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buk 전북Kleague

이별 예상한 전북, 이재성 없이 이기는 법 찾았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이)재성이가 없는 전북은 2군이죠.” 

전북 현대의 최고참인 공격수 이동국은 13살 어린 후배의 존재감을 자신을 포함한 팀 전체를 낮추는 평가로 대신했다. 2014년 ‘신인의 무덤’이라는 전북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뒤 이재성은 팀의 경기 속도, 흐름, 그리고 내용과 결과까지 바꾸는 가장 중요한 변속 기어였다. 전북은 이재성과 함께 한 지난 4년 반 동안 세 차례 K리그 우승과 한 차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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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전북에서도 이재성은 특별한 선수였다. 2016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과정에서 가장 빛났다. 쟁쟁한 선수들이 모였지만 에이스라는 수식어는 이재성에게만 붙었고, 누구도 그에 이견을 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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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북은 그 에이스 없이 이겨 나가야 한다. 26일 전북은 이재성이 독일 2부 리그인 분데스리가2의 홀스타인 킬로 이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즌 중 핵심 전력의 이적은 쉽지 않지만 전북은 선수의 미래를 위해 이적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미 올 시즌을 구상하면서 이재성 없이도 강한 전북을 준비했다. 그는 “러시아월드컵이 끝나면 이재성이 유럽으로 갈 확률이 높다.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겨울이적시장에서 임선영과 손준호를 보강하며 미드필드를 다양하게 구성할 옵션을 보강했다. 외국인 선수 티아고도 측면에서 뛸 수 있다. 기존의 신형민, 이승기, 로페즈, 정혁, 한교원, 장윤호에 그들이 보강되며 2선과 3선 옵션이 많아졌다. 

이재성은 다재다능한 선수다.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갔다. 팀에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오프더볼 움직이었다. 이재성이 뛰면 동료들에게 공간이 창출됐다. 왼발을 이용한 패스로 그런 동료를 살리거나 직접 해결을 했다. 종종 나오는 헤딩 골도 위협적이었다. 

팀 전술의 유연성을 책임지던 이재성의 수준 높은 플레이를 완벽하게 메울 선수는 없다. 대신 다양한 특징을 가진 대체 자원이 있다. 임선영이 대표적이다. 전북 입단 초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던 임선영은 이제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유연한 퍼스트 터치와 능숙한 다음 플레이가 좋다. 포스트플레이도 가능해 김신욱과 개인 기술이 좋은 측면 자원의 위력을 높여준다. 

지난 시즌부터 측면을 주로 봤던 이승기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전술적 대안도 가능하다. 손준호의 공격 가담 비중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재성이 볼 배급을 맡았지만, 이제는 3선의 선수들도 그 역할을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용의 크로스를 극대화하는 측면 전술도 한결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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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끝난 뒤 최강희 감독은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이재성을 활용 빈도를 낮췄지만, 사실은 유럽 진출에 대비한 포석이었다. 그 사이 임선영, 손준호는 완전히 팀에 녹아 들었다. 제주전처럼 결국 이재성이 나와야 경기가 풀리고 직접 해결까지 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울산, 수원, 상주를 상대로는 이재성 없이도 경기를 지배하고 완승을 거뒀다. 

아드리아노, 김신욱, 이동국 같은 최전방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온 것도 이재성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FA컵까지 포함해 최근 5연승을 달리는 동안 아드리아노는 2골 2도움, 김신욱은 1골 2도움, 이동국은 1골 1도움을 각각 기록 중이다. 로페즈, 한교원, 티아고도 공격포인트를 더하며 전북은 집단 공격 체제로 이재성 없이 이기는 법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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