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청용이 보훔과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무대 도전을 이어나갔다. 보훔은 이전에도 아시아 선수들과 함께 성공을 거둔 전례가 있기에 이청용에겐 재기를 노리기에 적합한 구단이라고 할 수 있다.
소속팀을 찾지 못해 고생하던 이청용이 새 둥지를 찾았다. 바로 독일 2부 리가 구단 보훔. 보훔은 이청용을 영입하기 위해 오랜 기간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이는 이청용이 잉글랜드 잔류를 최우선으로 원하고 있었기 때문.
이에 대해 제바스티안 진트칠로어츠 보훔 단장은 "오랜 기간 이청용을 영입 대상으로 올려놓고 지켜보고 있었으나 이청용이 잉글랜드 잔류에 집중한 탓에 영입을 더 일찍 구체적으로 시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변했다. 한국의 FIFA 랭킹이 떨어지면서 그가 영국에서 취업비자를 발급받는 게 어려워졌다. 결국 이청용은 볼터 원더러스 복귀를 시도했으나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고,우리는 뒤늦게나마 그를 영입할 기회를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 "[영상] 환상 골 음바페, 상대 반칙에 흥분해 퇴장"
보훔은 여러모로 이청용에게 있어 재기를 노려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보훔은 1848년 창단한 구단으로 독일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도 가장 오래된 구단 중 하나다.
현재 보훔은 2부 리가에 있으나 역사적으로는 분데스리가에 꾸준하게 있었던 터줏대감이었다. 실제 2009/10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분데스리가에 속해있었으나 강등된 이후 2부 리가 중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 특히 2010/11 시즌엔 3위를 차지하며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1, 2차전에서 1승 1무에 그치며 아쉽게 승격에 실패한 바 있다.
선수단 면면도 2부 리가 치고는 좋은 편에 해당한다. 과거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손흥민과 함께 활약했던 시드니 샘을 비롯해 로비 크루스, 루카스 힌터제어, 슈테파노 첼로치, 제바스티아 마이어, 티모 페르텔, 팀 호글란드, 다닐루 수아레스 같은 분데스리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그 외 어린 시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아스널에서 뛰었던 토마스 아이슬펠트와 RB 라이프치히가 애지중지 키우던 유망주 비탈리 야넬트도 있다.
보훔은 이제 4라우드가 진행된 이번 시즌 역시도 6위에 올라있다. 조금만 더 성적을 끌어올린다면 내심 분데스리가 승격도 노려볼 수 있는 팀이다.
주요 뉴스 | "[영상] 메시가 없네? FIFA 올해의 선수 후보 3인 발표"
설령 분데스리가 승격에 실패하더라도 보훔은 여러모로 입지가 좋은 구단에 해당한다. 먼저 보훔은 아시아 선수 친화적인 구단이다. 과거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였던 '삼손 김주성이 보훔에서 1992/93 시즌과 1993/94 시즌, 두 시즌 동안 뛴 경험이 있다. 이청용은 보훔에서 뛰는 두 번째 한국 선수인 셈이다.
이후에도 보훔은 아시아 선수들로 많은 재미를 봤다. 이란의 전설적인 공격수 바히드 하셰미안이 있다. 하셰미안은 2001/02 시즌부터 2003/04 시즌까지 3시즌 동안 보훔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2002/03 시즌 처음으로 두 자리 수 골(10골)을 넣은 그는 2003/04 시즌 무려 16골을 넣으며 당시 레버쿠젠 공격수였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함께 득점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의 활약상에 힘입어 그는 2004년 여름,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북한 대표팀 에이스 정대세 역시 보훔에서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2010/11 시즌 보훔에 입단한 그는 10골 3도움을 올리며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2011/12 시즌 전반기에도 14경기에 출전해 4골 2도움을 기록한 그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당시 분데스리가 팀이었던 쾰른으로 이적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보훔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는 단연 일본 대표팀 에이스로 우뚝 선 이누이 다카시다. 2011/12 시즌 보훔 입단을 통해 유럽 무대에 진출한 그는 데뷔 시즌에 7골 5도움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당시의 활약에 힘입어 분데스리가 구단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이적한 에이바르를 거쳐 현재는 레알 베티스에서 뛰고 있다.
이렇듯 보훔 자체에서 배출한 아시아 스타들도 많고, 아시아 친화적인 구단인 만큼 팀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도 보훔에는 아시아 선수는 아니지만 같은 아시아 축구연맹에 속한 호주 대표팀 공격수 크루스가 있다. 샘과 크루스는 손흥민과 함께 레버쿠젠에서 뛴 경험이 있기에 이청용과도 친하게 지낼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보훔에서 뛴 아시아 선수들은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다. 대우 로얄즈에서 임대생 신분으로 보훔에서 뛴 김주성을 제외하면 하나같이 더 상위 구단으로 이적했다는 데에 있다. 하셰미안은 무려 바이에른에 입단했고, 정대세와 이누이 역시도 분데스리가 구단으로 이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보훔이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구단이자 독일 최대 공장지대 루르 지역에 위치한 구단으로 주변에 샬케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바이엘 레버쿠젠,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같은 분데스리가 구단들이 위치하고 있다는 데에 기인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보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주변 구단들 스카우트들의 눈에 띌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실제 보훔이 2부 리가에 있는 동안 비단 아시아 선수들만이 아닌 많은 선수들이 분데스리가로 이적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에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외국인 선수 에두 역시 보훔이 강등되자 분데스리가 구단 마인츠로 이적했고, 수원 삼성을 거쳐 샬케와 베식타슈 같은 명문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 바 있다. 호펜하임 핵심 수비수 케빈 폭트도 보훔 출신이다.
이렇듯 보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분데스리가로 이적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최선은 보훔과 함께 승격하는 일이겠지만, 설령 실패하더라도 다른 방법은 많이 있는 편에 속한다. 적어도 이재성의 소속팀 홀슈타인 킬보다는 더 많은 주목을 받는 구단이 보훔이다. 이는 구단의 역사와 연고지가 크게 기인하고 있는 부분이다. 즉 구단 자체는 2부 리가 중에선 분데스리가에서 강등된 쾰른-함부르크 정도를 제외하면 좋은 구단을 선택한 셈이다.
결국 이청용하기 나름이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엔 이청용의 현재 입지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이청용은 전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2년 6개월 동안 뛰면서 단 931분 출전에 그쳤다. 2년 6개월 동안 90분 풀타임으로 환산하면 10경기 조금 넘게 출전한 셈. 사실상 전력 외 선수였다. 일단 실전 감각부터 쌓을 필요가 있다.
그래도 보훔은 이청용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진트칠로어츠 단장 역시도 "이청용은 프로 선수의 표본이다. 그의 과거 커리어도 인상적이다. 게다가 이청용은 현재 기량으로도 충분히 우리를 도울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즉 꾸준한 출전을 통해 과거의 기량을 회복해 부활의 날갯짓을 펼친다면 충분히 과거 보훔 출신 아시아 선수들의 성공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