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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분데스리가

‘전 경기 뛴’ 백승호, “체력? 뛸 수 있어 힘들어도 너무 행복” [GOAL 인터뷰]

AM 6:46 GMT+9 19. 11. 3.
백승호
다름슈타트 입단 후 전 경기를 소화 중인 백승호는 힘들어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골닷컴, 퓌어트] 정재은 기자=

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드러낸 백승호(22, 다름슈타트)의 표정은 어두웠다. 방금 2019-20 2. 분데스리가 12라운드 그로이터 퓌어트전에서 1-3으로 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선발로 출전해 8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과의 인터뷰 내내 표정이 굳어있던 백승호의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그래도 많이 뛸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말하던 순간이었다. 팀의 승리에 함께 기뻐하고, 팀의 패배에 함께 아파하는 순간을 백승호는 기다려왔기 때문이다. 이제야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뛰는 22세 청년은 이날 패배를 분석하는 순간도 행복하다. 

GOAL: 결과가 아쉽다. 어떤 경기를 치른 것 같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좀 더 만들어나가면서 자신 있게 했으면 후반처럼 좋은 경기 했을 것 같은데 전반에 너무 길게 하려 했고 실수도 잦았고 그래서 너무 실점도 빨리했다. 어려운 경기를 펼친 것 같다.

GOAL: 길게 하려고 했다는 건 정확히 무슨 뜻인가?
킥을 길게 때리고 너무 급하게 플레이를 했다. 좀 더 만들어나가고 패스를 많이 하며 만들어나갔으면 후반전처럼 찬스가 좀 났을 것 같은데 다들 급하지 않았나 싶다. 

GOAL: 전반전에 그렇게 급했던 이유는 뭘까?
원래 플레이는 좀 만들어나가는 거였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아무래도 압박이 있다 보니 머릿속에 있던 게 잘 안 나오지 않았나 싶다.

GOAL: 후반전 들어가기 전에 그런 부분에 관해 얘기를 했나? 
얘기를 따로 했다기보다는 포메이션을 바꿨다. 4-3-3으로 후반전에 나왔다. 파비안 슈넬하르트라는 선수도 교체로 나왔다. 그 선수가 반응력도 좋고 빌드업이 좋은 선수라 볼 소유할 때도 도움을 많이 준다. 그런 선수가 들어와 편했다.

 GOAL: 입단 후에 다양한 역할을 소화 중이다. 오늘은 어떤 역할이었나? 
빅토르와 늘 하던 대로 투 볼란치로 나왔는데 후반전에는 4-3-3으로 나와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감독님이 여러 상황에 맞게 내 위치를 조정하신다. 상황에 맞게 잘하려고 한다. 

GOAL: 후반전에는 공격적으로 나서던데, 본인의 판단인 건가? 아니면 코치진의 주문이었나? 
개인적으로 공격수 숫자가 너무 없던 것 같아서 좀 더 도와주려고 했다. 그래서 전반보다는 한두 번 더 기회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GOAL: 뭐가 제일 잘 안 됐던 것 같나? 
개인적으로는... 전반에 우리가 볼을 잡으면 좀 더 소유하면서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너무 급하게 공간만 보고 어렵게 볼을 차지 않았나 싶다. 후반처럼 쉽게 풀어나가면 되는데 그런 상황 판단이 아쉬웠다. 

GOAL: 리그 2연승을 하던 중이라 3연승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걸까?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자고 했는데...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감독님의 플랜은 좋았는데 우리가 그 플랜을 이행하지 못했다. (GOAL: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해 아쉬웠겠다)그렇다. 분위기를 잘 이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다음 경기 잘 준비해야겠다. 승점이 다 비슷해서 매 경기가 중요하다. 

