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인천] 서호정 기자 = 후반 13분 인천 유나이티드의 잔류에 쐐기를 박는 김도혁의 추가골이 나왔다. 그는 인천 서포터즈에게 달려가 거수 경례를 한 뒤 큰절을 올렸다.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를 위해 팀을 떠나는 상황에서 한 마지막 인사였다. 선제골을 넣은 문선민은 뒤쫓아 오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불과 6분 전 두 선수는 함께 골 세리머니를 했던 상태였다. 문선민의 선제골이 터지자 김도혁이 달려갔다. 두 선수는 서로 거울을 마주한 것처럼 같은 포즈로 움직이는 댑 댄스를 췄다. 두 선수의 맹활약 속에 상주 상무를 2-0으로 꺾은 인천은 9위로 내년에도 K리그 클래식에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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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프로에 데뷔해 4년차를 맞는 김도혁과 올 시즌 입단하며 K리거로 첫 시즌을 보낸 문선민은 동계훈련부터 잘 맞는 사이였다.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온 문선민이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를 제안했다. 팬서비스라면 일가견이 있는 김도혁은 그때부터 함께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보며 연구를 시작했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폴 포그바가 유행처럼 퍼트리던 댑 댄스였다.
하지만 둘의 댑 댄스는 시즌 최종전에 겨우 나왔다. 김도혁이 부상으로 고생을 했다. 문선민은 K리그에서 첫 시즌을 치렀다. 스웨덴에서 뛰었던 그는 여름에 시즌을 치르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컨디션 난조를 겪다가 10월부터 활약을 시작했다.
김도혁은 “마지막에 겨우 보여 드렸다. 올 시즌 데뷔 후 가장 부진해 죄송한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문선민은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한번 경험했으니 내년에도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도혁이 “선민이가 고생을 많이 해서 이마가 더 넓어졌다”라며 웃었다.
‘소울메이트’라 불릴 정도로 잘 맞았던 두 선수지만 1년 만에 헤어진다. 문선민은 군입대를 하는 김도혁에게 “형이 군대 가니까 잘 챙기기로 약속했다. 휴가 나오면 밥도 다 사기로 했다. 나도 나중에 가야 하니까 미리 적금을 들어 놓겠다”라고 말했다. 김도혁은 “선민이가 용돈도 주기로 했다”라며 군생활 중 든든한 후견인이 생겼음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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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을 인정 받아 타팀의 제의가 있었지만 인천에 남은 김도혁은 제대 후에도 원클럽맨을 꿈꾼다. 그 시간 동안 팀이 1부 리그에 계속 남아 경쟁하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김도혁은 “제 후계자로 문선민을 두고 간다. 실력도, 마인드도 훌륭하다. 인천 팬들을 잘 지켜드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이제부터는 인천의 선수는 아니지만 서포터가 되겠다. 다른 팀에 있지만 항상 인천을 응원하겠다. 이 경기장을 2년 간 그리울 것이다”라며 작별의 인사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