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돌이 씨드포항/서울

아재 감성 쇠돌이, B급 감성 씨드...마스코트 반장선거 ‘신선한 바람’

[골닷컴] 이명수 기자 =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가 4월 24일부터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각 팀 마스코트가 반장 자리를 두고 출사표를 던졌고, 아재 감성으로 무장한 포항 스틸러스의 쇠돌이, B급 감성의 FC서울 씨드가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포항의 쇠돌이는 1997년부터 마스코트 생활을 시작한 ‘최고참’이다. 선거 유세송은 ‘내 나이가 어때서’를 개사했다. K리그 22개 구단 마스코트 중 최연장자인 만큼 말투부터 연장자의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쇠돌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soidorii)도 따로 개설했다. 인스타그램 피드는 ‘한마음 산악회’ 컨셉으로 꾸몄다. 아버지뻘 연배 사람들이 동호회에 올리는 글을 컨셉으로 잡았다. 일명 ‘휴먼 아재체’. 길 가다가 예쁜 꽃이 보이면 사진 찍어 올리고, 만두 가게 사진을 올리며 ‘맛난 점심 드세요’라고 말하는 모습은 꽤 정겹다. 셀카를 찍어 올리며 손가락이 슬쩍 보이는 ‘디테일’도 신경 썼다.

포항 커뮤니케이션팀 임정민 과장은 쇠돌이의 컨셉에 대해 “쇠돌이 자체가 오래된 마스코트이다.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실제 나이도 어느 정도 ‘아재’의 나이가 되지 않았나”면서 “얼굴은 귀엽지만 세월이 많이 흐른 컨셉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찐으로(진심으로) 접근하고 있다. 2위에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역시절부터 쇠돌이를 지켜봐 온 김기동 감독이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김기동 감독은 “가까이에서 지켜본 쇠돌이는 상당히 성실하고 믿을만한 친구”라고 극찬했다. 현재 쇠돌이의 순위는 2위(4월 27일 오후 기준)이다. 전북 마스코트 나이티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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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스코트 씨드는 개성 있게 생긴 외모로 서울 팬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존재이다. 이 영향 때문인지 지난해 마스코트 반장선거에서 꼴찌를 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번 선거에서 기호 22번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8위에 올라 선전하고 있다.

씨드는 귀여운 악동 느낌이다. 홈경기 때도 짓궂은 장난을 치며 팬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노력한다. 홍보 영상은 B급 감성으로 무장했다. 자막은 일부러 궁서체로 달았다. 샤이씨드파의 결집을 촉구하고, 인싸들의 세상에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는 컨셉이었다. 선거포스터도 당당하게 ‘내가 작년 꼴찌다’라고 강조했다. 못생겼을지 몰라도 미워할 수 없는 존재이다.

서울 홍보팀 윤민수 사원은 “씨드가 그래도 웃는 얼굴상 아닌가. 엉뚱한데 미워할 수 없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팬들 사이에서 ‘골 때리는’ 캐릭터로 인식이 잡혔고, 그래서 반장선거 컨셉을 B급 감성으로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연맹의 반장선거 취지도 다 같이 즐겁자고 하는 이벤트 아닌가. 우리도 즐겁게 컨셉을 가져가려 했다. 먼저 씨드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가져가는게 중요했다. 의미 없이 프로필을 작성하는 것보다 이참에 씨드의 정체성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이전까지 ‘씨드는 상암에 거주하는 외계인이다’라는 설정밖에 없었다. 얄미우면서 미워할 수 없는 ‘킹 받는 존재’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씨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제‘시’ 린가‘드’이다. 린가드도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유쾌한 축구선수로 알려져 있다. 윤민수 사원은 “씨드 입장에서 봤을 때도 서울 선수 누구 하나 콕 집어서 좋아한다고 말하기 힘들지 않았겠나”라며 “서울 팬들이 많은 투표를 해주시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앞으로 씨드뿐만 아니라 참신한 이벤트를 기획하는데 큰 힘이 될 것 같다. 다양하고 재밌는 컨텐츠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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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마스코트는 2019년, 대구FC 리카의 탄생으로 새 변곡점을 맞이했다. 마스코트를 통해 구단을 홍보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잡혔다. 하지만 리카의 성공으로 인해 단순히 마스코트를 통통하고 귀엽게 리뉴얼 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한 축구 관계자는 “단순히 마스코트를 귀엽게 만든다고 성공할 일이 아니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리카도 귀여운 외모뿐만 아니라 잘 짜인 스토리텔링, 세계관, 대구 축구팬들과 적극적인 호흡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다른 감성으로 무장한 쇠돌이와 씨드의 컨셉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이 반장선거 레이스에서 몇 위로 순위를 마감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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