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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과 이유경, 소문의 커플 드디어 결혼합니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시즌을 마친 K리그는 또 다른 시즌에 돌입한다. 젊은 선수들은 저마다 결혼 소식을 알린다. 올 겨울 K리거들의 결혼 소식 중 눈길을 모으는 이가 있다. 전북 현대의 미들필더 정혁이다. 화촉을 밝히는 상대는 4살 연하의 이유경 JTBC스포츠 아나운서다. 

최근 결혼 소식이 발표되자 정혁은 많은 남성 축구 팬들의 원성을 샀다. 이유경 아나운서는 지난 2년 간 AFC 챔피언스리그, 국가대표 경기를 중심으로 축구 소식을 부지런히 전달하며 많은 지지를 받았다. 방송 일을 시작하기 전인 대학생 시절 우연히 뉴스에 등장했을 때 돋보이는 외모로 인해 ‘불쾌지수녀’라는 별칭으로 유명세를 모은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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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두 사람의 결혼 소식에 “드디어”라며 반긴 이도 있었다. 정혁의 소속팀인 전북을 중심으로 팬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의 연애 소식이 어느 정도 펴져 있던 상황이었다. 정혁이 제대 후 전북에 복귀한 지난 2016년 말부터 연애 루머(?)가 본격적으로 팬덤 사이에서 퍼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묘하다. 정혁은 지난 2014년 JTV 전주방송에 재직 중이던 이유경 아나운서와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만났다. 정혁은 프로 데뷔 후 첫 방송 인터뷰였고, 이유경 아나운서는 방송국 입사 후 첫 인터뷰 상대였다. 

“2014년 4월 4일, 날짜도 기억해요. 그날 (한)교원이, (이)재성이와 함께 인터뷰를 했어요. 아무 생각 없이 나갔는데 유경이를 보고 바로 느낌이 왔어요. 이 사람이다. 인터뷰 끝나고 바로 훈련에 나가야 해서 당시 홍보팀장이던 김욱헌 과장님에게 아나운서 분 명함 하나만 받아달라고 했어요.”-정혁 

정혁은 그날 저녁 바로 전화했다.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에서 “안녕하세요 저 정혁인데요”라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유경 아나운서는 당항했다고 했다.

“보통은 전화보다는 문자로 먼저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오빠는 바로 전화를 줘서 당황했어요. 그러면서 식사 한번 하자고 하더라고요. 오전에 클럽하우스에서 까치 소리를 들어서 반가운 손님이 올 줄 알았는데 그게 저였던 것 같다며 굉장히 옛날사람처럼 얘기하는 거예요.(웃음)”-이유경

“평소에 선배 형들이 결혼할 사람은 한눈에 알 수 있다고 했어요. 유경이를 처음 보고는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사람과 반드시 사귀겠다고 다짐하고 첫 만남에 나갔죠.”-정혁

첫 만남에 정혁은 저돌적으로 나갔다. 한번 사귀어 보지않겠냐고 폭탄 선언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거짓말처럼 연애를 시작했다. 

“오빠는 딱 봐도 착한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전혀 다른 저돌적인 모습에 더 끌렸던 것 같아요. 당시에 오빠가 일 때문에 처음 전주에 온 저보다는 자기가 더 잘 안다고 맛있는 식당 알려준다는 빌미로 계속 연락을 했거든요. 그렇게 연애를 시작했죠.” 

처음엔 으레 그렇듯 비밀 연애였다. 하지만 정혁으로서는 조마조마한 때가 있었다. 이유경 아나운서는 그 뒤에도 방송사 일을 위해 클럽하우스를 찾아왔다. 1번으로 인터뷰를 했던 터라 티도 내지 못하고 멀찌감치 지켜봤다. 그때 조력자가 등장했다. 당시 전북 최고참이었던 김남일 현 대표팀 코치다.

“남일이 형이 유경험자라서 그런지 눈치를 챘더라고요. 그 뒤로도 유경이가 일 때문에 클럽하우스 왔는데 자연스레 주변의 젊은 선수들이 관심을 보이잖아요. 그럴 때면 남일이 형이 먼저 나서서 말들 조심하라며 유경이에게 관심을 못 갖게 했어요. 제일 처음 연애한다고 얘기한 팀 동료도 남일이 형이었어요. 나중에 형수님(김보민 KBS 아나운서)과 함께 넷이 식사도 했죠. 남일이 형이 저희 결혼에 있어서 최고의 어시스트를 해 준 것 같아요.”-정혁

결혼 소식에 실망한 이도 있다. 최강희 감독이다. 최강희 감독은 이유경 아나운서를 딸처럼 예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연애하고 있다는 걸 전북 선수단에서 가장 늦게 알았다. 바로 두 사람이 결혼 소식을 전하러 인사했을 때다.

