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라이브 스코어
산체스

아스널·맨시티: 산체스?..맨유: 산체스!

PM 3:19 GMT+9 18. 1. 21.
alexis sanchez
아스널이 남은 시즌 내내 산체스를 그리워할 수도, 맨시티가 영입 철회를 후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 상황이 얼마든 나올 수 있다.

[골닷컴] 윤진만 기자= 알렉시스 산체스(29, 아스널)는 실제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어느 경기장에나 존재했다. 거취와 관련된 세 팀의 경기를 보며 자연스레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우선, 산체스의 ‘예비’ 전 소속팀 아스널은 에이스 없이 사는 삶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21일(한국시간) 크리스털팰리스를 상대로 4-1 대승을 따냈다. 컵대회 포함 5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던 팀이 산체스가 작별인사를 한 직후 치른 경기에서 보란듯 웃었다.


주요 뉴스  | "​[영상] 주심의 앙심? 선수에게 진짜 태클 가한 심판""

아스널 선수들은 산체스를 발을 동동거리는 행동으로 라커룸 분위기를 헤치는 존재라고 인식하기라도 한 걸까.

공격수 알렉산드르 라카제트가 공교롭게도 이날 무득점 행진을 끝냈다. 12월 3일 맨유전 이후 근 50일 만의 득점이다. 메수트 외질은 산체스의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마법을 부릴 줄 아는 선수란 점을 증명했고, 산체스가 떠난 자리를 자신이 메우려는 의지 때문인지 알렉스 이워비도 득점에 가담했다.

산체스 이슈에 묻혀 간과한 사실 중 하나는, 아스널의 스쿼드가 (우승은 몰라도)빅4에 도전할 만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체흐가 버티고 코시엘니가 리드하며 지루가 뛰어오르고 윌셔가 찔러댄다. 

발렌시아로 이적한 미드필더 프란시스 코클랭은 “아스널은 위기에 빠지지 않았다”며 떠나기 전 라커룸 분위기를 전했다. 아스널은 두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도르트문트 공격수 피에르 오바메양 영입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같은 날, 맨시티 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입에선 'SAN' 조차 나오지 않았으리라 추정된다.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올 시즌 두 번째 해트트릭으로 뉴캐슬전 3-1 승리를 이끌었다. 그것도 오른발, 왼발, 헤딩으로 각각 골을 기록한 퍼펙트 해트트릭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맨시티의 왕관을 쓴 자가 누구인지를 잉글랜드 전역에 다시금 알렸다.

주젭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계속된 아구에로의 활약에 더해 2~3주 뒤에 가브리엘 제수스까지 돌아오는 까닭에 추가 공격수 영입은 불필요하다고 했다. 불과 1~2주 전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이게 다 맨유와 아구에로 덕분이다.

잘 알다시피 맨시티는 지난해 여름 6천만 파운드 이상의 이적료를 들여 산체스를 영입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영입을 고민했지만, 과다 지출이 우려돼 스스로 발을 뺐다. 

리버풀에 리그 첫 패배를 당하고 뉴캐슬 앞에서도 미끄러졌다면 산체스가 언급됐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산체스 없이도 24라운드 현재 2위(맨유)와의 승점차가 12점이다. 남은 14경기 중 10경기에서만 승리해도 타이틀을 거머쥔다.

맨유는 스물아홉이라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체스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날 번리전에서 다시 한번 깨달을 것 같다.


주요 뉴스  | "[영상] 이걸 놓쳐? 디 마리아의 역대급 실수"

1-0 승리로 끝나기에 망정이지, 맨유 공격수들은 저 혼자 빛나겠다는 이기심 때문에 수많은 찬스를 날려 먹었다. 산체스가 들어오면 공격진 중 누군가 한 명은 벤치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텐데, 그것이 내가 되어선 안 된다는 불안한 심리 상태가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

같은 날 첼시, 아스널, 맨시티가 보여준 연계 플레이를 똑같이 하지 못하거나, 할 생각이 없다면, 차라리 개인 능력으로 골을 넣을 줄 아는 산체스를 전방에 세우는 게 조세 무리뉴 감독으로서는 마음 편할 수 있다. 산체스는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남은 시즌 맨유 공격에 큰 힘이 될 거란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스널이 남은 시즌 내내 그를 그리워할 수도, 맨시티가 영입 철회를 후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 상황이 얼마든 나올 수 있다. 두 팀이 24라운드에서 보여준 바다.

사진=벵거와 산체스.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