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 White Arsenal 2021-22Getty

'악몽같은 데뷔전' 화이트, 몸싸움 약점 집중 공략 당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이 5000만 파운드(한화 약 807억)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들여 영입한 벤 화이트가 승격팀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평소 약점으로 지적되던 볼 경합과 공중볼 경합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0-2 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아스널이 커뮤니티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2021/22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개막전에서 브렌트포드에게 0-2 완패를 당하며 불안한 시즌 출발을 알렸다. 상대가 승격팀이었기에 한층 더 충격을 안겨주는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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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아스널은 주전 미드필더 토마스 파티가 첼시와의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두 핵심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과 알렉상드르 라카제트가 개막전을 앞두고 동시에 질병으로 결장했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공격진을 구축할 수 없었던 아스널이었다. 지난 시즌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던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와 롭 홀딩은 부상 복귀 후 아직 실전 감각이 부족하기에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에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유스팀 만 20세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을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에밀 스미스-로우를 중심으로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와 니콜라스 페페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고, 그라니트 자카와 영입생인 알베르트 삼비 로콩가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 구축했다. 키어런 티어니와 칼럼 체임버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파블로 마리와 또다른 영입생 화이트가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골문은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지켰다.

아스널 선발 라인업 vs 브렌트포드https://www.buildlineup.com/

오바메양과 라카제트의 공백은 크게 드러났다. 발로건은 아스널 선수들 중 가장 적은 볼터치 14회에 그친 채 58분경에 가장 먼저 교체됐고, 마르티넬리 역시 볼터치 22회라는 저조한 수치를 남기며 70분경에 리스 넬슨으로 교체됐다. 패스 성공률 역시 발로건 60%, 마르티넬리 70%로 실망스러웠고, 공격적으로 이렇다할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해내지 못했다.

다만 이들은 애당초 주전 선수로 분류되는 선수들이 아니기에 오바메양과 라카제트가 돌아온다면 해결될 문제이긴 하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바로 수비에 있었다. 화이트와 마리가 시종일관 브렌트포드 투톱 이반 토니와 브라이언 음베우모에게 철저하게 공략 당하며 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조금 더 상세하게 얘기하자면 음베우모는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로 마리를 공략했고, 토니는 몸싸움을 적극 감행하면서 화이트를 괴롭혔다. 이를 통해 점유율에선 35대65로 크게 열세를 보였으나 효과적인 공격으로 아스널을 공략한 브라이튼이었다. 여기에 더해 체임버스마저 브렌트포드의 측면 돌파에 속절없이 당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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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스널 입장에서 가장 뼈아픈 건 화이트의 부진이었다. 화이트가 어떤 선수인가? 아스널이 구단 역대 3번째로 비싼 금액이자 수비수로는 최고액인 5000만 파운드를 들여 야심차게 영입한 수비수이다. 비단 아스널을 넘어 역대 중앙 수비수 이적료 7위이자 역대 잉글랜드 선수 이적료 5위에 해당하는 이적료이다. 당연히 아스널은 그가 팀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잡아줄 것을 기대했다.

개막전만 놓고 보면 실망스러웠다. 더 큰 우려점은 그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부분들이 개막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데에 있다. 이 경기에서 화이트의 볼 경합 승률은 45.5%였고, 공중볼 경합 승률은 42.8%로 처참한 수준이었다. 센터백은 통상적으로 60% 이상의 볼 경합 승률과 공중볼 경합 승률이 나와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센터백은 많은 클리어링을 기록하기 마련인데 화이트는 이 역시 1회가 전부였다. 파트너인 마리가 7회의 클리어링을 해낸 것과는 사뭇 대비가 되는 수치였다.

안 그래도 화이트는 지난 시즌 50% 이상 출전한 PL 센터백들 중 볼경합 승률 50.2%로 최하위였고, 공중볼 경합 승률은 49.5%로 밑에서 3위였다. 센터백으로는 작은 편에 속하는 182cm로 제공권에 약점이 있고, 몸싸움에서도 약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나마 브라이턴은 센터백 3명을 배치하는 수비적인 전술을 가동했고, 화이트의 옆에는 몸싸움과 제공권에 강점이 있는 루이스 덩크가 버티고 있었기에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스널은 센터백 두 명으로 수비 라인을 구축하는 데다가 마리 역시도 몸싸움에 약한 수비수다 보니 화이트의 약점이 더 두드러질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브렌트포드는 의도적으로 토니에게 화이트와 경합을 시켰다. 이를 통해 아스널 수비진을 흔들어놓은 브렌트포드였다. 이에 힘입어 토니는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2회의 경합 승리와 6회의 공중볼을 획득하며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당연히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는 토니에게 평점 8점을 부여하면서 이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했다. 반면 화이트는 마리, 체임버스와 함께 가장 낮은 평점 4점을 받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스카이 스포츠에 패널로 출연한 리버풀과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센터백 제이미 캐러거 역시 "사람들은 오늘 경기를 보고선 앞으로 화이트의 머리를 향해 롱패스를 하면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하면서 "나 역시 화이트와 같은 키였다. 당연히 공중볼에 약점이 있었다. 하지만 난 최소 경합하면서 상대 선수들을 괴롭혔다"라고 조언했다. 참고로 토니의 키는 179cm로 화이트보다도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위험신호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한 경기만으로 화이트가 실패작이라고 낙인 찍기엔 이른 시점이다. 게다가 마갈량이스가 복귀한다면 화이트의 약점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아스널 역시 남은 경기들에서 스리백을 가동하거나 파트너 조합을 통해 화이트의 약점을 최소화하면서 강점을 극대화할 필요성이 있다. 결국 수비수는 수비가 우선되어야 한다. 아무리 볼을 예쁘게 차더라도 수비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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