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 전에서 멕시코 주장 과르다도의 옆을 돌파하고 있는 문선민)
지난 8월, 인천에서 문선민과 만나 가진 단독 인터뷰.
문선민이 직접 말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의 기억.
스웨덴에서 프로무대 데뷔 후 K리그행 택한 문선민.
전역 후 다시 유럽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문선민의 새로운 꿈.
[골닷컴, 인천] 이성모 기자 = 스웨덴 전의 아쉬움과 독일 전의 환호. 엇갈린 반응 속에 막을 내렸던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의 소득 중 하나는 문선민의 발견이었다.
스웨덴 3부 리그에서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해 1부 리그의 명문 클럽 유르고르덴까지 올라갔던문선민은 지난 2017년, 지금까지 그의 커리어 중 가장 중대한 갈림길에서 K리그행을 선택했고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보낸 두번째 시즌 월드컵에 깜짝 발탁되며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똑독히 보여줬다.
어린 나이에 한국을 떠나 스웨덴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자신의 커리어의 정점을 보내고 있는 문선민. 그 드라마틱한 커리어 덕분에 ‘인생역전’, ‘축구판 신데렐라’라는 말로 불리면서도 여전히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문선민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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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선민이 직접 말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과 독일전, 그리고 신태용 감독
문선민은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특히 독일전 승리가 그에게 있어 축구를 하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지난 월드컵에 대한 그의 말이다.
“선수들에게 월드컵은 꿈의 무대잖아요. 많은 선수들이 그걸 목표로 많은 실력을 키우고 노력하는데 그런 점에서 제가 월드컵이란 무대를 뛸 수 있어서 정말 값진 경험이었고 또 한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성인대표팀에 처음 들어간 거라 어색하기도 했고 아는 선수가 많지 않았어요. 현우형, 흥민이 정도였는데 흥민이는 어렸을 때 뽑히고 난 후에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라 어색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주호형, 성용이형, 자철이형 등이 친근하게 대해주시고 도와주셔서 월드컵 본선에 가서는 많이 친해지고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직접 겪어본 월드컵은 4년 만에 한 번 열리는 세계 최고의 무대라 그런지 경기 템포가 정말 빨랐습니다. 특히 독일전은 지금도 실감이 안 나요. 아마 축구 하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였을 것 같아요. 독일은 정말 강팀이잖아요. 그런데 경기를 하면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영권이 형이 골을 넣었을 때, ‘어 이러면 우리가 16강 갈 수 있겠다’ 했는데 알고 보니 멕시코가 이미 3대 0으로 이기고 있었더라고요. 경기 중인 선수들은 아직 그걸 모르고 있었는데, 나중에 결과가 다 나오고 나니까 다들 너무 아쉬웠죠. 대회 마지막 경기기도 했고요.”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문선민은 자신에게 월드컵 출전의 기회를 준 신태용 감독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감독님께서 독일전이 끝난 후에 저에게 이렇게 말씀 해주셨어요. ‘너가 월드컵 가서 자신감을 갖게 돼서 다행이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그때까지 제가 ’A대표팀에 한번도 발탁되어본 적이 없었는데, 그런 저를 과감하게 기용해주셔서 정말 좋은 기회와 경험을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스웨덴, 그리고 인천의 이야기
지금까지 문선민의 커리어는 크게 스웨덴에서 보낸 시절과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해서 보내고 있는 두 개의 시기로 나뉜다. 그는 스웨덴에서 보낸 5년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고, 인천에서의 목표에 대해서도 밝혔다.
“스웨덴 시절을 돌아보면 고생도 많이 했고, 경험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한국과는 문화도 많이다르고 밥도 다르고 모든 것이 다 다른 곳인데 그런 곳에서 5년 이란 시간을 잘 버텼던 것 같아요. 덕분에 한국에 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5년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가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스웨덴을 떠나서 한국에 올 때는 한국에서도 프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는 생각이 컸어요. 또 향수병이 커서. 생활이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고요. 한국에서의 도전에 대해서는 두려움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컸어요. 고등학교때까지는 한국에서 축구를 했으니까요.”
“인천에 처음 왔을 때는 공격 포인트 15포인트 이상을 기록하고 싶다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제는 20포인트 이상 기록하는 것이 목표입니다.(그는 이번 시즌 현재 K리그에서 11골 4도움을 기록중이다) 이번 시즌에도 팀이 리그에 잔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라면 장기적으로는 K리그에서 개인상 하나는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고요. 득점왕은 어려울 것 같지만요.(웃음) 언젠가는 리그 베스트 일레븐에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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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역 후 유럽진출 재도전” 오늘도 새로운 꿈을 꾸는 문선민
스웨덴 유르고르덴을 떠나 인천 유나이티드 입단이 확정된 후 따로 만났을 때 “잘할 수 있다. 자신있다”고 포부를 밝혔던 문선민은 어느새 K리그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남김없이 발휘하는,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미 파란만장한 커리어를 겪으며 성장해온 그는 이미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한국에서병역을 마친 후 다시 한 번 유럽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가 그것이다.
“(월드컵 끝나고 유럽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에 대해) 구체적인 오퍼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벨기에, 세리에A의 몇몇 클럽에서 이적료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으려고 했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군대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빨리 군대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찰청, 상무 등 소속으로 계속 축구를 하기 위해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계속 리그를 진행할 수 있으니까 기량을 계속 유지하면서 군대 문제를 해결하고 난 이후에 다시 해외 진출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또 다른 꿈이 있다면, 월드컵이라는 무대를 또 경험하고 싶다는 것이에요. 러시아 월드컵에서 뛴 계기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많이 상대하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더 성장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습니다.”
“제 꿈대로 언젠가 유럽에 다시 나가게 된다면,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에서 뛰면서 한국인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는 끝으로, 월드컵의 경험으로 인해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와 K리그에 대한 관심을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월드컵 기간에만이 아니라 K리그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저에 대해서도 월드컵이 끝난 후 더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보여주고 계신데, 그렇다고 더 자만하지 않고 잘하고 꾸준히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웨덴에서 축구 커리어를 시작한 선수가, K리그로 돌아와 월드컵에 진출한 후 병역을 모두 마치고 다시 유럽 무대에 도전하는. 유사한 예를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길을 꾸는 문선민의 꿈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분명한 것 두가지가 있다.
하나, 문선민이라는 선수는 이미 지금까지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많은 난관을 극복하며 그만의 길을 만들어온 선수라는 것. 그리고, 문선민의 그 꿈이 현실이 되든, 그렇지 않든 그는 분명히 계속해서 의미 있는 도전을 하고 있는 현재 한국 축구계의 중요한 한 선수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