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범수 에디터 =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을 은퇴한 선수들을 돌아본다.
축구 선수에게 월드컵은 꿈의 무대다. 천하의 메시와 모드리치도 "자신의 클럽 트로피를 반납해서라도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월드컵은 축구 선수들에게 매우 특별한 무대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노장 축구 선수들이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다. 월드컵에서 자신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대표팀 유니폼이 주는 무게를 내려 놓는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대회 후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을 은퇴한 선수들을 돌아본다.
주요 뉴스 | "[영상] 호날두, "난 항상 유벤투스를 동경했다""
1.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국적: 스페인
소속팀: 비셀 고베 (일본)
생년월일: 1984년 5월 11일 (만 34세)
월드컵 참가 기록: 4회 (2006, 2010, 2014, 2018)
A매치 기록: 131경기 13득점
바르셀로나의 영광을 함께 한 이니에스타의 경력 중 가장 빛났던 순간은 단연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이다.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이니에스타는 연장에 결승골을 넣었다. 이니에스타의 득점으로 스페인은 무관의 한을 끊었다.
이니에스타는 바르셀로나의 영광과 함께했다. 샤비, 부스케츠와 함께 당대 최고의 미드필더진을 구축하며, 바르셀로나의 성공 시대를 함께했다. 창의적인 찬스 메이킹과 패스 능력, 드리블 능력을 바탕으로 이니에스타는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이니에스타는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축구 도사가 되어 스페인 공격에 창의성을 더했다. 비록 풀 타임 경기는 한 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경기를 할 때에 빛이 났다. 이란의 버스 수비에 균열을 낸 선수도 이니에스타였다.
이니에스타는 이번 대회의 아쉬움을 드러내며 은퇴를 선언했다. 이니에스타는 유스 시절을 포함하여 20년이 넘게 몸담았던 바르셀로나를 떠나 일본으로 건너갔다. 고베에서 축구 인생의 마무리를 짓고자 한다.
2.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국적: 아르헨티나
소속팀: 허베이 화샤 싱푸 (중국)
생년월일: 1984년 6월 8일 (만 34세)
월드컵 참가 기록: 4회 (2006, 2010, 2014, 2018)
A매치 기록: 147경기 3득점
마스체라노는 메시와 함께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했다. 마스체라노는 아테네 올림픽과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네 차례의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 한 차례의 월드컵 준우승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위해 말그대로 몸을 바쳤다.
마스체라노에게 지난 월드컵은 슬픈 기억으로 남았다. 마스체라노는 메시와 함께 초인적인 힘을 보여 주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고대하던 월드컵 트로피에 다가 선 순간이었다. 마스체라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엄청난 활약을 했다. 그의 포백 보호 덕분에 아르헨티나는 결승전을 제외한 토너먼트에서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110분 넘게 독일의 공격도 막아냈다. 그러나, 연장전에 나온 괴체의 골은 너무도 완벽했다. 마스체라노는 측면에서 오는 크로스를 차단하기 위해 분투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월드컵을 눈 앞에 두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마스체라노는 실망스러웠다. 중국으로 건너간 마스체라노는 운동 능력과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졌다. 경험으로 극복하기에는 버거웠다. 결국, 마스체라노는 졸전 끝에 월드컵을 마쳤다. 마스체라노는 대회 이후 "세대 교체를 위해 떠나겠다"는 말을 남기며,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3. 이그나셰비치 & 지르코프
-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국적: 러시아
소속팀: -
생년월일: 1979년 7월 14일 (만 38세)
월드컵 참가 기록: 2회 (2014, 2018)
A매치 기록: 147경기 3득점
- 유리 지르코프
국적: 러시아
소속팀: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러시아)
생년월일: 1983년 8월 20일 (만 34세)
월드컵 참가 기록: 2회 (2014, 2018)
A매치 기록: 87경기 2득점
이그나셰비치, 아르샤빈, 파블류첸코, 지르코프 등으로 대변되는 유로 2008 4강 세대가 막을 내렸다. 이그나셰비치와 지르코프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이제 막내 아킨페프만이 러시아 대표팀의 명맥을 이어간다.
백전노장 이그나셰비치의 월드컵 합류는 극적이었다. 이그나셰비치는 체르체소프 감독의 기존 구상에 없었다. 체르체소프 감독은 수비진의 세대 교체를 희망했고, 이그나셰비치는 자연스럽게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대회를 한 달 앞두고 이그나셰비치가 체르체소프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캄보로프의 부상으로 이그나셰비치를 대표팀으로 불렀다. 이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돌아온 이그나셰비치는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했고, 단숨에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그나셰비치의 활약은 놀라웠다. 다섯 경기 모두 풀타임 출전했고,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전을 치르는 동안 동료 수비수들은 쥐가 났지만, 이그나셰비치는 거뜬했다. 선수 생활 은퇴를 앞둔 선수라고 하기에는 엄청난 활약이었다.
이그나셰비치는 대회 후 대표팀 은퇴 뿐만 아니라,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했다. CSKA 모스크바에서만 14 시즌을 소화한 그는 명예롭게 은퇴했다.
지르코프는 유로 2008과 CSKA 모스크바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09년 첼시로 이적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러시아 안지로 이적했다. 지르코프는 이후 유로 2012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유로 2016에서는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체르체소프 감독은 중앙 무대에서 잊혀졌던 그를 다시 불렀다.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그를 중용했고, 월드컵 무대에서도 레프트백으로 지르코프를 중용했다. 지르코프는 노련한 플레이로 스페인의 공격을 막아내며 팀의 8강행을 도왔다.
