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부산] 서호정 기자 = 2017년에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팀은 K리그 클래식의 상주 상무와 K리그 챌린지의 부산 아이파크였다. 이전 4년 간의 역사와 최근 흐름, 동기부여를 볼 때 부산이 유리하지 않느냐는 전망이 많았다. 상주는 두달 넘게 이기지 못한 상태였다. 부산은 유명을 달리한 故 조진호 감독에게 승격을 안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2013년 시작된 승강 플레이오프는 항상 클래식이 울고, 챌린지가 웃었다. 상주, 광주, 수원FC, 강원이 챌린지에서의 기세를 몰아 승격에 성공했다. 반면 강원, 경남, 부산, 성남은 강등의 쓴맛을 봤다. 올라오는 챌린지의 기운이 늘 빛났다.
주요 뉴스 | "[영상] 부폰, 월드컵 탈락 속에 눈물의 은퇴"
주민규, 김호남, 홍철, 신진호, 윤영선 등 국가대표급 선수가 즐비한 상주가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온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진이었다. 상주 선수단이 가장 충격이 컸다. 몇 차례 잔류를 확정할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스스로가 걷어차며 결국 마지막 단계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22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더 이상은 무너질 수 없다는 위기감과 집중력이 살아났다. 상주는 전반 터진 여름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2차전이 홈에서 열리고, 원정 다득점 원칙도 있음을 볼 때 상주로서는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경기 전 상주 선수들의 눈빛은 달랐다. 조급함은 사라진 대신 질 수 없다는 의지가 보였다. 수사불패 정신을 강조해 왔던 김태완 감독도 이번 운명의 승부를 앞두고는 분위기를 풀어줬다. 경기 전 김태완 감독은 “나 역시 조바심이 나서 그 동안 채근을 했다. 이번엔 일부러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선수로서의 자존심을 믿었다”라고 말했다.
상주 구단과 국군체육부대에서도 잔류를 위한 총력 지원에 나섰다. 이례적으로 경기 이틀 전 원정길에 올랐다. 경직된 분위기를 풀기 위한 차원이었다. 최근 추워진 날씨 탓에 부상자가 이어진 점을 감안한 배려기도 했다.
선수들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수비의 중심 윤영선은 21일 예정된 팔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미뤘다. 이미 한 차례 미뤘던 수술이지만 팀의 급박한 사정을 모른 체 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골키퍼 유상훈은 결정적인 선방으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책임감을 온 몸으로 보인 선수는 주장 여름이었다.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전반 막판 불필요한 파울로 퇴장을 당하며 패배의 단초가 됐던 그는 전반 7분 깔끔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주요 뉴스 | "[영상] 호주, 온두라스 꺾고 4회 연속 월드컵 진출"
상주가 공식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9월 20일 전북 원정(2-1 승) 이후 9경기 만이다. 무실점 승리는 지난 4월 23일 광주전(1-0) 이후 7개월여만이었다. 위기의 순간 그 동안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집중력과 능력이 나왔다.
오는 26일 홈인 상주시민운동장에서 2차전을 치르는 상주는 비기기만 해도 되는 상황이다.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상주가 살아남는다면 최초로 클래식 팀이 웃는 역사가 쓰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