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챔피언십 사우디전 정태욱 결승골KFA

정태욱 천금 헤딩골… 김학범호, 사우디 꺾고 U-23 챔피언십 첫 우승

[골닷컴] 서호정 기자 =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은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FC(아시아 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에 1-0으로 승리했다.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겸한 이번 대회에서 결승 진출로 본선행에 성공한 한국은 첫 우승까지 성공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번 대회 내내 과감한 로테이션 전략을 가동 중인 김학범 감독은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도 중원 멤버 다수를 바꾼 라인업을 내세웠다. 골키퍼와 포백 수비, 최전방의 오세훈과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 김동현은 동일했지만 정우영, 김진규, 김진야를 배치한 2선은 통째로 바꿨다. 이번 대회에서 풀백으로 주로 활약한 김진야의 오른쪽 윙 배치와 정우영을 3경기 만에 출전시킨 것이 돋보였다. 

첫 슈팅은 사우디가 기록했다. 킥오프 1분도 채 되지 않아 간판 공격수 알 함단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기습적으로 감아 차기를 했다. 골키퍼 송범근이 잡아내며 막았다. 이후 양 팀은 중원을 중심으로 치열한 힘 싸움을 했다. 골키퍼 송범근이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해 이기를 맞기도 했지만 무사히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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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0분 정우영이 처음으로 한국의 위협적인 공격을 이끌었다.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받아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한 그는 압둘 하미드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통과시킨 뒤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사우디의 마지막 방어에 막혔다. 

사우디도 전반 25분 무크타 알리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4분 뒤엔 알함단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어 한국을 위협했다. 

전반 막판 한국은 다시 뜨거운 공격을 했다. 김동현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은 정우영이 다시 한번 빠른 발을 이용해 사우디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34분에는 오세훈이 김진규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위력적인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42분 가장 좋은 기회가 왔다. 김진야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어 올린 크로스를 동료들이 뒤로 흘려줬다. 정우영이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강하게 찬 오른발 슛이 골문 위로 벗어났다. 벤치에 있는 김학범 감독이 너무나 안타까워 한 장면이었다. 

결국 김학범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정우영을 빼고 이동준을 투입했다. 후반 8분에는 김진규 대신 이동경까지 투입되며 공격적인 2선 형태를 갖췄다. 이동준은 후반 12분 이동경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 들어 방향 전환으로 수비를 따돌리고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알야미가 팔을 뻗어 막아냈다. 

사우디도 후반 15분 알간남을 빼고 야흐야를 투입해 첫 교체카드를 썼다. 7분 뒤에는 한국 수비에 막힌 알함단이 빠지고 알브리칸이 투입됐다. 다른 스타일의 공격을 시도하겠다는 알셰흐리 감독의 계산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28분 마지막 교체카드로 이유현 대신 김대원을 택했다. 김진야가 풀백으로 내려가고 김대원이 2선 측면에 섰다. 

후반 32분 다시 기회가 왔다. 후방에서 김진야가 길게 넘긴 공을 경합 과정에서 사우디 수비가 실수를 하자 이동준이 그대로 골문 앞까지 몰고 갔다. 수비와 골키퍼가 달려들자 뒤로 내줬지만 이동경의 슈팅은 수비에 걸렸고, 김대원의 2차 슈팅 시도도 무산됐다. 

사우디도 후반 42분 계속 세컨드볼을 점유하며 기회를 노리다 가립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경기 막판 사우디는 볼 점유를 높이며 공격을 거듭했지만 한국 수비진도 적절하게 대응했다. 

결국 양 팀은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체력적으로 지친 한국은 긴 볼 위주로 공격을 전개하다 보니 사우디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연장 후반 5분 상대의 깔끔하지 못한 볼 처리를 역이용, 김대원이 뒤로 내준 공을 이동경이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긴 팔을 이용한 골키퍼에게 또 한번 걸렸다. 

결국 굳게 닫힌 골문은 연장 후반 7분에 열렸다. 김대원이 페널티박스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동경이 왼발로 감아 찼고, 날카롭게 올라온 킥을 문전에서 기다리고 있던 194cm의 장신 정태욱이 깔끔한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김학범 감독은 상대의 거친 수비에 부상을 입은 김대원을 빼고 수비수 김태현을 투입했다. 다급해진 사우디가 고공 플레이로 공격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사우디는 막판 대공세에 나섰지만, 골키퍼 송범근이 모두 침착하게 막아내며 의지를 꺾었다. 

한국은 오히려 이동준과 이동경이 좌우 측면을 이용해 역습을 펼치며 사우디의 공격 기회를 전방에서 저지했다. 추가시간 2분이 끝나며 한국은 4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김학범 감독은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다시 한번 23세 이하 연령대에서 아시아를 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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