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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멀어진 中, 리피 감독 경질설로 시끌

[골닷컴] 서호정 기자 =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은 감독들의 무덤이다. 벌써 5명의 감독이 물러났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6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실상 경질됐다.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 둔 현재도 위기의 감독들은 존재한다. 일본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 역시 운명의 호주전 결과에 따라 경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경질설이 피어나는 분위기다. 현재 중국 대표팀의 사령탑은 월드컵을 제패한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다. 지난해 10월 가오홍보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리피 감독은 최종예선 4경기를 포함해 총 7번의 A매치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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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도 있었다. 지난 3월 홈인 창사에서 치른 한국과의 최종예선 6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을 상대로 중국이 홈에서 거둔 최초의 승리였고, 그 승점 3점으로 꺼져가는 듯 했던 중국의 본선 희망도 살아났다.

하지만 이후 2경기에서 이란(원정)에게 0-1로 패하고, 시리아와 2-2로 비기며 어렵게 살린 불씨는 다시 꺼지기 일보 직전이다. 최종예선 8경기에서 1승 3무 4패를 기록 중인 중국은 A조 최하위다. 2위 한국과는 승점 7점 차여서 본선 직행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유일한 희망은 승점 6점 차인 3위 우즈베키스탄을 따라잡아 플레이오프로 가는 것이다. 

경우의 수는 복잡하다. 일단 우즈베키스탄(홈), 카타르(원정)와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야 한다. 그 다음 우즈베키스탄이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패하길 빌어야 한다. 4위 시리아도 남은 2경기에서 승점 3점 이하에 그쳐야 한다. 최대한 골을 많이 넣어 득실 차도 현재의 -4에서 끌어올려야 한다. 사실상 탈락에 가까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언론들이 리피 감독의 효용성에 대해 물음표를 갖기 시작했다. 부임 후 7경기에서 2승 3무 2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을 잡은 것은 경사였지만, 나머지 1승은 필리핀을 상대로 거둔 8-1 대승이었다. 

리피 감독은 전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초고액 연봉을 수령하는 축구 감독이다. 26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는데,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와 더불어 세계 축구 감독 연봉 1위다. 그와 함께 하는 스태프까지 포함하면 중국축구협회는 코칭스태프에만 30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한다. 때문에 리피 감독의 전 소속팀이었던 광저우 헝다가 연봉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골닷컴 바이두>의 후즈청 선임 기자는 “최근 다수의 언론에서 리피 감독의 경질 가능성은 거론했다”라고 전했다. 중국축구협회가 고액의 연봉에 부담을 느끼고 최종예선이 끝난 뒤 교체하려 한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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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축구협회는 진화에 나섰다. 24일 경질설 보도를 일축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리피 감독의 영향력은 크다. 중국 축구를 개선시켰고, 팀은 장기적 목표를 위한 과정에 있다. 긍정적 변화를 다들 눈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리피 감독과 그의 스태프에게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대표팀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그의 업무를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로 슈퍼리그를 부흥시킨 중국 축구계의 최근 화두는 대표팀의 경쟁력 향상이다. 어린 선수 육성에 대한 정책과 행정이 강요하고 있다. 올해 초 아시아쿼터를 폐지하고 23세 이하 선수 의무 기용 규정을 만들었다. 내년부터는 23세 이하 선수 3명이 엔트리에 들고 1명이 무조건 출전해야 한다. 

최근에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4500만 위안(약 75억원), 자국 선수 영입에 2000만 위안(약 33억원) 이상을 쓸 경우 같은 금액을 유소년 육성 기금으로 축구협회에 내야 한다. 사치세의 개념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19세 이하 대표팀은 독일 4부 리그 소속으로 경기를 치르기로 해 논란이 됐다

중국축구협회는 “중국 축구의 미래는 어린 선수들의 발전에 달렸다. 리피 감독도 그 부분에 가장 많은 조언을 해 주고 있고 기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는 말로 거액의 연봉에 포함된 가치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하지만 중국 언론들은 현재 고액 연봉을 가장 부담을 느끼는 쪽은 축구협회라며 속내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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