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정재은 기자=
코로나19로 축구계가 멈추며 구단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입이 없기 때문에 구단 유지가 위태로운 곳도 많다. 독일 4부리그의 로코모티베 라이프치히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기부금을 받고 있다. 가상 축구 경기를 계획했고, 티켓을 팔았다. 벌써 12만 명 이상이 티켓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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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중단된 분데스리가는 급여 삭감으로 구단을 돕고 있다. 1부 리그는 하부리그보다 재정 상태가 비교적 탄탄하고, 선수들도 연봉이 높기 때문에 위기를 헤쳐나갈 힘이 있다.
하부리그는 그렇지 않다. 특히 4부리그는 세미프로고, 5부리그 이하는 아마추어 무대이기 때문에 급여가 아주 낮다. 선수들이 1부리그처럼 임금 삭감으로 구단을 도울 힘이 없다.
그런 와중에 4부리그의 로코모티베 라이프치히가 지난 3월 19일 기발한 기부 캠페인 아이디어를 냈다. 바로 가상 축구 경기다. 그들은 경기를 위한 ‘가상 티켓’을 팔기 시작했다. 티켓값은 1유로, 한화로 약 1,300원이다. 이른바 ‘티끌 모아 태산’ 캠페인이다.
경기 상대는 ‘보이지 않는 적(Der Unsichtbare Gegner)’이다. 이는 코로나19를 뜻한다. 경기 일정도 있다. 5월 8일 저녁 7시 30분(현지 시각)이다. 기부 캠페인 종료 시점을 의미한다.
Goal Korea그들이 벌써 가상 티켓 12만 장 이상을 팔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
로코모티베는 홈구장 브루노 플라헤 슈타디온의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워보자는 말로 축구 팬들의 ‘도전 정신’을 자극했다. 그들의 홈경기 최다 관중은 1987년에 기록됐다. UEFA 유로파컵 준결승 보르도전에 관중 약 12만 명이 몰렸다. 로코모티베는 “당연히 이 기록을 깰 수 있다!”라며 캠페인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약 한 달 만에 그 기록을 깼다. 벌써 티켓 12만 장 이상이 팔렸다. 영국 공영 방송사 가 이 캠페인을 보도하며 세계 곳곳에서 로코모티베의 가상 티켓을 구입하고 있다.
토마스 뢰베 로코모티베 회장은 “우리가 이 캠페인을 시작했을 때 12만 장을 이렇게 빨리 팔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구단을 대표해 우리를 응원해주는 전 세계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 어려운 시기에 로코모티베가 함께 힘을 합쳐 이겨내는 모습에 기쁘다”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보익트 로코모티케 부회장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었다. 이 기부금으로 우리는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버틸 수 있다”라며 “전 세계에서 보내주는 응원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로코모티베는 이제 유럽 축구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까지 넘본다. 1937년 4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A매치에 149,547명 관중이 입장했다. 현재의 기세라면 이 기록 경신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건네는 세계의 손길이 따뜻하다.
사진=로코모티베 라이프치히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