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26분, 손흥민의 선택이 패스였다면?

댓글()
KFA
축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절호의 선제골 찬스가 날아간 뒤 한국의 경기는 꼬였다

[골닷컴, 전주] 서호정 기자 = 힘과 높이, 우직한 전술적 성향을 지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는 스웨덴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에게 맞춤형 상대였다.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내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이자 출정식 상대로 고른 이유기도 했다. 

스리백을 예고한 신태용 감독은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온두라스전과 마찬가지로 손흥민, 황희찬 투톱이 최전방에 섰고 이재성이 그 밑에 배치됐다. 기성용이 중앙에 선 스리백의 조직력 못지 않게 측면이 아닌 중앙 지향의 공격 조합도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주요 뉴스  | "[영상] 카리우스, "내가 리버풀을 망쳤다""

한국의 공격은 역동적이었다. 황희찬의 몸놀림이 가벼웠다. 많은 움직임과 폭발적인 스프린트로 보스니아 수비를 흔들었다. 이재성도 특유의 부지런하고 유연한 플레이로 연계를 만들고 침투했다. 후방에서의 연결도 좋았다. 기성용과 정우영이 뿌리는 긴 침투 패스가 상대 수비 배후로 날아갔다. 측면에서도 이용이 각이 선 크로스로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6분 황희찬의 돌파, 전반 10분 이용의 크로스에 이은 황희찬의 슈팅 시도로 분위기를 잡은 한국은 전반 17분 손흥민이 얻은 프리킥을 정우영이 위협적인 슛으로 연결하며 점점 골에 다가섰다. 보스니아도 전반 12분과 20분, 제코가 슈팅을 날리며 맞섰다. 

결정적인 찬스는 한국에게 먼저 왔다. 전반 26분, 이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감겨 들어가는 침투 패스를 넣었다. 손흥민이 보스니아 수비보다 앞서 달려가 잡으며 페널티박스 안에서 찬스를 맞았다. 수비가 손흥민을 멈춰 세웠지만 황희찬이 바로 따라 붙었다. 

하지만 여기서 손흥민의 선택은 패스가 아니라 슈팅이었다. 황희찬에게 더 공간이 있었지만 손흥민이 두명의 수비를 제치고 슈팅을 때렸다. 슛은 좁은 공간을 통과해지만 골키퍼가 위치를 잡고 막아냈다. 

손흥민이 그 상황에서 패스를 했다면 득점 가능성은 높았다. 황희찬의 위치가 유리했고, 상대 수비는 대형을 아직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손흥민이 공을 멈추고 돌파를 시도한 불과 2-3초 상황에서 보스니아는 수비 대응에 성공했다. 

이 찬스가 실패로 돌아가고 흐름은 순식간에 보스니아에게 넘어갔다. 1분 뒤 선제골이 들어갔다. 왼쪽을 통과한 공격이 크로스로 이어졌다. 제코의 머리에 닿지 않았지만 반대에서 들어온 비스차가 잡아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한국도 2분 뒤 동점골을 넣었다. 정우영이 보스니아의 패스를 하프라인에서 차단하자마자 전방으로 한번에 찔러줬고, 황희찬이 영리하게 돌려주는 패스를 했다. 이재성이 수비를 제치고 침투하며 골키퍼를 넘기는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리드를 잡기 위해 한국은 스리백과 측면 라인을 올렸고 결국 전반 추가 시간 또 실점을 했다. 뒷공간에 연거푸 허점을 보였고, 보스니아 진영에서 날아온 대각선 패스 한방에 비슈차가 단독 찬스를 맞았다. 김승규 옆을 통과하는 슈팅이 골이 됐다.


주요 뉴스  | "​[영상] 챔피언스리그 3연패, 레알의 우승 축하 행사 속으로"

리드를 잡은 보스니아는 지공과 카운터를 섞으며 후반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한국은 구자철이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게 움직였지만 보스니아의 밀집 수비를 뚫을 수 없었다. 결국 후반 34분 비스차의 해트트릭이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한번에 길게 넘어 온 크로스를 달려 든 비스차가 다이렉트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패배는 두번째 골과 세번째 골을 같은 패턴으로 내어 준 스리백의 대응이 1차 문제였다. 하지만 손흥민의 전반 26분 그 판단도 아쉬웠다. 선제골이 나왔다면 대표팀은 다른 경기 운영이 가능했다. 손흥민은 현 시점에서 한국이 가장 믿을 수 있는 공격수지만 상황에 따른 판단은 유연해야 한다. 몸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생각의 속도도 중요하다는 걸 보여 준 아쉬운 장면이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