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카잔(러시아)] 서호정 기자 = “당신은 뢰브 감독과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데 기분 좋은 얘긴가요?”
26일 카잔 아레나에서 진행된 한국과 독일의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 한국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첫 질문은 독일 취재진의 몫이었다. 그들은 ‘한국의 뢰브’라는 별칭이 있는 신태용 감독에게 경기력이 아닌 가벼운 질문을 먼저 던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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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한 패션, 적극적인 전술 실험 등에서 뢰브 감독과 유사점을 보여 이미 독일에서 수 차례 보도된 바 있는 신태용 감독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세계 최고의 감독과 닮았다는데 기분 나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의 분위기와 내용은 달랐다. 신태용 감독이 떠나고 1시간 30분 뒤 같은 장소에 나타난 뢰브 감독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부진했던 경기력과 반대로 자신의 팀에 대한 굳은 믿음과 자신감을 보였다. 신태용 감독은 “공은 둥글다. 우리가 독일을 이기지 말란 법은 없다”라고 전제를 깔았지만 앞선 2경기보다는 신중함과 절실함이 더 많이 발견됐다.
#”2골 차 승리가 목표”… 한국전은 조 1위 교두보라는 뢰브
뢰브 감독은 한국전에 대해 그냥 승리가 아닌 2골 차 승리가 목표라고 못 박았다. 이 안에는 분명한 의미가 담겨 있다. 독일이 한국에게 2골 차 이상으로 이기는 건 최상의 경우 조 1위까지 목표로 하겠다는 것이다. 멕시코가 스웨덴에게 패하고, 독일이 한국을 이겨 3개 팀이 2승 1패가 되면 골득실로 순위를 가리는데 그럴 경우 독일이 한국에 2골 차로 이기면 조 1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그는 “확률에 대해선 모른다. 독일의 확률이 어떤지 모른다. 상황을 파악해야 하지만 지금부터는 계속 이겨야 한다. 2골 차 이상으로 이긴다는 생각만 한다. 우리의 경기력에만 집중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을 신경쓰기보다는 자신들의 경기력에만 집중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월드컵 준비 단계부터 역습 위주의 팀에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였던 독일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멕시코에 패하며 비상등이 켜졌다. 스웨덴에게도 선제골을 허용했다가 간신히 2-1 역전승을 거두며 조기 탈락을 면했다. 선수비 후역습 스타일에 고전하고 있지만 뢰브 감독은 당당함을 보였다.
“수비는 중요하지만, 공격도 상당히 중요하다. 스웨덴은 깊은 위치에서 수비를 했다.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끊고 역습할 걸로 보인다. 멕시코전에서 우리는 실수했고, 스웨덴전에서는 빈도는 줄었지만 여전히 실수가 있었다. 한국은 손흥민 외에도 역습에 나서는 빠른 선수가 둘 이상 있다. 하지만 손흥민을 1대1로 마크하지는 않을 거다. 그라운드 전체를 잘 누비는 선수다. 모두가 손흥민을 신경 써야 한다.”
#”마지막 절규 봐 달라”… 어느 때보다 절실했던 신태용
신태용 감독은 절규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솔직했다. 멕시코전을 치르고 훈련 일자는 사흘이 주어졌다. 하루는 회복 훈련, 하루는 카잔에서의 적응 훈련이었다. 실질적으로 전술을 손볼 시간은 하루였다.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지만 그 안에서도 승리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표현이었다.
스웨덴, 멕시코를 상대할 때와 달리 독일이 강하다는 것도 인정했다.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 특유의 자신감보다는 신중함이 더 느껴졌다는 게 취재진들의 하나 같은 반응이었다. 그는 “독일은 조직력만으로 넘을 수 없다. 우리 선수단은 1%의 희망 놓지 않고 마지막까지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라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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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나선 손흥민의 말도 비슷했다. 그는 “1%의 가능성과 희망을 작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갖고 오면 당연히 좋고, 16강 가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모든 걸 걸고 팬들에게 희망을 주는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닮은 꼴이라는 얘기로 시작했지만 인터뷰 내용에선 교차점이 분명했던 신태용과 뢰브. 두 감독은 27일 밤 11시(한국시간) 카잔 아레나에서 어떤 승부를 펼치게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