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n Nagelsmann Bayern Munich GFX

나겔스만 뮌헨, 플릭 시절과는 어떻게 바뀔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6관왕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던 한스-디터 플릭 감독과 작별하고 천재로 불리는 RB 라이프치히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했다. 나겔스만 부임은 바이에른의 전술 방향에 일정 부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플릭 감독과 작별을 고하고 다음 시즌부터 나겔스만을 신임 감독으로 내정했다. 바이에른은 나겔스만에게 이례적으로 장기에 해당하는 2026년 6월 30일까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플릭이 바이에른을 떠나게 된 과정에는 하산 살리하미치치 단장과의 마찰이 크게 작용했다. 바이에른은 2019년 12월 22일, 플릭이 정식 감독에 부임한 이래로(2019년 11월 3일부터 임시 감독 직을 수행했고, 호성적을 바탕으로 정식 감독에 올랐다) 선수 영입과 재계약 같은 선수단 구성에 있어 플릭파와 살리하미치치파로 양분되어 마찰을 빚고 있었다. 칼-하인츠 루메니게 CEO가 플릭을 지지하고 있었고, 아직까지도 바이에른 구단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울리 회네스 前 회장이 살리하미치치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파리 생제르맹과의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서 바이에른이 탈락하자 플릭이 먼저 폭탄 선언을 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감독 직을 사임하겠다는 것. 이에 플릭을 지지하던 루메니게마저 독단적인 발표에 분노를 했다는 보도들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바이에른은 2019/20 시즌 트레블(챔피언스 리그, 분데스리가, DFB 포칼 3관왕)을 넘어 2020년 6관왕(트레블+FIFA 클럽 월드컵+UEFA 슈퍼 컵+DFL 슈퍼컵) 대위업을 달성한 플릭과 작별하기로 결정했다.

플릭과 나겔스만 두 감독 모두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미 분데스리가를 넘어 전유럽에서도 인정받는 감독들이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이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나겔스만이 이끄는 라이프치히는 분데스리가 3위에 더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 역시 바이에른이 분데스리가 1위를 달리고 있고, 라이프치히가 2위로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능력은 이미 두 감독 모두 검증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둘의 그 동안 선수 및 지도자 경력을 밟아온 과정과 전술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먼저 선수 시절 플릭은 바이에른과 쾰른에서 뛰면서 분데스리가 우승 4회와 DFB 포칼 우승 1회를 차지한 나름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온 선수이다. 반면 나겔스만은 어린 시절부터 심각한 무릎 부상에 시달리다가 아우크스부르크 2군 소속이었던 2008년, 만 21세의 나이에 반월판 손상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당해 프로 데뷔조차 해보지 못한 채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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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도자 경력은 정반대에 가깝다. 어린 나이에 은퇴한 나겔스만은 당시 아우크스부르크 2군팀 감독이었던 토마스 투헬 밑에서 비디오 분석관을 하면서 조기에 지도자 수업을 받기 시작한 그는 1860 뮌헨 유스팀 코치를 거쳐 2010년부터 호펜하임 유스팀 지도자 생활을 보냈다. 2013/14 시즌, 호펜하임 19세 이하 팀 감독에 부임한 그는 역대 최연소 19세 이하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고, 2014/15 시즌에도 준우승을 견인했다. 2015년엔 독일 최고 지도자 수업 과정을 차석으로 졸업하며 차세대 독일을 이끌 어린 감독으로 손꼽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2016년 2월,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연소인 만 28세의 나이에 호펜하임 1군 감독에 부임했다. 그는 1군 지휘봉을 잡자마자 강등권에 있던 호펜하임을 분데스리가 잔류로 견인한 데 이어 2016/17 시즌엔 팀을 구단 역대 최고 순위인 4위로 이끌며 역대 최연소(만 29세) 독일 올해의 감독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호펜하임 역시 구단 역사상 최초로 유럽 대항전(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리버풀에게 패해 유로파 리그 본선에 진출)에 참가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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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2017/18 시즌에도 그는 호펜하임을 분데스리가 3위로 이끌고 구단에게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을 선사했다. 그 역시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연소 본선 감독(만 31세)에 등극했다. 2018/19 시즌엔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 리그를 병행하면서 9위에 그치긴 했으나 매년 주축 선수들의 이적 속에서도 매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능력을 인정받은 나겔스만이었다.

지난 시즌 RB 라이프치히 감독에 부임한 그는 최연소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진출(만 32세 231일)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최연소 8강을 거쳐 최연소 준결승 진출(만 33세 21일)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각종 최연소란 기록은 다 갈아치운 나겔스만이다. 말 그대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셈이다.

