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이란과의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은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의 운명을 건 승부다. 축구계는 총력을 기울인 지원으로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이 승리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다.
31일 벌어지는 경기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잔디다. 경기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이번 최종예선 내내 대표팀의 선수들의 원성을 샀다. 주장 기성용은 “가장 축구를 하고 싶지 않은 장소”라며 호소했고, 구자철을 비롯한 선수들도 “부끄럽다. 홈 이점을 누릴 부분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주요 뉴스 | "[영상] 네이마르 셍테티엔전 최고의 순간 모음"
지난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마지막으로 쓰인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K리그 클래식 경기 당시에도 잔디 상태는 좋지 않았다. 지난 2일 선수들을 체크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신태용 감독은 “솔직히 말하면 XX 같습니다”라고 비속어까지 쓰며 불만을 표시했다. 잔디 곳곳이 죽어 시커멓게 표시가 났다. 조금만 태클을 해도 잔디가 한 웅큼 일어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관리를 책임지는 서울시설공단은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이란전을 위한 개선을 약속했다. 전체 면적의 1/4을 교체하는 대보수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잔디 교체 비용을 위해 책정된 1년 예산의 절반 가량인 7000만원이 투입됐다.
시설공단은 “일체의 다른 대관행사를 잡지 않았다”고 설명한 뒤 잔디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스프링쿨러와 대형송풍기 8대를 이달 초부터 24시간 가동한다고 했다. 자체 개발한 인공채광기도 투입했다. 잔디 관리 전문 인력들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보식한 잔디를 활착시키고 매끄러움을 관리하는 작업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결과는 어땠을까? 29일 대표팀의 훈련을 앞두고 개방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눈으로 보기에는 많이 개선된 듯 했다. 약속대로 경기장 사방에 설치된 대형송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한지형잔디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에 약하다. 잔디가 타원형으로 말라 죽는 섬머패치가 유행하기 때문에 잔디면의 온도를 30도 이하로 낮춰야 한다. 동서남북이 막혀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통풍을 인공적으로 해야만 했다.
최근 국내 기온은 30도 이하로 급격히 낮아졌다. 송풍기를 돌리지 않아도 잔디면의 온도는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송풍기도 힘차게 돌아가기보다는 완만하게 돌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갔다. 선수들이 출입하는 터널로부터 하프라인까지 대형 보식된 잔디가 눈에 띄었다. 시설공단은 롤형태의 잔디를 깔았지만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지 않아 바둑판 모양이었다. 열흘 남짓한 시간으로 대대적인 보식을 한 잔디가 완전히 자리를 잡기는 어려웠다. 그 사이 서울 지역에는 몇 차례 폭우도 쏟아진 바 있다.
주요 뉴스 | "[영상] 음바페 공백은 없다. 모나코 6-1 대승”
멀리서 보기에는 상태가 개선돼 보였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봤을 때 최상의 조건은 아니었다. 시설공단의 노력은 인정받아야 하지만 준비 기간이 너무 짧은 것이 아쉬움이었다.
이날 훈련을 위해 잔디를 밟은 신태용 감독은 "많은 노력을 했다는 건 알 수 있다. 보식은 잘 됐다. 문제는 남은 이틀 동안인데 착식이 안 될 경우 격한 플레이에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이 바란 최상의 잔디는 이란전까지 제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