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베라티 & 니콜로 바렐라 & 로렌초 인시녜Getty Images

'유로 15연승' 이탈리아,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겹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탈리아가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유로 2020 들어 기대치  대비 다소 부진했던 로렌초 인시녜와 니콜로 바렐라, 마르코 베라티의 맹활약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던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탈리아가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UEFA 유로 2020 8강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는 유로 2012에 이어 9년 만에  메이저 대회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평소대로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치로 임모빌레가 최전방 공격수로  위치한 가운데 인시녜와 페데리코 키에사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톱을 형성했다.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베라티와 바렐라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스피나촐라와 조반니 디 로렌초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조르지오 키엘리니와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며, 골문은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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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선발 라인업 vs 벨기에https://www.buildlineup.com/

오스트리아와의 16강전에 도메니코 베라르디를 대신해 투입되어  연장전에 선제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견인한 키에사와 부상에서 복귀한 핵심 수비수 키엘리니를 제외하면 지난 경기와 동일한 선발 라인업과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이탈리아였다.

사실 벨기에전을 앞두고 많은 이탈리아 스포츠 전문지들은 오스트리아전에 부진했던 임모빌레와 베라르디, 바렐라, 베라티 대신 안드레아 벨로티와 키에사, 마누엘 로카텔리, 마테오 페시나의 선발 출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이들(임모빌레, 베라르디, 바렐라, 베라티)은 전원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로부터 16강전 평점 5.5점에 그치며 경기 최하 평점을 받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인시녜는 딱히 대체자가 없었기에 선발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 자체는 없었으나  평점 6점에 그치며 위의 4명 다음으로 낮은 평점을 받았다.

이탈리아 평점 vs 오스트리아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로카텔리는 베라티가 부상으로 결장했던 조별 리그 1, 2차전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지난 경기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되어 중원에 힘을 실어주었다. 페시나는 웨일스와의 조별 리그 2차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유일한 골(1-0 승)을 넣은 데 이어 오스트라이전에도 교체 출전해 결승골을 넣으며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키에사는 16강전 선제골에 더해 저돌적인 돌파로 오스트리아 측면을 휘저었고, 벨로티 역시 교체 출전해 힘있는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에 부담을 안겨주면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만치니 감독은 기존 주전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믿음을 주었다. 이에 인시녜와 바렐라, 베라티는 벨기에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감독의 믿음에 화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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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경기 초반 강력한 미드필더 라인의 패스 플레이를 중심으로 주도권을 잡아나가긴 했으나 벨기에 에이스 케빈 데 브라이너와 신성 제레미 도쿠의 위협적인 역습에 고전하는 인상이 역력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는 25분경까지 단 한 번의 슈팅조차 시도해보지 못한 채 벨기에에게 5회의 슈팅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다행히 돈나룸마 골키퍼가 22분경 데 브라이너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과 25분경 벨기에 간판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의 페널티 박스 안 슈팅을 선방해준 덕에 0-0 스코어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탈리아였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26분경 키에사의 슈팅을 시작으로 공세적으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30분경에 벨기에 주장 얀 베르통언이 걷어낸 걸 베라티가 가로채서 곧바로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받은 바렐라가 상대 수비에게 다리를 걸렸음에도 무게 중심을 잡은 채 파고 들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이탈리아는 43분경 바렐라가 측면으로 열어준  패스를 받은 인시녜가 접는 동작으로 수비 한 명을 제치고 들어가서 환상적인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으고 골을 추가하며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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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이대로 승기를 잡는 듯싶었으나 전반 종료 직전 디 로렌초가 도쿠의 드리블 돌파를 저지하려다 밀치는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 킥을 헌납했고, 결국 루카쿠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다소 아쉽게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양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주고 받으며 명승부를 펼쳐보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더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한 건 이탈리아였다. 비록 이탈리아는 후반 35분경 스피나촐라가 부상을 당해 에메르송으로 교체되면서 마지막 10분 사이에 도쿠를 앞세운 벨기에의 파상공세에 다소 고전했으나 무실점을 지켜내면서 2-1로 승리할 수 있었다.

바렐라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2골에 모두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이탈리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며 공격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 들어 다소 공격에서 소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인시녜는 슈팅 3회 중 2회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가는 고감도 킥감각을 자랑했고, 개인 능력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찬스메이킹 역시 3회로 최다였다. UEFA 선정 공식 경기 최우수 선수(Star of the Match)도 그의 차지였다.

베라티는 74분을 소화하면서 출전 선수들 중 최다 볼터치(104회)와 최다 패스(89회)에 더해 최다 찬스메이킹(3회)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94.4%에 달하는 높은 패스 성공률을 자랑하면서 장기인 패스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게다가 4회의 태클에 더해 가로채기와 걷어내기, 슈팅 차단을 각각 1회씩 성공시키며 수비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가로채기에 이은 패스로 바렐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다만 20분경에 다소 불필요한 파울로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먼저 옐로 카드를 받으면서 파울 관리 차원에서 후반 29분경에 가장 먼저 브라리언 크리스탄테로 교체된 게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렇듯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높은 기대치 대비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인시녜와 바렐라, 베라티의 활약 덕에 벨기에를 꺾고 준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이들이 중요 경기를 앞두고 살아났다는 점은 이탈리아에겐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탈리아는 유로에서 지역 예선 포함 15연승을 달리면서 대회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수립했다. 비단 이를 넘어 최근 공식 대회 13연승 포함 32경기 무패(27승 5무) 행진을 이어오면서 유로 우승을 향해 순항 중에 있다. 

다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이탈리아는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유로 2020 MVP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대회 내내 맹활약을 펼쳤던 스피나촐라가 아킬레스가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는 최소 4달에서 최대 1년까지 장기간 그라운드를 떠나있을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기본적으로 비대칭 포백을 활용하고 있다. 디 로렌초는 사실상 중앙 수비수처럼 움직이면서 키엘리니-보누치와 함께 스리백을 형성하면 스피나촐라는 실질적인 측면 공격수처럼 적극적으로 공격을 감행해 이탈리아의 측면 공격 폭을 넓혀주는 중책을 맡고 있다. 게다가 그는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었던 수비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당장 이번 벨기에전에서도 그는 후반 16분경, 루카쿠의 골문 앞 슈팅을 골라인 바로 앞에서 허벅지로 걷어내면서 사실상 1골을 넣은 것과도 다름 없는 수비를 펼쳐보였다. 

간판 공격수 임모빌레가 2경기 연속 부진에 빠졌다는 점도 이탈리아에게 있어선 다소 고민거리다. 다만 이 부분은 벨로티라는 임모빌레 못잖은 공격수가 대기하고 있기에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하다. 스피나촐라의 백업인 에메르송은 2020/21 시즌 소속팀 첼시에서 프리미어 리그 89분 출전에 그쳤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또 다른 왼쪽 측면 수비수 백업으로 분류되고 있는 하파엘 톨로이는 기본적으로 중앙 수비수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이기에 스피나촐라의 공격력을 대체할 수 없다. 즉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탈리아에게 있어 스피나촐라 공백 메우기가 유로 우승 도전에 있어 가장 큰 고민거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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