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한만성 기자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가 소속팀 LA 갤럭시 일정까지 뒤로하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현장을 찾는다.
물론 최근 대표팀 은퇴 번복 가능성을 부인한 이브라히모비치가 선수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건 아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갤럭시로 이적한 후 한때 '트위터'를 통해 "내가 월드컵에 갈 가능성이 하늘처럼 높아졌다"며 마치 자신이 한국의 러시아 월드컵 F조 상대국인 스웨덴 대표팀 복귀에 근접했다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나 이브라히모비치는 최근 스웨덴 축구협회와의 협의 끝에 월드컵 출전을 완전히 포기했다. 스웨덴 축구협회 또한 공식 발표를 통해 이브라히모비치가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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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동안 월드컵행을 두고 이브라히모비치가 모호한 자세로 일관한 이유가 뒤늦게 밝혀졌다. 그는 일찌감치 선수가 아닌 상업 활동을 위해 월드컵 기간에 러시아에 방문하기로 사전 약속을 해놓은 상태였다. 미국 일간지 'LA 타임스'는 이브라히모비치가 자신의 스폰서 업체이자 신용카드 브랜드 '비자' 모델 활동을 위해 북미 프로축구 MLS 시즌 중인 6월 월드컵 현장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상업 활동을 위해 의도적으로 여론몰이를 하며 대중의 관심을 유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파리 생제르맹을 떠난 2016년 여름 마치 자신의 행선지를 밝힐 것처럼 유럽 언론을 대상으로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알고 보니 당시 이브라히모비치가 개최한 행사는 이적을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이 아닌 자신이 직접 설립한 스포츠 의류업체 'A-Z' 런칭 이벤트였다. 즉, 그는 대중을 상대로 소위 '낙시'를 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여론의 관심을 끈 후 상업 활동을 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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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라보는 스웨덴 언론과 대표팀 관계자의 시선은 당연히 곱지 않다. 스웨덴은 불과 지난달까지 "내가 원하면 월드컵에 간다"라며 대표팀 복귀 가능성을 제기한 이브라히모비치 탓에 야네 안데르손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 또한 언론의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이에 안데르손 감독은 "대표팀에서 은퇴한 선수가 복귀를 원하면 나한테 연락을 하는 게 우선"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런데도 이브라히모비치는 당시 "스웨덴은 내가 없어도 잘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아직 아무것도 이기지 못했다. 반면 나는 이기는 방법을 안다"고 받아쳤다.
스웨덴 언론은 자국 대표팀이 한국, 독일, 멕시코를 차례로 상대할 러시아 월드컵 현장에 이브라히모비치가 방문하는 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평소 이브라히모비치가 보인 행적대로라면 그는 스웨덴 대표팀과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현지 언론 등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거리낌 없이 밝힐 가능성이 크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지닌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위험 부담은 러시아에서 그와 직간접적으로 부딪쳐야 할 스웨덴에 짐이 될 수 있다. 상업 활동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는 이브라히모비치의 일거수일투족은 전 세계 언론의 관심거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멕시코 언론과 만난 즐라탄 "스웨덴, 나 없이도 잘할 수 있다면 월드컵 우승해야"
이브라히모비치의 행보에 관심을 보인 건 스웨덴과 F조 첫 경기를 치르는 한국뿐만이 아니다. F조의 또 다른 팀 멕시코 또한 불과 한 달 전까지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제기된 이브라히모비치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최근 미국 내 멕시코 TV '우니비시온'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월드컵에 가겠다고 했지 선수로 출전한다고 한 적은 없다"며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브라히모비치는 '우니비시온'으로부터 스웨덴의 전력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그들은 즐라탄이 없어야 더 강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 월드컵 우승후보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 이탈리아 전설 비에리 "누구도 즐라탄을 그리워하지 않을 거야"
'비인 스포츠' 패널리스트로 변신한 크리스티안 비에리(44)는 현역 시절 이탈리아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였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떠난 스웨덴은 이탈리아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시킨 팀이다. 이 때문에 비에리는 이브라히모비치가 없는 스웨덴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현직 전문가이기도 하다.
비에리는 "이브라히모비치를 이번 월드컵에서 그리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월드컵에는 그 말고도 더 큰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게다가 스웨덴은 더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스웨덴의 월드컵 진출을 이끈 주인공은 이브라히모비치가 아닌 그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前 맨유 골키퍼 베일리 "스웨덴 감독, 즐라탄 뽑지 않은 결정 후회할 거야"
그러나 지난 80년대 맨유 골키퍼로 활약한 게리 베일리의 생각은 달랐다. 베일리는 스웨덴 축구 전문매체 '포트볼스카날렌'을 통해 "스웨덴은 득점력이 좋은 팀이 아니다. 즐라탄을 뽑지 않은 스웨덴 감독이 스스로 내린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다. 즐라탄 같은 선수는 벤치에라도 앉혀두고 있다가 후반에 기용하면 효과를 낼 자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스웨덴 주요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시즌 막판 상승세
현재 스웨덴 대표팀 공수의 핵은 공격수 마커스 베리(31, 알 아인)와 수비수 빅토르 린델로프(23, 맨유). 베리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각) 열린 알 다프라와의 2017-18 아라비안 걸프 리그(UAE 리그) 최종전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컵대회를 포함해 30경기 30골. 게다가 베리는 최근 출전한 5경기 연속 득점포(5경기 14골)를 가동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또한, 올 시즌 맨유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한 린델로프는 지난 30일 아스널과의 프리미어 리그 35라운드 경기 선발 출전해 팀에 2-1 승리를 선사하며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 백업 공격수 크리스토퍼 니만 부상…스웨덴 공격진 구성은?
니만은 최근 소속팀 브라운슈바이크(독일 2부 리그)에서 복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러시아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그는 유럽 예선 내내 스웨덴의 백업 공격수로 활약한 자원. 그러나 안데르손 감독은 니만의 월드컵 출전이 불발되며 공격진을 재구성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현재 스웨덴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명단에 포함될 공격수 중 베리, 올라 토이보넨(31, 툴루즈), 욘 귀데티(26,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는 승선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니만이 빠진 빈 자리를 메울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삭 키에스-텔린(25, 바슬란트-베베렌)이다. 한때 프랑스 명문 보르도에서 활약한 키에스-텔린은 올 시즌 벨기에 1부 리그에서 25경기 16골로 맹활약을 펼쳤다.
