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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오른쪽 풀백 고요한, 우즈벡과 운명의 재회

PM 1:51 GMT+9 17. 9. 2.
Ko yo-han
최철순의 경고누적으로 우즈베키스탄전 출전이 유력한 고요한. 그는 5년 전 아픔이 생생하다.

[골닷컴,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서호정 기자 = 이란전 전반 40분 최철순이 상대의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최철순의 표정에서는 억울함보다는 걱정이 드러났다. 신태용 감독의 우즈베키스타전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장면이었다.

최철순은 김영권, 김신욱, 장현수와 함께 이번 소집 명단에서 경고 1장을 안고 있던 선수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경고 2장이 누적될 경우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다. 훈련에 필요한 인원 등을 계산해 우즈베키스탄 원정에는 동반한 최철순이지만 경기는 뛰지 못한다.

이제 신태용호에 남은 오른쪽 풀백 자원은 고요한 뿐이다. 과거 장현수가 슈틸리케 감독 시절 풀백으로 포지션을 옮긴 적이 있지만 신태용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에서, 그리고 지난 이란전에서도 장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봤다. 고요한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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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멀티플레이어인 고요한은 이번 소집에서 가장 예상 못했던 발탁이었다. 애초에 미디어에서도 고요한의 선발 가능성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본인도 명단 발표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가 깜짝 놀랐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무려 3년 7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였고, 이번 소집 명단에서 대표팀 공백이 가장 길었던 선수다.

고요한은 만 21세이던 2009년 세네갈과의 친선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다. 그리고 한동안 발탁이 없다가 2012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기간에 재입성해다. 당시 고요한은 미드필더에서 풀백으로 포지션을 바꿨고, 서울의 확고한 주전으로 올라서며 K리그에서 맹활약 중이었다. 

하지만 국가대표 고요한의 연착륙은 1경기에서의 심각한 부진으로 좌절됐다. 그의 3번째 A매치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경기였다.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지만 경기 내내 미끄러지고 상대에게 돌파를 허용하며 최악의 플레이를 펼쳤다. 2-2 무승부로 끝났지만 경기 후 비난은 대부분 고요한에게로 향했다. 

고요한은 당시를 축구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순간으로 기억한다. 그는 “소속팀으로 돌아와서 한달 정도 정신을 못 차렸다. 그야말로 ‘멘붕’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최용수 감독이 강한 자극도 주고, 달래도 봤지만 시즌 끝날 때까지 고요한은 헤맸다. 

숨은 이야기도 있었다. 당시 경기를 치른 팍타코르 마카지 스타디움은 경기 전 뿌린 물로 미끄러웠다. 경험 많은 선수들은 그라운드 상태를 보고 스터드 길이가 길고 단단한 축구화를 신고 나왔지만 고요한은 한 종류의 축구화만 준비해 갔다가 낭패를 봤다. 국제 경험이 부족한 데서 온 큰 실수였다.

홍명보 전 감독 체제에서 테스트를 받았지만 큰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고요한은 그렇게 3년 넘게 대표팀에 오지 못했다. 서른줄에 접어든 그에게 신태용 감독이 다시 기회를 줬다. 공교롭게도 그의 A매치 복귀 가능성이 높은 경기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그것도 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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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과 달리 고요한은 경험도 쌓여고, 안정감도 높아졌다. 결혼과 첫 딸(고결)을 얻은 뒤 플레이가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신태용 감독도 그 점을 높게 사며 최종예선 내내 구멍이었던 오른쪽 풀백에 고요한을 발탁했다. 

지난 소집 당시 고요한은 “이번에도 우즈베키스탄전이 있다. 예전 생각이 난다”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서는 “경험이 쌓인 만큼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 축구의 저력을 믿는다. 본선행의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라며 대표팀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팀을 위해, 명예 회복을 위해 고요한이 힘을 낸다면 한국 축구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월드컵 본선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