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과 리버풀, 체흐에 웃고 미뇰렛에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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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vs 리버풀, 3-3 무승부. 유효 슈팅에선 리버풀이 9대4로 크게 우위. 체흐는 6회 선방했으나 미뇰렛은 자카의 정면으로 향한 슈팅을 막지 못함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과 리버풀이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 리버풀이 공격 면에서 아스널보다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으나 골키퍼의 클래스 차이가 무승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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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널과 리버풀, 난타전 펼치다

아스널과 리버풀의 2017/1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9라운드 경기가 3-3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박싱 데이의 시작을 알리는 빅매치답게 많은 골이 터져나오며 축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만 내용적인 면을 놓고 보면 원정팀 리버풀이 다소 불만스러웠을 만한 경기였다. 리버풀은 모하메드 살라와 필리페 쿠티뉴,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로 이어진 공격 4인방 'Fab Four(역대 최고의 락밴드로 불리는 비틀즈의 애칭. 리버풀은 비틀즈의 고향이기에 영국 현지 언론들은 리버풀 공격 4인방에게 이 애칭을 부여하고 있다)'를 중심으로 위협적인 공격을 감행하며 아스널을 공략해 나갔다. 

리버풀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주장 조던 헨더슨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하지만 헨더슨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제임스 밀너가 연신 양질의 패스를 공격 4인방에게 공급하면서 리버풀이 공격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당연히 선제골은 리버풀이 기록했다. 25분경 밀너의 롱패스를 받은 살라가 측면에서 끌다가 땅볼 크로스를 연결한 게 아스널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 발 맞고 굴절되어 튀어오른 걸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쿠티뉴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헤딩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에도 리버풀은 지속적으로 아스널의 골문을 두들겼으나 추가 골을 넣는 데엔 실패하면서 전반전은 1-0으로 마무리됐다. 리버풀이 4회의 유효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아스널은 단 하나의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전반 내내 일방적으로 리버풀에게 두들겨 맞은 아스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Philippe Coutinho Arsenal Liverpool Premier League 12222017

후반전 초반에도 리버풀의 공세로 흐름이 이어졌다. 결국 리버풀은 후반 7분경 추가골을 넣으며 아스널을 압박했다. 역습 과정에서 피르미누가 키핑하다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받은 살라가 단독 돌파에 이은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이 슈팅이 나초 몬레알의 부상으로 인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슈코드란 무스타피 발에 맞고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이대로 경기는 리버풀의 완승으로 막을 내리는 듯싶었다. 안필드 홈에서 치러진 이번 시즌 EPL 3라운드 4-0 대승 경기가 떠오를 법도 했다. 

하지만 리버풀은 골을 넣자마자 수비 면에서 다소 느슨해진 모습을 보였고, 이 틈을 타 아스널 에이스 알렉시스 산체스가 실점 후 1분 만에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섰다(후반 8분). 리버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조 고메스는 실점 장면에서 뒤에서 침투해온 산체스를 놓치는 우를 범했다.

다시 2분 뒤, 아스널은 수비형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가 기습적인 무회전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후반 11분). 살라의 골이 나오고 단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2실점을 허용한 리버풀 선수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기세가 오른 아스널은 파상공세에 나섰다. 결국 아스널은 다시 3분 뒤, 플레이메이커 메수트 외질이 원톱 공격수 알렉산드레 라카제트와의 원투 패스를 통해 골문 앞까지 침투해 들어간 후 골키퍼를 넘기는 센스 있는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아스널이 3골을 넣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88초에 불과했다.

하지만 리버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리버풀은 후반 25분경 중앙 미드필더 엠레 찬이 수비수 두 명 사이를 파고 드는 스루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피르미누가 강력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은 다소 지친 듯 공격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결국 승부는 3-3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마지막 20분 동안 양 팀은 각각 슈팅 2회에 그쳤다).

Mesut Ozil Arsenal Liverpool


# 골키퍼 클래스 차이가 무승부로 이어지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공격적인 면에선 분명 리버풀이 아스널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제 리버풀은 이 경기에서 무려 9회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반면 아스널의 유효 슈팅은 단 4회가 전부였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조차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이 경기는 3-0이나 4-0으로 이겼어야 했던 경기다. 심지어 5-0이 될 수도 있었다.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든다. 아스널은 10분을 빼고는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을 정도였다.

3-3 무승부로 막을 내린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양 팀 골키퍼의 클래스 차이에 있었다. 아스널 수문장 체흐는 연신 선방을 펼치며 리버풀의 파상공세를 저지해냈다. 이에 반해 리버풀 골키퍼 시몬 미뇰렛은 적어도 아스널전만 놓고 보면 골키퍼가 해야 기본적인 선방조차 하지 못했다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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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흐는 21분경 골대에 몸을 부딪히면서까지 피르미누의 골문 앞 헤딩 슈팅을 선방했다. 이를 의식해서였을까? 피르미누는 24분경, 비슷한 지점에서 다시 헤딩 슈팅 기회를 얻었으나 반대편 포스트로 방향을 꺾다가 골문을 빗나가고 말았다.

체흐는 44분경에도 아스널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의 태클 실수로 실점 위기에 직면했으나 뛰어난 판단력으로 각도를 좁히고 나와 살라의 슈팅을 선방해냈다. 일대일 장면에서 막아낸 값진 선방이었다.

체흐의 활약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체흐는 후반 3분경 먼 포스트로 꺾어찬 살라의 정교한 슈팅을 영리한 판단으로 선방했다. 후반 17분경엔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마네의 골문 앞 슈팅을 막아냈다. 

실점은 불가항력에 가까웠다. 리버풀의 두 번째 골은 같은 팀 수비수 무스타피 맞고 굴절된 것이었다. 피르미누의 동점골은 체흐가 손으로 쳐냈음에도 워낙 강했기에 뒤로 흘러 골문으로 굴러들어갔다.

Petr Cech

반면 미뇰렛은 리버풀이 허용한 첫 3번의 유효 슈팅을 모두 실점으로 내주었다. 특히 자카의 동점골 같은 경우 강하게 무회전이 걸렸기에 다소 당황할 수도 있지만 정면으로 향한 슈팅이었기에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골이었다. 그러하기에 영국 현지 티비 중계카메라 역시 이 실점이 나오고 미뇰렛을 계속 비춰주었다.

체흐가 6회의 선방을 기록하는 동안 미뇰렛의 선방은 1회가 전부였다. 이것이 두 골키퍼의 클래스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

결국 양 팀은 이 경기를 통해 큰 숙제를 떠안았다. 아스널은 홈에서 고전 끝에 리버풀에게 3-3 무승부에 그쳤다는 건 분명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부족한 아스널이다. 이것이 바로 아스널이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지속적으로 열세를 보이는 이유이다.

리버풀 역시 한 단계 더 위로 올라서기 위해선 고질적인 수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비단 미뇰렛만이 아닌 조 고메스 역시 산체스와 외질의 골 장면에서 상대의 침투를 넋놓고 지켜보는 실수를 범했다. 이번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중앙 수비수 데얀 로프렌과 왼쪽 측면 수비수 알베르토 모레노도 종종 대형 실수를 저질러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내렸다. 화려한 공격과는 달리 수비에선 질적 양적으로 모두 떨어지는 문제를 노출하는 리버풀이다. 그러하기에 리버풀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수비수 추가 보강부터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Simon Migno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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