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병규 기자 = 울산 현대와 수원FC의 대결 후 울산 팬이 경기장 내에서 쓰러졌다. 이때 수원의 의무 트레이너가 지체하지 않고 관중석으로 뛰어 들어가 환자를 살폈다. 그는 연거푸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울산과 수원은 지난 31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34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치열한 접전 끝에 울산의 3-2 승리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그러나 이후 문제가 발생했다. 경기장 S석에 있던 한 팬이 쓰러졌고 장내는 혼비백산이 되었다. 경기장을 돌며 홈 팬들에게 인사를 하던 울산 선수들도 심각성을 깨닫고 급히 의료진과 구급차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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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김태환, 이청용, 김기희 등이 다급하게 외쳤고 벤치로 달려가 의료진을 찾았다. 다행히 경기장 내에 위치하고 있던 의료진과 구급차가 빠르게 달려왔고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한 뒤 인근 병원으로 빠르게 후송했다. 이후 환자는 의식을 되찾았고 동행한 울산 직원이 가족에게 인계하면서 아찔한 상황을 넘겼다.
울산 팬과 선수, 직원, 의료진 등이 모두 합심해 이룬 결과였지만 당시 누구보다 환자에게 빠르게 달려간 이가 있었다. 바로 수원 구단의 의무팀 김정원 의무 트레이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그는 2일 ‘골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수원에서 원정을 오신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반대편 스탠드로 간 상황이었다. 평소처럼 장비를 정리하고 있었고 선수들에게 물을 전해주며 몸을 체크하고 있었다. 그때 울산 서포터즈 석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렸고 이청용 선수가 다급하게 달려와 ‘사람이 쓰러졌다’고 외쳤다”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정원 트레이너는 라커룸에 들어가기 위해 경기장 중앙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이청용의 다급한 소리를 듣고 지체없이 울산 관중석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그는 “일단 달려갔다. 누구인지 보이지도 않았고 환자 상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울산 팬들이 위치를 알려주셨고 울산 관계자가 먼저 응급처치를 하려는 중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장의 구조상 환자가 쓰러진 공간과 관중석 의자와의 거리는 매우 협소했다. 그는 “공간이 좁았다. 울산 직원분이 쓰러진 관중을 향해 기도 확보를 진행하려 했으나 제약이 많았다. 그래서 우선 환자의 상태를 보니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고 뇌전증이 의심되었다. 혹시라도 경련이 커지면 주변 구조물로 인해 더 큰 피해가 올 수 있으니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가장 먼저 환자를 옮긴 후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자칫 들 것 없이 환자를 옮겼다가 뇌 손상 등 2차 피해가 올 수 있으니 다른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보유하고 있던 기도삽관기로 기도를 유지하려고 할 때 응급처치사 분들과 장비가 왔다. 이후 전문 의료진들에게 인계하였고 응급처치 후 구급차로 이송했다”라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수원FC김정원 트레이너는 “사실 마지막까지 걱정이 되었다. 보통 응급처치를 하면 증상이 완화되는데 경련이 계속되었다. 다행히 의식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을 보았고 구급차가 떠날 때까지 지켜봤다”라고 했다. 이후 천만다행으로 환자가 의식을 회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게 망설임 없이 상대편 좌석으로 돌진한 이유를 묻자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람이 쓰러졌다는 말만 듣고 무조건 뛰어갔다. 혹시 모를 위급한 상황일 수 있으니 도움이 되고자 뛰어간 것뿐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라며 연거푸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사실 그는 이전에도 응급상황에 빠진 상대편을 구한 적이 있다. 2013년 FC서울과 부산아이파크와의 경기 중 몰리나가 수비수와 충돌 후 의식을 잃었다. 당시 선수 가까이에 있던 부산 벤치의 의무팀이 재빠르게 달려가 몰리나의 기도를 확보했다. 김정원 트레이너는 당시 부산의 막내 의료팀 멤버여서 벤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선배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후 2016년 대구FC와 부산의 경기 중 조영훈 선수가 큰 충돌 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때 또 가장 가까이에 있던 부산 의료진이 망설임 없이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그는 “당시 우리 벤치 앞에서 다쳤다. 그라운드에 떨어질 때 위험한 모습이었고 곧장 의무 팀장님이 들어가길래 함께 뛰어 들어갔다. 다행히 부산 구단 주치의 원장님도 계셔서 빠르게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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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2011년 경기 도중 쓰러진 신영록 선수의 사례 이후 전구성원에게 주기적인 응급처치 교육과 매뉴얼을 만들어 2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 노력 중이다. 덕분에 다양한 구성원들이 빠르게 응급처치를 해 선수들의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김정원 트레이너는 “연맹에서 응급 및 CPR 교육을 주기적으로 한다. 축구 특성상 경기 중에 부상도 많지만 생명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상황도 생긴다. 그래서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서 경기를 보고 있다. 다행히 연맹의 교육으로 축구계 많은 사람들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그라운드 내 선수들도 처치가 빨라졌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다시는 재발해서는 안 될 사고지만, 만일 경기 진행 중에 이번과 같은 일이 일어나도 다시 관중석으로 뛰어들었을 것 같은지 묻자 그는 “당연하다. 지금처럼 고민없이 달려갔을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K리그의 의무팀이라면 무조건 들어갔을 것이다. 경기보다 사람의 생명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끝으로 그에게 어떤 의무 트레이너로 성장하고 싶은지 묻자 “쑥스럽다.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제가 맡은 분야에서 항상 꾸준하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 가끔 나태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으려 매일 최선을 다하려 한다”라고 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