Julian NagelsmannSquawka Football

반면 플릭은 지도자 경력에 있어선 초라한 편에 속한다. 2000년에 선수 은퇴한 그는 당시 4부 리그에 있었던 호펜하임 감독에 부임했다. 그는 호펜하임 지휘봉을 잡자마자 2000/01 시즌, 팀을 4부 리그 우승으로 이끌면서 3부 리그 승격을 이끌었으나 이후 3부 리그에선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결국 그는 2006년 2월에 호펜하임 감독 직에서 물러나면서 실패한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는 이후 레드 불 잘츠부르크 수석 코치를 잠시 맡은 후 2006년 8월부터 요아힘 뢰브 감독 밑에서 오랜 기간 독일 성인 대표팀 수석 코치직을 수행했다. 그는 뢰브를 전술적으로 보조하면서 독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에 기여했다. 이후 독일 대표팀 단장을 거쳐 2017년 7월에 호펜하임 스포츠 이사직을 수행했으나 처절한 실패를 맛보고선 2018년 2월 26일에 조기 경질 당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이후 2019년 7월, 바이에른 수석 코치에 부임한 그는 니코 코바치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조기 경질되면서 감독으로 성공 시대를 맞이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바이에른 감독 성적은 83경기 68승 7무 8패 승률 82%에 달하고 있다. 이는 바이에른 역대 감독들 중 최고 성적에 해당한다. 비록 오랜 기간 수석 코치 직을 수행하면서 감독과는 인연이 없었으나 대기만성형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술 스타일에서도 둘은 차이가 있다. 플릭은 기본적으로 바이에른의 전설적인 감독인 은사 유프 하인케스(선수 시절 하인케스 밑에서 뛰었다)의 영향을 크게 받은 인물이다. 그러하기에 하인케스처럼 4-2-3-1 포메이션을 고정적으로 활용하고, 강도 높은 압박과 속공 중심의 플레이를 펼친다.

이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즌 바이에른은 31라운드까지 진행된 분데스리가에서 28경기에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그 외 3경기에서 4-1-4-1로 나왔다. 4-1-4-1을 썼던 이유는 레온 고레츠카와 코랑텡 톨리소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불가피하게 쓸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이 있다.

게다가 바이에른은 지난 시즌 플릭 감독 하에서 유럽 5대 리그 팀들 중 경기당 압박 시퀀스 횟수가 16.9회로 리버풀과 사우샘프턴에 이어 3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경기당 역습 횟수는 4.1회로 4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바이에른보다 역습 횟수가 많은 팀들 중 상위권에 위치한 구단은 바이엘 레버쿠젠이 유일했다(나머지 두 구단은 하위권). 통상적으로 역습은 공격을 주도하는 강팀보다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약팀들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겠다.

2019/20 유럽 5대 리그 압박 시퀀스 TOP 5OPTA

반면 나겔스만 감독은 상대 맞춤형으로 다양한 전술을 구사한다. 실제 라이프치히가 가장 많이 사용한 포메이션은 3-4-2-1로 분데스리가 31경기 중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10경기에 불과하다. 3-4-2-1 다음으로 4-2-3-1을 7경기에 활용했고, 6경기에서 3-1-4-2, 3경기에서 4-3-3, 그리고 2경기에서 다이아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그 외 4-2-2-2 포메이션과 3-4-3, 3-5-2를 각각 1경기씩 쓴 바 있다. 무려 8가지 포메이션을 돌아가면서 활용한 셈이다.

다만 조금 더 크게 분류해보자면 포백을 활용한 건 13경기에 불과하다. 나머지 18경기에서 스리백을 가동했다. 즉 소폭의 차이라고는 하더라도 스리백을 더 즐겨 사용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나겔스만이 후방 빌드업을 중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스리백을 쓰면 중앙 수비수 3명에 좌우 윙백들이 내려오면 골키퍼가 패스를 공급할 수 있는 채널이 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포백보다 후방에서 패스할 채널이 많아지기에 후방 빌드업이 한층 더 용이해진다는 장점이 생기는 것이다.

호펜하임 빌드업 패턴Spielverlagerung

그러하기에 독일 현지 언론들은 바이에른이 나겔스만 감독 하에서 3-4-2-1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미 니클라스 쥘레는 호펜하임 시절 나겔스만 밑에서 스리백 역할을 담당하면서 독일 대표팀 선수로 성장했고, 라이프치히 핵심 수비수 다요트 우파메카노는 시즌이 끝나고 나겔스만과 함께 바이에른에 입단한다.

이렇듯 바이에른은 나겔스만 하에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 중에 있다. 이미 카를로 안첼로티가 경질됐던 2017년 9월 말부터 바이에른이 차기 감독으로 러브콜을 보냈던 인물이 바로 나겔스만이다. 바이에른이 나겔스만과 함께 성공적인 새 시대를 열 수 있을 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할 따름이다.

바이에른 예상 베스트 일레븐B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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