유로 2008에 출전했던 두 노장이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러시아 대표팀은 이제 골로빈과 체리셰프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기다린다.
4. 파나마의 영웅들
파나마는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컵의 가치를 일깨웠다. 파나마는 0대 6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만회골을 넣었다. 골이 들어가는 순간 파나마는 열광했다. 파나마의 한 골에 응원단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선수들은 감격을 나눴다. 파나마의 월드컵 첫 골이었기 때문이다.
파나마는 잊고 있었던 월드컵의 소중함, 숭고한 한 골의 가치를 알렸다. 벨기에와 러시아를 상대로 용감하게 싸웠다.
파나마의 주축은 30대가 넘은 노장 선수들이다. 이들은 축구 변방 파나마에서 오랜 기간 분투한 선수들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북중미의 강호 미국, 온두라스에 앞서 월드컵 직행 티켓을 획득했다.
파나마 첫 월드컵 득점자 발로이와 팀을 본선으로 이끈 로만 토레스, 대표팀에서 많은 골을 기록한 테야다, 블라스 페레스, 골키퍼 페네도는 대회를 끝나고 명예롭게 대표팀을 은퇴했다. 이들은 후회 없이 월드컵에서 싸웠다.
5. 사르다르 아즈문
국적: 이란
소속팀: 루빈 카잔 (러시아)
생년월일: 1995년 1월 1일 (만 23세)
월드컵 참가 기록: 1회 (2018)
A매치 기록: 36경기 23득점
아시아의 떠오르는 공격수 아즈문이 만 23세의 나이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 소식은 이란 뿐만 아니라 전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대표팀 은퇴를 하기에는 너무 어린 선수이기 때문이다.
아즈문은 "팬의 비난으로 인해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었다"고 밝히며,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이란의 최전방을 맡으며, 맹활약한 선수이기에 그의 대표팀 은퇴는 충격이었다.
아즈문은 한국 대표팀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공격수였다. 러시아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한국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을 위험으로 빠트렸다. 이외에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3골을 넣었다.
아즈문은 높은 수준의 골 결정력을 자랑하며 유럽 무대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로스토프 소속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득점 뿐만 아니라 연계, 찬스 메이킹에도 능한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 중 한명으로 거듭났다.
나이가 어린만큼 아즈문은 은퇴를 번복할 수도 있다. 아즈문에게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
6. 라파엘 마르케스
국적: 멕시코
소속팀: -
생년월일: 1979년 2월 13일 (만 39세)
월드컵 참가 기록: 5회 (2002, 2006, 2010, 2014, 2018)
A매치 기록: 146경기 19득점
멕시코 레전드 라파엘 마르케스가 긴 여정 끝에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마르케스는 월드컵 5개 대회 연속 참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전세계에서 부폰, 마르케스, 카르바할만 갖고 있는 엄청난 기록이다. 무엇보다도, 다섯 대회를 모두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했다.
마르케스가 이번 대회에 합류하기까지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마르케스가 멕시코 마약 범죄 조직의 돈세탁 과정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르케스의 유죄가 확정되었지 않았기 때문에 월드컵 출전에는 문제가 없었다. 멕시코의 오소리오 감독은 그를 코치로 데려가려고 했을 만큼 그의 경험을 높게 평가했고, 오소리오는 선수의 자격으로 마르케스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마르케스는 아쉬움을 남겼다. 독일과의 경기에서 후반 투입 된 마르케스는 팀의 수비력을 더했고, 이는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16강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마르케스는 브라질의 빠른 스피드에 어려움을 겪었다. 운동 능력도 이전과 같지 않았다.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 끝에 마르케스는 다시 한 번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마르케스는 올 시즌 자신을 키워낸 멕시코 리그 팀 클럽 아틀라스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월드컵도 끝났다. 마르케스는 이제 인생 2막을 앞두고 있다.
7. 혼다 & 하세베
- 혼다 게이스케
국적: 일본
소속팀: 파추카 (멕시코)
생년월일: 1986년 6월 13일 (만 32세)
월드컵 참가 기록: 3회 (2010, 2014, 2018)
A매치 기록: 97경기 37득점
- 하세베 마코토
국적: 일본
소속팀: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독일)
생년월일: 1984년 1월 18일
월드컵 참가 기록: 3회 (2010, 2014, 2018)
A매치 기록: 108경기 2득점
혼다와 하세베는 일본 대표팀의 한 세대를 풍미한 선수다. 혼다와 하세베는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2011 아시안컵 우승,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이라는 성적을 남기고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혼다와 하세베는 유럽 무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혼다는 CSKA 모스크바에서 활약하며,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을 모았고, 명문 AC 밀란으로 이적했다. 하세베는 분데스리가에서만 12 시즌을 소화했다. 볼프스부르크와 프랑크푸르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살아남았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두 선수는 빛났다. 혼다는 세네갈전에서 귀중한 동점골을 넣으며 아시아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자가 되었다. 월드컵에서 네 골을 넣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혼다는 득점 외에도, 교체 투입되어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하세베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클래스를 입증했다. 수비진을 보호했고, 일본 대표팀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았다. 시바사키와의 호흡은 전성기 엔도와의 호흡을 연상케 했다.
두 베테랑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다가올 아시안컵에서는 이들을 더이상 볼 수 없다.
주요 뉴스 | "[영상] 이니에스타에 이어 토레스도 일본서 뛴다"
대표팀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의 은퇴는 항상 아쉬움을 남긴다. 축구팬들은 이들의 명성을 이어나갈 선수가 새롭게 등장하기를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