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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모의 어시스트+] 젊은 축구인 나진성의 은퇴와 '제2의 꿈'

(문선민을 배출한 '나이키 더 찬스'에서 입상하며 관심을 받았던 당시의 나진성의 모습. 사진출처=나이키)

'나이키 더 찬스' 입상 후 크로아티아, 태국 등서 선수 생활했던 젊은 축구인 나진성. 
그가 28세의 젊은 나이까지 수많은 도전 끝에 겪었던 경험들에 대한 인터뷰. 
그리고 선수생활을 정리하면서 그가 품은 '제2의 꿈'. 
나진성과 수많은 '나진성'들에게 보내는 '유명한 선수'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 

[골닷컴] 이성모 기자 = 나진성이라는 28세의 젊은 축구인이 있다. 

그는 문선민을 배출한 나이키 오디션 프로그램 ‘나이키 더 찬스’의 한국 대표로 선발되며 관심을 받았고, 이후 포기할 줄 모르는 도전정신으로 성남을 거쳐 크로아티아, 태국을 포함한 해외 리그에도 거침없이 도전했던 선수였다. 축구팬이라면 모두가 아는 그런 ‘유명’한 선수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그는 분명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서 도전하며 의미있는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그런 선수였다. 

그런 나진성이 최근 젊은 나이에 은퇴를 선언하고 ‘제2의 꿈’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이성모의 어시스트+]에서는 그의 사연과 함께 과거에, 현재도, 그리고 어쩌면 미래에도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될지 모르는 선수들을 위한 메시지를 건네본다. 

1. 성남, 크로아티아 거쳐 태국까지, 우여곡절 많았던 나진성의 커리어

고3시절 급성빈혈 판정을 받는 바람에 고2 당시 진학하기로 했던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던 나진성은 이후 전남 드래곤즈 연습생으로 훈련을 받았으나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나진성이 세상에 처음 그의 이름을 알린 계기는 지금은 중단됐으나 최근 국가대표팀 선수로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문선민을 배출했던 ‘나이키 더 찬스’에 지원한 일이었다. 그는 당시 안정환이 선택한 한국 대표 최종 3인에 선택되며 영국 나이키 아카데미 선발전에 참가했다. 당시 상황에 대한 그의 말이다.

“돌아보면 ‘나이키 더 찬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축구인생에 있어서 정말 많은 배움을 얻고 제가 큰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그런 대회였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테스트에 대한 준비와 분석도 많이 하고 정말 간절하게 준비했고 정말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 결국엔 안정환 해설위원이 선택하는 한국 대표 최종 3인에 선택되며 영국 나이키 아카데미 선발전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정말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을 만났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단 한 가지, 프로선수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쉽게도, 나진성은 결국 나이키 아카데미에서 뽑는 최후의 8인에는 선정되지 못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귀국길에 “3년 안에는 유럽에서 다시 축구를 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귀국했고 이후 한동안 그의 노력과 경험은 결실을 맺는 것처럼 보였다. 

한 중국 클럽에서 그의 영입을 원했고, 비슷한 시기에 받은 성남 입단 테스트에서도 마지막 남은 10명 안에 들면서 두 클럽 사이에서 고민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운명의 장난처럼, 성남이 그에게 ‘테스트 합격’ 결과를 알리면서 훈련 캠프에 합류하라는 통보를 한 날은 중국행 비행기가 출발하는 당일이었고 나진성은 성남을 선택했다. 

그렇게 시작된 성남에서의 선수 생활, 그의 꿈이 이뤄진 것만 같았던 그 시기 그는 발바닥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고 이후 성남에서도 1년 여 사이 네 명의 감독이 바뀌었다. 중국 클럽을 포기하고 성남을 선택했던 나진성은 결국 성남에서도 꿈을 펼치지 못했다. 

이후 나진성은 축구 선수로서 그의 꿈이었던 유럽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유럽 에이전트들과 접촉하기 시작했고 그러던 와중 한 현지 에이전트의 메시지를 받았다.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로 오라는 메시지였다.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를 향해 무작정 크로아티아로 떠났다. 당시 그에겐 그곳에 가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과 자신감이 있었다. 

현지어도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나진성은 우여곡절 끝에 2부 리그 팀에서 3일간 테스트를 봤다. 2부 리그 감독으로부터 “2부에서 뛸 레벨은 아니다, 1부 리그에서도 충분히 해볼만하다”라는 평가를 받은 그는 이후 1부 리그 ‘NK ISTRA1961’이라는 팀과 계약을 맺는데 성공하지만 입단 직후부터 3개월 이상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야 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도 유럽에서의 기회를 얻기 위해 계속 다른 구단과 접촉을 시도했다. 

결국 그는 이후 그를 원했던 태국 1부 리그 팀과의 계약을 향해 태국으로 향했고 그곳에서도 구단주와 감독이 서로 다른 선수를 원하는 문제를 겪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또 다른 클럽과 계약해 3골 3도움이라는 나름대로 준수한 시즌을 보낸 뒤 다시 한번 유럽 무대에 도전했다. 이후 그는 카자흐스탄, 슬로바키아 팀 등과 직접 만나 입단을 타진했지만 결국에는 무산되고 무적 선수가 됐다. 

