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준영 인턴 기자 = 지난달 31일, 제주 유나이티드는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에서 일본의 우라와 레즈와 만났다. 제주는 홈에서 펼쳐졌던 1차전의 2-0 승리 덕분에 상대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홈 어드벤티지를 등에 업은 우라와의 기세는 매서웠다. 제주는 수비를 강하게 하고 역습 위주의 전술을 사용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정규시간에 2골, 연장전에 1골을 내준 제주는 1, 2 차전 득점합계 3-2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뿐 아니라, 경기 진행 상황도 실망스러웠다. 연장 후반 8분에 결승 골을 넣은 우라와는 의도적인 시간 끌기를 시작했다. 경기가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우라와의 지연행위는 점점 노골적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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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추가시간, 결국 일이 터졌다. 우라와는 코너킥 기회를 얻자 짧게 볼을 돌리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깃발 부근에서 볼 소유권을 차지하기 위한 몸싸움이 일어났다. 선수들의 신경도 날카로워졌다. 과한 몸싸움으로 인해 주심이 파울을 선언했지만, 선수들은 서로 엉겨 붙어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때 우라와의 외국인 공격수 즐라탄 루비안키치가 손으로 ‘3-0’을 표시하며 제주 선수들을 도발했다. 한 번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연거푸 선수들의 얼굴 앞에 손가락을 내보였다. 이를 보다가 참지 못한 제주 벤치의 백동규가 우라와의 아베를 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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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미숙한 대처도 아쉬웠다. 홍콩의 리우 궉 만 주심은 양 팀 선수단의 충돌상황을 단호하게 제재하지 못했다. 엉킨 선수들 옆에서 연신 휘슬만 불었을 뿐이다. 서로 떨어지라는 신호임을 모를 선수는 없지만, 누구도 휘슬 소리에 신경 쓰지 않았다. 시끄러운 휘슬소리 만으로는 흥분한 선수단을 막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백동규의 가격까지 이어지고 나서야 일단락되었다. 백동규는 퇴장, 루비안키치, 권순형은 경고를 받았다.
경기는 끝났지만, 제주의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AFC의 추가 징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몸싸움 상황에 직접 관여한 백동규의 추가 징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전례가 있다. 지난 2010년 AFC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만난 수원 삼성과 알 사드는 경기 도중 난투극을 벌였다. 알 사드의 비신사적인 플레이와 이에 대한 수원의 항의가 격해지면서 선수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당시 난투극에 직접 가담했던 고종수 코치와 외국인 선수 스테보는 AFC의 사후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두 명은 AFC 주관 대회 6경기 출장정지를 받았고, AFC 규정상 국내 리그에까지 징계가 적용돼 K리그 출장에 영향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