GOAL: 경기 후 그라운드에 다 같이 모여서 그라모지스 감독이 한참 동안 이야기하더라. 무슨 말을 해주던가? 
독일어로 하셔서 이해를 많이 못 했다. 상대 팀이 다이아몬드식으로 미드필드를 서는데 사이드가 비었다고 했다. 후반처럼 내가 사이드로 벌려서 받으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데 전반에 그런 게 아쉬웠다고 하셨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다는 못 알아들었다. 

GOAL: 약 2개월째 뛰고 있는 2.분데스리가는 어떤 것 같나? 
굉장히 공수전환이 빠르고 스페인에서보다는 좀 더 체력이 필요하다. 초반보다는 몸도 많이 올라왔다. 조금 더 팀에 잘 맞게 녹아들 수 있게 노력하는 게 관건이다. 

GOAL: 입단 초 차범근 감독이 그라운드 적응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라운드 적응은 잘했나? 
확실히 감독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추워지면서 경기장이 더 푹푹 파지는 것 같다. 그런 점을 더 공부하고 더 적응해야 할 것 같다. 경기장마다 잔디도 다르기 때문에.

GOAL: 그래서 더 어렵겠다. 본인에겐 독일에서 벌어지는 매 상황들이 다 처음일 테니 
맞다. 나뿐만 아니라 처음인 선수들이 많아서 다 같이 빨리 적응하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경기 결과도 달라질 것 같다. 

GOAL: 입단 후 전 경기를 다 소화했다. 체력은 어떤가? 
그래도 많이 뛸 수 있어 행복하다. 스페인에서는 많이 못 뛰었고, 심지어 벤치도 못 앉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렇게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게 힘들어도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도 몸 관리 잘하면서 계속 좋은 모습 보여줄 거다. 

GOAL: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확실히 얻었다는 게 느껴지나?
그렇다. 예를 들어 포칼에서 선발로 뛰지 않았는데 감독님이 나를 따로 부르시더라. 경기력이 안 좋아서 교체로 내보낸 게 절대 아니고, 주말에 중요한 경기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이해해달라고 말씀해주셨다. 나를 믿어주시는 게 느껴진다. 경기에 나가게 되면 더 신뢰받을 수 있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하는게 중요하다. 

GOAL: 조금 전 경기를 뛰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축구선수로서 어떤 무대에서든 마음껏 뛸 수 있다는 건 얼마나 중요한 걸까? 
선수라면 어디에서든 뛰어야 한다. 그래야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 스페인에 있을 때 정말... 많이 못 뛰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던 것 같다. 지금은 많이 뛸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더 노력하면서 발전하고 뛸 수 있도록 해야겠다. 

GOAL: 많이 뛰기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점도 새롭게 찾았을 것 같다 
예전에는 맨날 공부하면서 ‘내가 왜 못 뛸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과 상담도 해보고 여러 가지 돌파구를 찾았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이제 독일이라는 무대에 와서 좋은 감독님 만나서 많이 뛰고 있는데 또 이런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 나는 감독님 신뢰를 계속 받을 수 있게 계속 더 연구하고 더 잘하려고 하고 있다.

GOAL: 그렇게 연구하며 찾은 보완점은 뭔가?
축구를 하다 보면 똑같은 상황이 아주 많다. 그런데 똑같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 내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하고 고민하고 공부한다.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나오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나 생각한다. 내가 롤모델로 삼는 선수들의 경기도 많이 보고 나의 이전 경기도 많이 보면서 공부한다. (GOAL: 그렇게 공부하는 과정도 행복할 것 같다) 행복하다.(웃음) 

GOAL: 다름슈타트 취재진이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에 오는 한국 팬들을 보며 인상 깊다고 하더라. 많은 힘이 될 것 같다 
너무, 진짜 너무 감사하다. 경기 뛸 때마다 태극기 들고 와주시고 이름 불러주시면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동기부여도 더 많이 된다. 오시면 최대한 인사도 너무 많이 드리고 사인도 많이 해드린다. 감사하게 축구하는 중이다. 감사하고, 행복하게. 

사진=정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