린 선수들까지 끝까지 몸을 날리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꼭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싶다. 챔피언스리그는 영광스러운 무대다. 어린 선수들은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제주 역시 꾸준히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챔피언스리그에 임하는 제주의 각오가 결연한 이유를 소개했다.

제주는 오는 9일 홈에서 열리는 감바 오사카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결정짓는다. 무승부 시에는 장쑤가 원정에서 애들레이드와 비기거나 이기는 경우의 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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