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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오르샤 떠났지만, 한층 빨라진 울산의 철퇴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월드컵을 앞둔 지난 5월 말, 울산 현대는 1년 6개월 가까이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한 크로아티아 출신의 미드필더 오르샤와 작별했다. 오르샤는 조국인 크로아티아의 명문 클럽인 디나모 자그레브의 이적을 원했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중국에서 울산으로 온 오르샤가 유럽 복귀를 열망하자 울산도 막을 순 없었다. 

오르샤의 이적은 시즌 중 울산이 스쿼드 구성에 대대적 변화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수원 삼성과의 16강 2차전에서 역전을 당하며 탈락한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한 체 리그와 FA컵에 집중하기 위한 전력 상승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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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오르샤를 보낸 울산이 챔피언스리그 탈락과 함께 시즌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 큰 기대를 품고 데려온 일본인 공격수 토요다 요헤이도 사간 도스와의 기존의 1년 임대 계약을 해지하며 조기에 돌려보냈다. 

하지만 여름 이적시장에서 울산의 행보는 그런 의심을 날려버렸다. 이근호를 6년 만에 복귀시키며 오르샤 공백 메우기에 돌입했다. 이근호 영입은 울산에게는 단순한 전력 상승 시도만이 아니었다. 팀의 확실한 간판 선수이자, 분위기를 바꿔 줄 리더의 확보였다. 

토요다가 떠나며 빈 아시아쿼터 자리에는 과거 FC서울에서 활약했던 일본-스페인 이중국적 공격수 에스쿠데로를 데려왔다. 광주FC로부터 수비와 공격을 모두 소화하는 190cm의 장신 선수 홍준호도 맞임대를 통해 영입했다. 여름 영입의 마침표는 미국 국가대표 출신으로 맨체스터 시티 소속이던 미드필더 믹스 디스커루드의 임대 영입이었다. 조영철(경남), 이상헌(전남, 임대), 김민규(광주, 임대)를 보냈지만 공격에 파괴력과 속도를 한층 끌어올릴 목적의 영입을 완료했다. 

월드컵 휴식기 후 재개된 리그에서 울산은 2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인상적인 것은 득점력 상승이다. 0-2로 패한 전북전을 제외하면 4경기에서 9골을 넣었다. 전반기 14경기에서 울산은 14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13실점으로 수비력은 준수했지만, 득점력이 너무 떨어졌다. 

김광국 단장은 전반기를 마친 뒤 김도훈 감독과 머리를 맞댔다. 데이터 분석 업체를 통해 울산의 저조한 공격력의 수치적 근거를 제시했다. 김도훈 감독도 후반기 반격을 위해 무게 중심을 공격에 두는 축구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인정했다. 그에 맞춘 선수 영입이 진행됐다. 

후반기 5경기에서 승점 8점을 거둔 것은 대만족 수준은 아니다. 득점력은 상승했지만 실점도 5경기에서 8실점을 한 게 아쉬웠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더 공격적인 축구를 강조했다. 그는 22일 대구전을 앞두고 “골 결정력을 더 보완해야 한다. 각 라인의 간격을 더 올리고, 좁혀서 상대를 가두고 공격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구전에서 울산은 후반기 들어 첫 무실점 승리(2-0)를 거뒀다. 전반기에 골에 목 말랐던 팬들은 후반기 팀이 보여주는 내용에 점점 만족하고 있다. 특히 최근 3경기(서울 원정, 강원 원정, 대구 홈)에서 울산은 팀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제대로 보여줬다.

이근호가 영입된 공격진은 공수 전환 스피드가 급상승했다. 기존의 황일수, 김인성, 김승준에 이근호, 에스쿠데로까지 가세했다. 엄청난 속도로 돌격하는 공격진의 스피드에 계속 찬스가 나온다. 보는 입장에서는 지난 러시아월드컵의 주된 전술적 흐름이었던 빠른 공격 전환을 느낄 수 있다.

전반기 막판부터 팀에 완벽히 적응된 중심 공격수 주니오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토요다가 떠났지만 홍준호를 공격 옵션으로 활용하며 그의 높이를 이용해 후반 중반 이후 승부수도 띄운다. 강원전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종호까지 경기 감각을 회복하면 공격진 운영은 문제가 없다. 이영재, 한승규, 이명재 등 팀이 기대를 걸고 키운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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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점은 외국인 미드필더 믹스다. 김도훈 감독은 “시야가 좋고 침투 패스가 힘이 있다. 한국 축구의 속도에 적응하면 큰 도움이 될 선수다”라고 말했다. 믹스는 3선에 배치되는 중앙 미드필더로 밸런스를 조율하고 장기인 침투 패스로 이근호, 황일수 등 공격진의 속도를 살리는 임무를 맡는다. 믹스의 공격 가담을 돕기 위해 박주호가 복귀하기 전까지 센터백 리차드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본격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지난 시즌 울산은 여름을 반전의 계절로 활용했다. 7월부터 14경기에서 8승 4무 2패를 기록하며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여름에도 울산의 반전은 나올까? 더욱 빨라진 철퇴가 믿음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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