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스리백 가동한 로마, 기적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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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로마, 바르사전 3-0 대승으로 1차전 원정 1-4 패 뒤집고 준결승 진출.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1차전 3골 차 이상 패배 뒤집은 건 2003/04 시즌 데포르티보와 지난 시즌 바르사에 이어 3번째. 로마, 1983/84 시즌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진출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로마가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의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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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스타디오 올림피코 홈에서 열린 바르사와의 2017/18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에서 3-0 대승을 기록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로마는 이미 캄프 누에서 열린 1차전 원정에서 1-4로 대패했다.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오르기 위해선 실점 없이 3골 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했다. 상대는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무패의 팀 바르사. 당연히 대다수의 축구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 역시 바르사의 준결승행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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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로마는 달랐다. 로마 코칭 스태프들과 선수들은 물론 로마 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스타디오 올림피코를 가득 메운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로마 선수들은 용감하면서도 투쟁심있게 바르사 공략에 나섰다. 그들의 눈엔 바르사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에우세비오 디 프란체스코 로마 감독은 파격적인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에딘 제코의 투톱 파트너로는 파트릭 쉬크가 선발 출전했다. 주장 다니엘레 데 로시를 중심으로 라드야 나잉골란과 케빈 스트루트만이 단단하게 중원을 구축했다. 좌우 측면은 알렉산다르 콜라로프와 알레산드로 플로렌치에게 일임했다. 페데리코 파시오와 코스타스 마놀라스, 주앙 제수스가 스리백을 책임졌다.

Roma Starting vs Barcelona

로마가 이번 시즌 스리백을 가동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바르사가 오른쪽 측면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 세르히 로베르토와 넬손 세메두를 동시에 배치하면서 수비적으로 나섰기에 다소 측면 수비에 리스크를 두면서까지 공격적으로 나선 로마였다. 전술적인 선택 역시 과감하면서도 용감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로마는 경기 시작 6분 만에 간판 공격수 제코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데 로시의 로빙 패스를 받은 제코가 상대 수비 두 명 사이를 파고 들어 센스 있는 볼 터치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Dzeko Roma Barcelona Champions League

흐름을 탄 로마는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바르사 공략에 나섰다. 13분경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쉬크의 헤딩 슈팅은 골대를 넘어갔다. 28분경에도 쉬크가 재차 헤딩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는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36분경에도 제코가 재차 헤딩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는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한 로마는 후반 들어 한층 더 공격에 기어를 올리기 시작했다. 강도 높은 압박을 통해 바르사를 괴롭혔고, 소유권을 뺏으면 지체없이 골문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로마는 후반 11분경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바르사의 백패스를 가로챈 데 로시가 수비 라인 뒷공간을 향해 로빙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제코가 바르사 핵심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와의 몸싸움 과정에서 파울을 이끌어낸 것. 데 로시가 차분하게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는 1골 승부로 바꼈다.

Daniele De Rossi vs Barcelona

기세가 오른 로마는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후반 22분경 스트루트만의 로빙 패스를 나잉골란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다시 2분 뒤, 파시오의 크로스를 데 로시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디 프란체스코 감독은 후반 28분경 지친 쉬크를 빼고 부상으로 최근 결장한 '신성' 쳉기즈 윈데르를 교체 출전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가져왔다. 다시 4분 뒤, 중앙 미드필더 나잉골란 대신 공격수 스테판 엘 샤라위를 투입하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승부수를 던진 로마였다.

이는 주효했다. 윈데르는 교체 투입되자마자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으로 바르사의 골문을 위협했다. 엘 샤라위 역시 교체 투입되고 2분 만에 오른쪽 측면 윙백 알레산드로 플로렌치의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슬라이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테어 슈테겐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비록 골로는 이어지지 않았으나 교체 카드들이 바르사에게 위협을 가하며 다소 지쳐가고 있던 로마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셈이다.

결승골 역시 윈데르의 발에서 나왔다. 경기 종료 8분을 남기고 윈데르의 정교한 코너킥을 수비수 마놀라스가 바르사 수비 앞에서 짤라먹는 형태의 헤딩 슈팅으로 꽂아넣은 것. 마놀라스가 골을 넣자 벤치에 있는 로마 선수들도 모두 그에게 달려들며 기쁨을 함께 했다.

Kostas Manolas vs Barcelona

로마는 바르사의 뒤늦은 공세를 제어했고, 결국 3-0 승리를 거두었다. 1, 2차전 도합 스코어는 4-4 동점이었으나 원정골 우선 원칙에 의거해 로마가 준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기적같은 대역전극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1차전 3골 차 이상의 패배를 뒤집은 건 2003/04 시즌 8강전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1차전 1-4 패, 2차전 4-0 승)와 지난 시즌 16강전 바르사(1차전 0-4 패, 2차전 6-1 승) 밖에 없었다. 리아조르(데포르티보 홈)의 기적과 캄프 누(바르사 홈)의 기적에 이은 로마의 기적이 일어난 셈이다.

로마는 최전방에서부터 최후방까지 선수들 전원 승리하겠다는 열의로 가득차 있었다. 스리백의 일원이었던 마놀라스가 결승골을 넣었고, 또 다른 스리백 일원이었던 파시오가 2개의 키 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기록할 정도로 수비수들조차 두려움 없이 공격을 전개했다. 

로마는 이 경기에서 슈팅 숫자에서 17대9로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유효 슈팅과 코너킥 역시 6대3으로 바르사보다 정확하게 2배 더 많았다. 무엇보다도 제공권에서 압도한 게 결정적이었다. 로마는 공중볼 획득 횟수에서 15대7로 바르사를 압도했다.

그 중심엔 바로 제코가 있었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무려 5회의 공중볼을 획득하며 제공권을 장악했다. 공중볼 경합 승률은 100%였다. 슈팅 역시 4회로 가장 많았다. 이른 시간 제코의 선제골이 기적의 발판으로 작용했고, 페널티 킥을 얻어내며 2번째 골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제코가 로마의 승리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그래도 제코는 캄프 누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귀중한 원정골을 성공시켰다. 이 골이 없었다면 2차전 기적같은 역전승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이번 8강 1, 2차전에서 2골을 추가하며 바르사 상대로 3골을 넣었다. 이는 제코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특정팀 상대로 넣은 최다 골에 해당한다. 바르사 천적으로 떠올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장 데 로시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로마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9회의 패스를 시도했다. 데 로시의 로빙 패스에 이은 제코의 슈팅이 로마의 주 공격 루트였다. 제코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페널티 킥을 성공시켰다. 무엇보다도 쉴새 없이 선수들을 독려하면서 로마의 심장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비단 제코와 데 로시만이 아니다. 모든 로마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은 물론 팬들까지 최선을 다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전술과 선수 개개인의 경기력은 물론 정신력과 응원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바르사를 압도한 로마이다. 이것이 바로 로마가 기적을 쓴 원동력이었다.

결국 로마는 극적인 2차전 대역전극에 힘입어 1983/84 시즌 유러피언 컵(챔피언스 리그 전신)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이후 무려 34년 만에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간 로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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