여기까지 소개한 나진성의 이야기는 ‘전부’가 아닌 ‘일부’일 뿐이다. 그의 커리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견디기 어려웠을 만큼 어려운 과정들을 인내하며 지금까지 축구에 대한 꿈을 이어왔다. 

그러나, 나진성 본인은 그에 대해 담담하게 이렇게 말한다. 

“축구선수들 중 사연 없는 선수는 한 명도 없습니다. 저 역시도 그런 선수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돌아보니 참 많은 일들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당시는 힘들고 외롭고 지쳤지만 그때 당시 제가 타국에서 버티고 싸웠던 것이 지금의 저에게 큰 힘이고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저는 크게 성공한 선수도 아니고 유명한 선수도 아닙니다, 하지만 축구할 때만큼은 정말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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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8세에 결심한 은퇴 이유와 제2의 꿈

선수로서 우여곡절 많은 커리어를 보낸 나진성은 최근 젊은 28세라는 나이에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제2의 꿈을 향해 달려가기로 결심했다. 그의 말이다.

“사실 최근에도 형식적인 제안은 많이 받았습니다. 이번 겨울에 계약하고 싶다는 동남아 팀과 에이전트도 있었고, 여러 스포츠 관련한 회사에서도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출신 모교 은사님이 진지하고 구체적인 제안을 해주셔서 결국 은퇴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어릴적부터 저의 큰 꿈은 ‘축구학교’를 설립하는 것이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성인 축구에 도달하기 전의 선수들에게 제 철학을 공유하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학교요. 그 꿈을 위해서 유럽에 있을 때도 팀 훈련을 마치고 팀 유스 선수들 훈련장에 꼭 들려서 어떤 식으로 훈련하는지 항상 공부하고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유소년 선수발굴 육성시스템에 적용하고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축구라는 것에는 정답이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추구하는 축구방식이 순간순간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옛 전통은 가지고 가되 어느정도 제 방식을 입히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10월에 정식으로 한 초등학교에 부임할 예정입니다. 37년째 학교에서 유소년 발굴을 위해 지도하고 계신, 제가 어릴 때부터 정말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이신 은사님이 제안을 주셨기에 정말 영광으로 생각하고 이 명문 학교에 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특히 앞으로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엔 ‘공 잘 차는 선수’는 정말 엄청나게 많습니다. 하지만 축구자체를 잘 이해하면서 축구를 잘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축구 잘하는 선수를 만들자'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래야 세계적인 선수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세계적인 선수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개인 드리블 능력인데 볼을 가지고 있을 때의 자신감과 대범함은 훈련 때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에게는 이부분이 아주 부족합니다.”

공을 잡으면 패스할 곳부터 찾는 버릇이 모든 선수들에게 있습니다. 성인선수로 커서도 이부분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철학에 맞게끔 연령대별로 잘 성장시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다양하게 활용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는 또 앞으로 스포츠심리에 대해 공부를 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선수생활 해오면서 심리적으로 참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저 말고도 모든 선수들이 그럴꺼에요. 사실 자신감만 있으면 어떠한 경기든 잘했었거든요 그런데 축구를 하다보면 어떤 선수들도 자신감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져 있을 때 어떻게 해야 경기력이 좋아질 수 있고 회복할 수 있는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심리적인 부분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현재도 조금씩 배워서 조어린 선수들에게 적용하고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더 높은 레벨의 자격증을 취득해서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정보만 공유해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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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젊은 축구인 나진성과 더 많은 ‘나진성’들을 위해 

나진성과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그에게 젊은 나이에 마무리한 선수생활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혹은 그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또는 미래에 겪을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 물었다. 그의 말이다.

“어쩌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겠죠? 지금도 프로축구경기보러가면 ‘뛰고 싶다’라고는 마음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후회는 해도 미련은 안 남을 것 같습니다.”

“다른 축구인들께는 할 때 만큼은 정말 최선을 다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후회는 하더라도 미련은 안 남도록 하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쏟아낸 것 같아서 미련은 안 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후에 돌아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만큼의 노력을 한번쯤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정말 높은 곳만 바라보고 목표를 갖고 행동하고 하루하루를 헛되게 보내지않는다면 결코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축구계에는 선수 시절 큰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이 지도자로서 그 능력을 인정 받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나진성은 선수 시절 어떤 선수들보다도 많은 도전을 했고 고난을 겪어본 선수다. 그의 말처럼, 그 자신이 겪은 일들로부터 배운 점들이 한국의 유소년 선수들에게 잘 전해질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한국의 축구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칼럼의 주인공은 나진성이지만 나는 지금까지 그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으며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을 몇몇 직접 만나보기도 했다. 나진성 뿐 아니라, 과거, 현재, 혹은 미래에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모든 선수들에게 나는 ‘유명한 선수’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며 지금 현재 선수로서 ‘대성’하지 못한다고 한들, 그것이 그들의 축구인생의 끝이 아니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28세의 나이에 선수생활을 정리한 나진성의 ‘제2의 꿈’을 응원한다. 또 어디선가 이 칼럼을 읽을 수많은 또 다른 ‘나진성’들 역시 포기하지 말고 자신만의 축구 인생, 자신만의 스토리를 계속해서 만들어갈 수 있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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