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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용감한 결단', 지지와 응원이 필요할 때 [이성모의 어시스트+]

(2017년 12월, 산시로의 믹스트존에서 만났던 이승우. 사진=이성모) 

[골닷컴] 이성모 칼럼니스트 =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위의 코멘트는 2017년 12월, AC 밀란 전이 끝난 후 산시로의 믹스트존에서 만났을 때 이승우가 필자에게 남긴 말이었다. 당시 이승우는 이탈리아 무대 진출 후 힘든 첫 시즌 보내고 있었지만, 저 말을 할 때의 이승우에게서는 그런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자신감 혹은 당당함, 그리고 반드시 더 성장하고 말겠다는 결연함이 있었다. 

그 후,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두 시즌을 보내는 사이, 그는 그로부터 5개월 후 같은 AC 밀란을 상대로 골을 성공시켰고, 대한민국 성인 대표팀의 일원이 됐으며 아시안게임에서는 본인을 비롯해 손흥민, 황의조 등 대한민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선수들의 병역문제에 종점을 찍는 결승전 결승골(일본 전)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탈리아 무대에서 두 시즌을 보내는 사이, 축구 선수 이승우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분명히 더 성장했다. 

필자는 이승우가 헬라스 베로나에 입단한 후 이탈리아 현지에서 그와 세차례 직접 만나 인터뷰를 가졌고, 또 그와 가장 가까운 관계자와도 인터뷰를 갖고 다른 관점에서 그 관계자가 생각하는 이승우의 상황에 대해 인터뷰 기사로 전한 바 있다. 두차례 자택에서, 또 한 차례는 AC 밀란 홈구장 산시로에서 만났던 이승우는 언론과 대중에 비춰지는 모습과 비슷한 면도, 직접 만나보니 다른 면도 있는 선수였다. 

그 세 번의 만남 속에 필자가 느꼈던 가장 큰 특징은 이승우라는 한 명의 선수가 가진 강한 자신감, 그리고 그가 외부에서 보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처럼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분명하게 갖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혹은 자부심이었다. 10대 시절부터 이미 세계 최고의 유소년 아카데미인 바르셀로나 '라 마시아'에서 축구를 했고, 각종 연령별 대회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며 언론과 팬들의 기대를 받았던 그는, 프로로서 처음 뛰는 무대가 '이탈리아 세리에A'라는 것에 대해서도 분명히 강한 긍지를 갖고 있었다.

바로 그런 그였기에, 그의 그런 모습을 직접 보고 느꼈기에, 그의 이번 벨기에 행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리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어쩌면, 이번 결정은 이승우라는 선수에게 있어 적어도 현재까지 그가 내린 결정 중 가장 중요한 '일생의 결정'이었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그리고 그 결정은 매우 용감하고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앞서도 서술했듯, 이승우는 10대부터 이미 세계 최고의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뛰며 전국민적인 기대를 받으며 성장한 선수다.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기대와 인정을 동시에 받은 선수가 현재 자기 자신이 몸담고 있는 리그보다 분명 한 단계 수준이 낮은 리그로 이적을 결심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이승우와 베로나의 계약기간은 아직 만료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만약 이승우가 자신의 출전 여부나 포지션 등의 문제보다 '타이틀'을 더 신경쓰는 선수였다면, 그는 벨기에 행을 택하는 대신 어떻게든 세리에A에 남았을 것이다. 그에겐 분명 그 선택지 역시 존재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까지의 커리어에서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을 거쳐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데뷔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하고 아시안게임 결승전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많은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이승우가 본인이 더 중심이 되어 활약할 수 있고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는 선택을 내렸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이승우의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승우의 벨기에 행은 여러모로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이승우의 벨기에행을 놓고, 일부 그의 행보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팬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큰 우려(혹은 비판)의 목소리는 역시 바르셀로나에서 세리에A로 이어졌던 그의 행보가 벨기에라는, 유럽의 '빅리그'가 아닌 리그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일 것이다. 어쩌면 그런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는 그 자체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승우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는 이승우를 베로나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 했던 기자로서 그런 우려는 아마도 틀림없이 '기우'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승우는 가장 힘든 순간에도 주변의 시선보다 자신의 플레이와 자기의 축구에 집중해온 선수다. 아마도 지금의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도, 우려도, 모두 축구로 보여주겠다는 굳은 각오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승우는 벨기에로 향하면서 '일생의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지금부터 자신의 축구 인생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도전에 나선다. 그의 벨기에 행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으나, 지금 그런 그에게 그 어떤 때보다 필요한 것은 지지와 응원의 목소리일 것이다. 

골닷컴 이성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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