“최강희 감독님이 많이 챙겨주셨어요. 여자 혼자 경기도 보러 오고, 계속 취재도 오니까. 사실 일도 일이지만 오빠 응원하러 경기장 간 건데 죄송했어요. 결혼한다고 인사드리러 갔을 때 억울해 하시더라고요. 감독님만 모르고 다 알고 있었다고. 그러면서 다른 축구 선수랑 결혼한다고 하면 말릴 생각이었는데, 혁이니까 허락한다고 하시더라고요.”-이유경

팬들 사이에서도 이야기가 나온 게 2014년 말부터였다. 전주 시내에서 데이트를 하다 보니 전북 팬들도 알아봤다. 정혁도 시즌이 끝나고는 동료들에게 연애 중임을 공개했다. 위기도 있었다. 연애 후 4개월이 지났는데 정혁이 “군대 간다”고 선언한 것. 축구 선수 특성상 만 28세에 군팀인 안산 무궁화(현 아산 무궁화)로 향하게 됐다.

“그때는 축구에 대해 잘 모르는 입장이어서 왜 오빠가 지금 나이에 군대를 가는지 몰랐어요.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았죠. 저는 일반인 기준으로 생각해서 당연히 다녀왔을 줄 알았거든요. 연애 4개월 만에 그 얘기를 하니까 살짝 미웠죠.”-이유경

그래도 정혁은 여자친구가 있어서 훈련소 시절과 군 생활이 즐거웠다고 기억했다. 매일 편지를 보내는 지극정성을 보였다. 어느 날은 폭탄 편지가 도착했다. 

“훈련소가 힘들어야 정상인데, 유경이 때문에 즐거웠어요. 주변에서 정말 부러워했죠. 그때 안산 무궁화로 간 게 정말 잘한 선택 같아요. 의경은 매주 외출이 있거든요. 당시 숙소인 경찰대가 용인에 있어서 유경이가 지하철 타고 오면 둘이 에버랜드로 데이트 자주 갔어요.”-정혁

올해는 이유경 아나운서가 좀 섭섭했다. 연애 후 4년 중 정혁이 축구에 가장 집중한 시즌이다. 혼자 결혼 준비를 거의 다 했다. 투정도 부렸다. 정혁의 마음은 달랐다. 

“제대 후 치르는 첫 시즌인데 결혼하면 유경이도 책임져야 하고, 올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제 남은 선수 생활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서 가장 절실하게 매달린 시즌이었어요. 게다가 전북 중원엔 쟁쟁한 선수가 많잖아요. 15경기 뛰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24경기를 뛰었어요. 감독님도 인정을 해주셨고요. 수원과의 최종전에 출전하며 프로 통산 200경기도 채울 수 있었죠.”-정혁

정혁은 마산이 고향이 남자다. 이유경 아나운서는 전형적인 서울 여자다. 자라온 환경이 다른 축구 선수와 아나운서라 사이에 간격은 존재한다. 상견례를 하루 앞두고 경기에서 정혁은 눈 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주말이라 성형외과도 문을 닫았다. 팀 주치의인 송하헌 본병원 원장에게 부탁해 급히 수술을 하고 서울로 올라가야 했다.  

“원장님께 특별히 부탁 드렸더니 꼼꼼하게 꿰매 주셨죠. 하지만 장인어른께서 놀라셨어요. 상견례 날에 눈이 부어서 왔으니까요. 결혼을 2개월 앞두고는 팔을 다쳐 수술을 받았어요. 저희 어머니야 그러려니 하는데 유경이랑 유경이 동생이 입원 한번 한 적 없는 처갓집에서는 놀라죠.”-정혁

“이제는 익숙해져야 할 일 같아요. 여자니까 종이에 베여도 아프다고 하는데 그럴 때 보면 오빠는 깁스 하고 있어요. 제가 투정해도 워낙 착해서 화도 안 내고. 처음에는 표현을 너무 안해서 이상했는데 지금은 이 남자 믿을 수 있겠구나 싶어요.”-이유경

경사를 앞두고 있지만 선수 정혁은 고민이 크다. 여전히 경쟁의 한복판에 있다. 전북이 강한 이유인 동시에 선수들이 고된 이유다. 

“내년에도 좋은 선수들이 올 게 분명하니까요. 경쟁을 이기고 경기에 나가야 해요. 올해 이상으로 축구에 집중해야 할 거 같아요. 유경이한테 미안하죠. 그래서 전 유경이가 일을 계속 하길 원해요. 아직은 저도 현역 생활에 더 집중하고 싶고 저 때문에 본인 일을 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정혁 

이유경 아나운서는 다음 시즌에도 JTBC 스포츠 소속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현장 등을 나갈 예정이다. 현장에서 두 사람이 마이크를 주고 받으며 만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겠죠? 그 얘기는 오빠가 제일 잘했다는 의미니까 기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일하는 순간은 아나운서 이유경으로 프로답게 하고 싶어요. 주중에는 열심히 일을 하고, 주말에는 오빠 내조하러 가야죠.”-이유경

12월 5일 결혼식을 올리는 두 사람은 하와이로 열흘간 신혼여행을 떠난다. 돌아온 뒤 정혁은 1월 초 시작되는 전북의 동계훈련 준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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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선수들이 이미 몸을 다 만들어서 와요. 저도 부지런히 준비해서 들어가야 해요. 가장이니까 더 잘해야죠.”-정혁 

“운동 선수 아내의 내조 1번은 남편 마음을 편하게 하는 거라고 들었어요. 집에서는 최고의 아내가 되고, 밖에서는 최고의 직업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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