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배가원 인턴기자 = 다양한 식사 메뉴 중에서 로페즈가 선택한 것은 육회비빔밥이었다. 경기 당일에도 가끔 혼자 와서 먹고 갈 정도로 그는 육회비빔밥을 좋아한다. 비빔밥 위에 매운 고추장 양념을 듬뿍 뿌린 그는 능숙하게 비비기 시작했다. 다만 한 가지 옵션은 다르다. 보통의 날계란 노른자 대신 계란후라이 두개가 올라간다.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 인근의 단골집인 만큼 이제는 로페즈의 식습관을 훤히 꿰뚫고 있다.
“재료를 무엇을 쓰는지 모르겠는데, 다른 곳보다 비빔밥이 맛있어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오면 여기를 추천해줘요.”
2015년 제주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처음 입성한 로페즈가 한국 생활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것은 바로 ‘매운 맛’이다. 하지만 K리그 4년차인 로페즈는 이제 “맵지 않으면 한식이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한국의 매운 맛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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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로페즈는 자신의 한식 사랑을 고백하며, “항상 휴가 때 브라질을 가게 되면 한국 음식이 그리워지는데, 이상하게도 한국에 있으면 브라질 음식이 그립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제 그의 몸에도 한국인처럼 매운맛 DNA가 흐르는 것일까?
로페즈가 한국의 매운 맛에 반한 사이 K리그도 그의 탁월한 기량에 반했다. 무릎 부상으로 시즌 절반을 쉬고 난조를 겪었던 2017년을 제외하면 2015년과 2016년 2년 동안 68경기에서 24골 17도움을 기록했다. 전북으로 이적한 2016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기여했다. 올 시즌에도 13경기에 나서 4골 3도움을 기록, 부상 휴유증을 완전히 떨쳐냈다.
한국에 온 지 약 3년 반이 된 로페즈가 한국에 반한 또 다른 매력은 예의 바른 사람들의 친절함이다. 아내, 딸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 중이지만 그는 가는 곳마다 반가운 인사와 친절한 도움을 받는다.
축구장에서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다소 거친 축구 팬들이 있는 브라질에 비해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항상 선수들을 격려하며 응원하는 한국 팬들의 문화는 로페즈를 포함한 여러 외국인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평소 어린 아이처럼 활짝 웃는 얼굴로 유명한 로페즈는 최근 경기 중에는 웃음을 자제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서 많이 웃는 날에는 경기에서 퇴장을 당하는 징크스가 생겼기 때문이다. 로페즈는 올 시즌 친정팀인 제주와의 원정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지난 시즌에도 광주와의 홈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지금까지 퇴장을 두번 당했는데, 그때마다 기분이 유달리 업(up)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때문에 브라질 선수들의 통역을 맡고 있는 김민수씨는 경기 당일 로페즈가 유난히 행복해 보이면 본인을 포함한 모든 스태프들이 퇴장당하지 않게 조심하라며 주의를 준다고 한다. 그라운드에서 지나치게 장난을 치면 주장 신형민에게 꾸중을 듣기도 한다.
로페즈의 ‘빅 스마일’은 전북의 어린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매력이다. 그는 자신과 동료 김신욱을 좋아하는 어린 자매 팬의 사연도 공개했다. 매일 밤마다 자신의 사진을 찾아 보다 잠든다는 어린 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 그는 “아이들 어머니가 동영상을 보내줬는데, 아이가 자기 전에 휴대전화로 뭘 보고 있길래 뭔가 하고 보니까, 제 사진을 보고 있더래요. 어린 딸이 있는 아빠 입장에서 어린 팬들이 너무 핸드폰을 많이 볼까 걱정이 되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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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축구 강국 브라질에서 온 로페즈는 의외로 기술 좋은 브라질 선수들이 한국의 강한 체력과 빠른 축구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좋은 기술만 있다고 해서 K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그는 이미 K리그에서 인정받은 외국인 선수지만 매일 최선을 다해 훈련을 소화하고 노력해 팀원들로부터 인정받는다.
현재 경기당 평균 5천명이 조금 넘는 관중을 기록하고 있는 K리그에 대해선 각 구단과 프로축구연맹이 선수에 대한 투자만큼 팬들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더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 로페즈는 축구를 보는 것이 가족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자신의 축구 커리어 중 첫 해외 진출을 한국으로 택한 로페즈는 현재 자신이 속한 전북을 “아시아 최고의 클럽. 모두가 오고 싶어하는 클럽”이라고 자랑했다. 한국과 전북에서의 삶과 축구에 대한 만족이 높은 그는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모두 우승하는 것이 꿈이라고 목표를 밝히며 제작진에게도 육회비빔밥을 권했다.
※ 로페즈의 한국 생활에 대한 더 많은 내용은 GOAL 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이웃집K리거> 주인공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무고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