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코리아(박민호 코치)FC 코리아(박민호 코치)

[이성모의 어시스트+] ‘FC 코리아’와 아르헨티나에 울려퍼진 애국가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BA Cup' U-16세 대회에서 FC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참가해 우승을 차지한 박민호 코치와 선수들.) 

[골닷컴] 이성모 기자 = 아르헨티나는 굳이 부연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세계적인 축구 강국이다. 마라도나, 메시를 포함해 축구 역사를 수놓은 수많은 레전드를 배출했으며 리버 플라테, 보카 주니어스 등 남미 클럽 축구 최고의 명문 클럽들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최근, 그런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한 축구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이 결승전에 진출해 애국가가 울려퍼진 후 가진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이 있었다. 2008년부터 아르헨티나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온 박민호 코치가 이끈 ‘FC 코리아’가 그 주인공이었다.

1. 아르헨티나의 한국 축구 유소년들과 ‘FC 코리아’

FC 코리아는 아르헨티나에서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한국 유소년 선수들을 중심으로 일부 현지인인 아르헨티나 선수 등 외국인 선수들을 포함해 구성된 팀이다. 

이 팀을 만들고 이끈 사람은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지도자 생활 겸 3부 리그 클럽 데포르티보 에스파뇰의 운영이사를 맡고 있는 박민호 코치. 그는 지난 7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대회 참가를 위해 팀을 조직하고 대회의 전 과정을 이끌었다. 그의 말이다. 

“제가 이끌었던 FC Korea팀은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비롯한 일부 아르헨티나 선수 등 외국인 선수들이 하나가 된 팀이며. 이번 대회를 위해 만들어진 팀입니다. 주최 측 역시 매년 대회 기간동안 많은 이슈가 되는 한국팀의 참가 의사 소식을 반겨주셨고 항상 저의 경기에 더 많은 팬들이 찾아오도록 노력 해주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매년 7월에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BA Cup’ 대회가 개최 됩니다. 정확한 대회 명칭은 Buenos Aires Internacional Soccer Tournament입니다.”

“이 대회에서는 U-8세 팀부터 청소년 대회를 비롯 여자팀 대회까지 성인 팀을 제외한 연령별로 나누어져 대회가 진행이 되며 FC Korea 팀은 U-16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이 대회에 참가한 팀들은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볼리비아, 에코도르, 미국, 일본, 브라질, 그리고 한국 등이었습니다.”

“이번 대회를 위해 한달 전부터 손발을 맞추었고 한국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대회인 만큼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과 보다는 매 경기마다 다양한 팀들과 경기를 해보고 이런 경기를 통해 매년 성장하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번 대회도 참가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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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일전' 승리 후 승부차기 끝 우승까지

이런 과정을 통해 대회에 참가한 FC 코리아는 대회 도중 일본에서 참가한 팀과 만나 대결을 펼쳤다. 아르헨티나 위에서 펼쳐진 ‘한일전’이었다. 그 경기를 직접 이끈 박민호 코치의 말이다.

“아르헨티나를 포함해 다양한 국가의 팀들이 참가했지만, 그래도 역시 예선 세번째 경기에서 만난 일본팀과의 경기가 가장 생각이 납니다. 나름 ‘한일전’이다보니 주최측을 포함한 다른 팀의 스텝과 선수들까지 한일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찾아왔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긴장도 되고 ‘이 경기 만큼은 지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우리 팀 선수의 실책으로 한 골을 내주며 경기가 진행됐지만 결국 우리 선수들이 바로 동점골과 역절골을 터뜨리면서 2대 1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그 후에 가진 결승전에서는 경기장에 선수들이 입장할 때 지구상에서 한국의 정반대 편에 위치한 아르헨티나에서 대한민국의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마음이 참 뭉클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펼쳐진 결승전에서 결승전 다운 힘든 경기를 했고 0대 0으로 경기가 마무리된 후 승부차기에서 4대 2로 승리하며 FC 코리아팀이 결국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대회 기간 동안 얼마나 긴장하고 소리를 질렀는지 목도 아프고 다리힘이 쭉 빠지는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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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 가질 계기가 됐으면“

박민호 코치는 ‘FC 코리아’의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해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 가질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다. 

“저는 현재 아르헨티나서 이민자의 삶을 살고 있어서 인지 대한민국의 대한 애틋함을 더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르헨티나에서 SNS를 통해 들을 수 있는 한국의 대한 자랑거리나 좋은 이슈거리는 항상 아르헨티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알려주면서 그들이 한국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주길 바라곤 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든 이후 많은 아르헨티나 친구들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국팀 잘했고 대단하다라는 소리를 들으니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하더군요. 한국 선수들 역시 태극기와 애국가를 듣고 이렇게 가슴이 뭉클했던 적은 처음이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한국을 좋지 않게 이야기 하고 헐뜯기도 하는 청소년들이 많은데 그 반대로 이렇게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또 경기를 마치고도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도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경기 결과도 값지지만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세계에는 아르헨티나의 박민호 코치처럼 각지에서 묵묵히 지도자로서, 또 선수로서 활약하며 한국이라는 나라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 축구인들이 존재한다. 

이번에 박민호 코치가 'FC 코리아'라는 팀을 통해 이뤄낸 의미 있는 우승이 더 많은 팬들에게도 전해지길,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세계의 다른 어딘가에서도 뜻깊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사진, 영상 제공=박민호 코치
칼럼=골닷컴 이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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