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elu Lukaku, BelgiumGetty

'완전체로 거듭난' 루카쿠, 최근 19경기 22골 대폭발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벨기에 간판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러시아와의 유로 2020 개막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3-0 대승을 견인했다. 이와 함께 왜 본인이 괴물 공격수임을 재차 유로 무대에서 재차 입증한 루카쿠이다.

벨기에가 상트페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UEFA 유로 2020 본선 B조 1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벨기에는 이 경기에서 평소 즐겨 사용하는 3-4-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루카쿠가 언제나처럼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야닉 카라스코와 드리스 메르텐스가 이선에 위치하면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토르강 아자르와 티모시 카스타뉴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유리 틸레망과 레안데르 덴동케르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다. 데드릭 보야타를 중심으로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더베이렐트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고, 골문은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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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선발 라인업 vs 러시아https://www.buildlineup.com/

팀의 에이스 케빈 데 브라이너가 부상으로, 또 다른 에이스 에당 아자르(토르강 아자르의 형)가 소속팀에서의 부진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고,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악셀 비첼도 부상으로 결장한 걸 제외하면 최정예로 러시아전에 임한 벨기에였다.

경기 내용은 벨기에의 주도 하에서 이루어졌다. 실제 벨기에는 점유율에서 66대34로 크게 우위를 점했다. 특히 벨기에는 토르강과 카라스코로 이어지는 왼쪽 라인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카라스코는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5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고, 토르강은 2회로 그 뒤를 받쳐주었다.

다만 플레이메이커인 데 브라이너의 부재로 인해 찬스메이킹에 있어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로 인해 슈팅 숫자 자체는 9회에 그치며 우승 후보급으로 불리는 벨기에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또 다른 우승 후보이자 A조 최강 이탈리아가 터키전에 무려 24회의 슈팅을 시도한 것과는 사뭇 대비가 됐다고 할 수 있겠다(심지어 스위스도 웨일즈전에 18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같은 B조의 덴마크 역시 핀란드전에 0-1로 패했으나 슈팅 숫자는 22회를 기록했다).

벨기에 vs 러시아 매치 스탯OPTA

하지만 벨기에엔 괴물 공격수 루카쿠가 있었다. 그는 몇 안 되는 득점 찬스를 100% 살리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먼저 그는 경기 시작 10분 만에 메르텐스의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뒤로 흐른 걸 지체없이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가며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그는 이어서 15분경, 상대 수비 패스 실수를 가로채선 스피드와 파워를 앞세운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다가 백패스를 내주며 덴동커의 슈팅을 이끌어냈다.

벨기에는 26분경, 카스타뉴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러시아 왼쪽 측면 미드필더 달레르 쿠자예프와 충돌해 부상을 당하면서 토마스 뫼니에르로 교체되는 불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러시아전만 놓고 보면 호재로 작용했다. 33분경, 토르강의 크로스를 상대 골키퍼가 걷어낸 걸 뫼니에르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며 2-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한 벨기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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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을 여유 있는 리드로 마무리한 벨기에는 후반 들어 공격을 자제하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이로 인해 후반전 슈팅 숫자는 단 2회가 전부였던 벨기에이다. 하지만 바로 2번의 슈팅을 모두 책임진 선수가 루카쿠였다.

결국 루카쿠의 발에서 팀의 마지막 골이 터져나왔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뫼니에르의 전진 패스를 루카쿠가 패스 방향을 그대로 살린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이와 함께 벨기에는 3-0 대승으로 1차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원래 그 동안 벨기에하면 공격에선 많은 축구팬들이 에당 아자르부터 떠올렸고, 데 브라이너가 최근 또다른 에이스로 각광받고 있었다. 루카쿠는 상대적으로 이 둘에 비해 다소 묻히는 경향성이 있었다.

하지만 에당 아자르가 레알 마드리드 이적 이후 2년 동안 잦은 부상 및 부진에 시달리는 동안 루카쿠는 벨기에 공격을 지탱해 주었다. 이는 기록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루카쿠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공식 대회 19경기에 출전해 22골 4도움을 올리며 26개의 공격포인트(골+도움)를 올리고 있다. 이는 당연히 벨기에 대표팀 선수들 중 해당 기간 최다 골이자 최다 공격포인트에 해당한다. 경기당 1.2골과 1.4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는 루카쿠이다.

사실 루카쿠는 2018/19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뛰어난 득점 능력과는 별개로 190cm에 94kg이라는 축복받은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몸싸움을 기피해 동료 선수들의 지원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공격수라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실제 루카쿠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토너먼트에선 무득점에 그쳤다. 유로 2016에도 토너먼트에선 침묵했던 루카쿠이다. 이는 소속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시즌을 뛰는 동안 상위 6개팀 상대로 17경기에 출전해 단 1골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이것이 루카쿠가 벨기에 역대 A매치 최다 골 기록자(62골)임에도 아자르-데 브라이너에 비해 저평가받는 주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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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쿠가 한 단계 발전한 건 2019년 여름, 인테르로 이적하면서부터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루카쿠를 영입하고 싶어했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지도 하에서 성장을 거듭하면서 본인의 피지컬적인 능력을 활용할 수 있게된 그는 이제 동료 선수들의 지원 없이도 개인 능력으로 상대 수비를 파괴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번 러시아전에서도 루카쿠 전담 마크에 나선 러시아 수비수 안드레이 사메노프가 몸싸움에서 밀리면서 실수를 연발하다 대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이렇듯 벨기에는 기존 두 명의 에이스가 부상 및 부진으로 정상가동되지 못하고 있음에도 루카쿠의 활약 덕에 러시아를 3-0으로 대파하면서 기분 좋은 대회 출발을 알렸다. 루카쿠가 있기에 벨기에는 어느 팀을 상대하더라도 골을 기록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 벨기에 역대 A매치 최다 골 TOP 5

1위 로멜루 루카쿠: 62골(94경기)
2위 에당 아자르: 32골(108경기)
3위 베르나르드 포어호프: 30골(61경기)
3위 파울 판 힘스트: 30골(81경기)
5위 마크 빌모츠: 29골(70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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