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완성형 공격수로 성장한 로멜루 루카쿠가 첼시 복귀전에서 데뷔골에 더해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아스널전 2-0 완승을 견인했다.
첼시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1/22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2라운드에서 2-0 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UEFA 슈퍼 컵 포함 공식 대회 3연승 신바람 행진을 달리며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부분은 바로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9750만 파운드(한화 약 1570억)라는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들여 영입한 루카쿠가 맹활약을 펼치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데에 있다.
루카쿠는 2011년 여름, 만 18세의 어린 나이에 벨기에 명문 안더레흐트를 떠나 첼시로 이적해왔다. 하지만 당시엔 쟁쟁한 선배 공격수들에게 밀려 웨스트 브롬(2012/13 시즌)과 에버턴(2013/14 시즌)으로 임대를 전전해야 했다. 임대 기간에 그는 좋은 활약(2012/13 시즌 PL 35경기 17골, 2013/14 시즌 PL 33경기 15골)을 펼쳤음에도 첼시는 기다려주지 않았고, 결국 그는 첼시 소속으로는 공식 대회 15경기에 출전해 무득점에 그친 채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에버턴으로 완전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그는 에버턴에서 3시즌을 소화하는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밟아나갔고, 2016/17 시즌엔 생애 첫 PL 20골 고지를 넘어서면서(37경기 25골) 정상급 공격수로 우뚝 섰다. 이에 첼시는 복귀를 추진했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비밀리에 먼저 루카쿠 영입을 성사시키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루카쿠는 맨유에서 2시즌 동안 뛰면서 득점에 있어선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몸싸움을 꺼려했고, 무엇보다도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맨유 이적 후 빅6(맨유, 맨시티, 리버풀, 첼시, 아스널, 토트넘과 같은 2000년대 PL 상위 6개 팀을 지칭하는 표현) 상대로 PL에서 20경기에 출전해 단 1골에 그친 루카쿠이다. 이에 한계를 느낀 맨유는 그를 2019년 여름, 인테르로 이적시키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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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르에서 그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완전체 공격수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192cm와 90kg의 축복받은 체격 조건을 십분 발휘하면서 몸싸움에도 진가를 드러냈고, 다이어트를 통해 스피드를 강화했다. 연계 플레이에서도 눈을 뜨기 시작한 루카쿠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세리에A에선 유벤투스와 AC 밀란, 나폴리, 로마, 라치오 같은 전통의 명문들을 상대로 20경기에 출전해 12골 3도움을 올리며 강팀에게도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세리에A 데뷔 시즌이었던 2019/20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23골을 올린 그는 지난 시즌엔 24골 11도움으로 개인 통산 첫 리그 두 자릿수 골과 도움을 동시에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활약 덕에 인테르는 9시즌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고,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세리에A MVP라는 영예를 얻었다.
7년 만에 첼시로 돌아온 그는 확연이 달라져 있었다. 그는 아스널이라는 PL 전통의 강호이자 런던 라이벌을 상대로 첼시 이적 후 데뷔전이라는 부담이 있었음에도 감격적인 데뷔골을 넣으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단순 골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슈팅 8회를 시도했고, 드리블 돌파도 2회를 성공시켰다. 이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높은 95%에 달하는 패스 성공률을 자랑했으며, 찬스메이킹 역시 3회를 기록하면서 연계 플레이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선보였다. 더 놀라운 점은 공격 진영에서의 패스 성공률이 100%였다는 데에 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원톱에서 몸싸움을 통해 지속적으로 아스널 수비진을 괴롭혔다. 볼경합 횟수(15회)와 공중볼 경합 횟수(7회)는 물론 볼 경합 승리(8회)와 공중볼 획득 횟수(4회) 모두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았다.
선제골 장면이 루카쿠의 종합적인 능력을 한꺼번에 보여준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14분경, 아스널 수비수 파블로 마리를 등진 상태에서 동료 미드필더 마테오 코바치치의 전진 패스를 받은 그는 리턴 패스를 주고선 곧바로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가 리스 제임스의 땅볼 크로스를 가볍게 밀어넣었다. 이 과정에서 마리는 루카쿠를 쫓아가다가 힘과 스피드에 밀려 넘어지고 말았다.
루카쿠는 2번째 골에도 간접적으로 관여했다. 34분경 마르코스 알론소의 땅볼 크로스를 받는 척하다가 살짝 뒤로 흘려주면서 아스널 수비형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의 태클을 유도해냈다. 이 덕에 뒤에서 노마크 상태로 패스를 받은 공격형 미드필더 메이슨 마운트가 측면으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받은 제임스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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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쿠는 77분경에도 골을 넣을 수 있었으나 마운트의 크로스에 이은 다이빙 헤딩 슈팅이 아스널 수문장 베른트 레노 손에 맞고선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있었다. 그래도 충분히 본인의 업그레이드된 능력을 PL 전역에 알린 100점 만점이라고 할 수 있는 복귀전이었다.
첼시는 2016/17 시즌을 끝으로 디에고 코스타가 팀을 떠나면서 최근 4시즌 동안 고질적인 공격수 문제에 시달려야 했다. 알바로 모라타와 태미 에이브러햄, 티모 베르너가 차례대로 첼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수행했으나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루카쿠가 첼시의 아쉬웠던 마지막 조각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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